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to content
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정치권도 자꾸 쓸데없는 약어를 양산하죠

마드리갈, 2022-07-04 22:33:27

조회 수
117

더불어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7월 4일에 지방선거 공개보고서를 공개하였어요.
그 내용에 대해서는 그 정당과 지지자들이나 관계있지 저와는 관계있는 게 아니고 이번 글에서 다룰 사안도 아니니까 내용에 대해서는 일절 코멘트할 생각이 없어요. 제가 주목하는 것은 정치권에서조차도 쓸데없는 약어를 양산한다는 점에 있어요.

언론보도를 한번 볼께요.

쓸데없는 약어는 3개. 검수완박, 졌잘싸, 완진싸가 바로 그거예요.
검수완박은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졌잘싸는 "졌지만 잘 싸웠다", 완진싸는 "완전히 진 싸움" 의 약어인데 이런 어휘가 그렇게까지 필요한지가 의문이예요. 억지로 말을 만들기보다는 기존의 어휘를 충분히 활용해서도 설명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또한 문장이나 어휘를 그렇게까지 줄여서 쓰지 않으면 어딘가 곤란한 일이 발생하는 건지도 이해할 수 없어서 좋아 보이지 않아요.

사실 정확히 말하자면, 통칭 검수완박은 검찰의 형태는 남기되 지금의 위상을 거의 대부분 제거해 버리는 것이다 보니 검찰 형해화(形骸化)라고 쓰면 될 일이죠. 졌지만 잘 싸웠다는 어휘는 안타깝게 졌다는 의미의 분패(憤敗)로 바꿔 쓸 수 있고, 완전히 진 싸움은 완패(完敗, Fiasco)로 쓰면 될 일이죠. 끊임없이 이 말 저 말 만든다고 해서 그런 신조어를 일일이 이해해 줄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도 의문이니, 전달할 바를 잘 전달하려면 기존의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아요.
언어는 자신의 입장을 전하는 도구이기도 하지만, 그와 동시에 타인의 수용을 전제하기도 하는 수단이기도 해요. 담은 논리에 동의는 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문리적 이해는 가능하게 해 두어야 그게 언어인 것이죠. 특히 우리나라는 정치가 사회의 많은 현안을 지배하는 정치지향적인 사회이다 보니 정치권에서 언어를 잘 써야 할 것이 요구되어요. 하지만 지금의 행태에서 판단해 보자면 그것조차 기대할 수 없다는 게 여실히 보이고 있어요.

신조어도 필요하면 생겨야 하죠. 그래서 신조어 자체를 반대하고 싶지는 않아요.

그러나, 불요불급한 신조어를 양산하는 데에 급급하여 정작 중요한 것은 내버려두는 것은 아닌지. 게다가 정치권에서 만들어낸 온갖 말이 만들어낸 역사가 대체로 불필요한 소모전 내지는 진영논리에 찌들어 싸움을 위한 싸움을 반복하는 데에 급급했던 것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보니 더욱 경계해야겠어요.

또한, 언어의 문제는 "기레기" 라는 멸칭으로 대변되는 언론의 문제만이 아니라는 것도 이것으로 더욱 분명해졌어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2 댓글

대왕고래

2022-07-18 22:05:28

정치권에서 굳이 약어를 쓸 이유가 뭘까 싶네요. 한 글자라도 정확하게 전달해야할 거 같은데....

그냥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서로 편하게 대충 떠드는 용어를 정치권에서 갖다쓰는 건 자세가 가벼운 거 같아요.

마드리갈

2022-07-18 22:12:15

진지하고 깊게 생각하기보다는 상황논리에만 급급한 태도가 언어에도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고 봐야겠죠. 그러니 언어에 대해서도 자신들이 쓸 때에는 그냥 아무 말이나 갖다 쓰는데, 또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 동족혐오는 굉장히 짙어요. 그래서 남의 말꼬리를 잡는 데에는 또 귀신같이 예민하고...이러니 코미디 프로그램이 망하죠. 정치가 더 코미디인데...


그리고, 이런 풍조가 사라질 가능성도 현 시점에서는 없어요. 성찰이 없는데 궤도수정이 될 리가 있을까요?

Board Menu

목록

Page 46 / 295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SiteOwner 2024-09-06 170
공지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SiteOwner 2024-03-28 174
공지

타 커뮤니티 언급에 대한 규제안내

SiteOwner 2024-03-05 189
공지

2023년 국내외 주요 사건을 돌아볼까요? 작성중

10
마드리갈 2023-12-30 362
공지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

612
마드리갈 2020-02-20 3865
공지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

2
  • file
마드리갈 2018-07-02 1003
공지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

2
SiteOwner 2013-08-14 5975
공지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하네카와츠바사 2013-07-08 6598
공지

오류보고 접수창구

107
마드리갈 2013-02-25 12092
4998

근황

3
국내산라이츄 2022-07-16 136
4997

원래 쓰기로 했던 전기차 관련 글을 연기합니다

SiteOwner 2022-07-15 117
4996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에 대하여 1 - 제임스 웹 소개

SiteOwner 2022-07-14 128
4995

간만의 근황 그리고 생각

2
SiteOwner 2022-07-13 132
4994

아베 신조 총격테러피살사건이 남긴 일본 경찰의 과제

18
마드리갈 2022-07-12 281
4993

종합부동산세를 국토균형세로 개명한들 무슨 의미가...

23
마드리갈 2022-07-11 220
4992

[작가수업] 집단 설정 및 공유 프로젝트' 큐리오시티' 추가사항

8
Lester 2022-07-10 188
4991

"자네는 인생을 무슨 재미로 사나?"

2
SiteOwner 2022-07-09 118
4990

유희왕의 원작자 타카하시 카즈키(高橋和希), 타계하다

6
마드리갈 2022-07-08 276
4989

스리랑카, 파산을 선언하다

2
마드리갈 2022-07-07 127
4988

2022년 필즈상의 특기할만한 수상자 2명

2
SiteOwner 2022-07-06 124
4987

꿈 속의 이벤트와 비슷한 것이 현실에 나타나면...

2
  • file
마드리갈 2022-07-05 125
4986

정치권도 자꾸 쓸데없는 약어를 양산하죠

2
마드리갈 2022-07-04 117
4985

음식값 떼어먹기 속출을 보면서 생각한 것들

2
SiteOwner 2022-07-03 121
4984

열대야 속의 전화위복이 된 노트북 교체

2
마드리갈 2022-07-02 141
4983

홍콩의 중국귀속 25년 그리고 몇 가지 소회

4
  • file
SiteOwner 2022-07-01 142
4982

올해 상반기 마지막 날은 다소 정신없이...

4
마드리갈 2022-06-30 131
4981

사이시옷은 교육현장에서도 트러블메이커

2
SiteOwner 2022-06-29 121
4980

유럽의 전기차 밀어붙이기에 드리워진 암운(暗雲) - 상편

12
마드리갈 2022-06-28 176
4979

[작가수업] 집단 설정제작 및 공유 프로젝트 초안 (220710 수정)

4
Lester 2022-06-27 171

Polyphonic World Forum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