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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부가 수상하다!] 147화 - 동아리 교류행사 피날레(3)

시어하트어택, 2023-12-13 07:41:32

조회 수
118

“의자 갖다 달라는 거지?”
바실리는 민과 친구들을 훑어보더니, 민이 고개를 끄덕이자 다시 입을 연다.
“그럼 처음부터 그렇게 말을 했어야지, 왜 빙빙 돌려 말해! 자, 내가 좀 갖다 줄 테니까, 다들 내가 의자 가져오면 앉으라고!”
바실리가 그렇게 말하고서, 여분의 의자를 찾아서 부스 뒤쪽으로 가 본다.
그런데 의자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분명히 뒤쪽에 의자를 몇 개 보관해 놨을 텐데, 그게 다 어디로 가 버렸는지 없어진 것이다.
“뭐야...”
바실리는 곧바로 부스로 돌아와서 자기 동아리 후배들을 찾다가, 마침 뒤쪽에서 알짱거리고 있던 후배 한 명을 발견하고 말한다.
“야, 지원아, 너 혹시, 뒤에 의자 몇 개 있는 거 어디로 갔는지 못 봤어?”
“의자요...?”
지원은 오히려 바실리에게 되묻는다.
“왜, CCTV 돌려 보면 나오지 않을까요? 그 의자가 발이 달려서 어디로 가지는 않았을 텐데...”
“의자에... 발이 달려?”
바실리는 지원이 한 말이 마음에 걸렸는지, 지원에게 되묻는다. 바퀴 달린 의자가 아닌 건 아까 눈으로 확인했지만 말이다. 지원은 바실리가 묻자마자 곧바로 고개를 내젓는다.
“아니, 그건 제가 그냥 한 말이고...”
“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수가 없다고! 빨리 의자를 찾아보자!”
“네...”
지원은 바실리의 말에 서둘러 의자를 찾으러 밖으로 나간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의자는커녕, 의자가 깨진 조각이라든가 그 일부조차도 보이지 않는다.
“에이, 도대체 어디 간 거야? 진짜 CCTV라도 돌려봐야 하는 거 아닌가?”
바실리는 자기도 모르게 그렇게 중얼거린다.

그 시간, 민과 친구들은 바실리를 기다리며 한쪽에서 서서 시합을 지켜보고 있다. 당연히, 아무리 기다려도 의자를 가지러 간 바실리는 오지 않는다. 약 5분 정도 지나자, 친구들 중 수호가 꽤 불만이 섞인 목소리로 말한다.
“에이, 어디 의자를 가지러 공장에까지 가나? 왜 안 와?”
수호의 목소리가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들릴라 걱정한 민은 곧바로 수호를 달랜다.
“좀 더 기다려 보자. 이렇게 서서 보는 것도 재미있잖아?”
“그건 아는데...”
그렇게 불만스러운 건, 민의 옆에 서 있는 토마 역시 마찬가지다. 거기에다가 가끔씩 콜록거리며 기침을 하는 건 덤이다. 그건 천식 증상이지만, 다른 무언가 심상치 않다고 생각했는지, 민은 토마를 돌아보며 말한다.
“야, 너 또 왜 그래? 아니, 아니! 너, 또 여기에 구름 만들고 그러는 거 아니지?”
“아니, 구름 안 만든다고! 알잖아! 나 이제 그런 짓 안 한다니까!”
“아니야, 너 지금도 만들고 있는데. 너도 모르는 사이에.”
“아니라니... 까...”
토마가 그렇게 말해도, 이미 부스 위에는 희미하게 구름이 만들어졌다. 물론 아직은 안개에 더 가까워 보이고, 그 사실을 눈치챈 사람은 아직 민밖에 없지만 말이다.
“아니긴 뭐가 아니야. 어서 여기서 나가자.”
“아니, 나가기는 뭘 나간다고? 의자가 이제 온다고 그러는데?”
“아마도 의자는 오지 않을 모양이야.”
민과 토마의 대화를 듣던 유가 말한다.
“5분 정도 지났는데 안 온다는 건 의자가 없다고 말하기 어려워서 그런 게 아닐까? 그러니까 다른 데나 한번 가 보자고. 계속 여기에 서 있기도 다른 사람들한테 좀 불편하잖아?”
“그건 그런데... 여기 토마는 쉽게 가고 싶어 하지는 않는 모양이야.”
“어, 토마가?”
과연, 유의 말대로 토마는 꽤 불안한 표정과 몸짓을 보이면서도, 시선은 앞에 보이는 대형 스크린에서 쉽게 떨어지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까... 어떡하지?”
계속 토마를 여기 놔뒀다가는, 의자가 오지 않는 이상은 이 게임장 내부에 먹구름이라도 만들어 버릴 기세다. 그렇다고 해서 언제 올 것이라는 장담 또한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어쩌냐... 너라면 어떡할래?”
“어...”
민이 문득 보니, 게임장 내부의 습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스크린에 보니 이슬 같은 게 맺혔을 뿐만 아니라, 천장에는 구름이 조금씩 짙어지는 게 보인다. 게임장 안에 온 사람들이 무언가 이상함을 느끼고 이마나 머리를 만져보는 것도 보인다.
“야, 토마, 이리 나와. 너 조금만 있다가는 여기가 열대우림이 되겠어!”
그렇게 말하며, 민은 토마의 손을 잡아끌고 게임장을 나온다.
“야, 야! 너 지금 뭐 하는...”
토마가 그렇게 말을 막 꺼내기도 전, 민은 토마를 게임장에서 끌고 나온다. 토마를 끌고 나와서 보니, 토마의 손에는 땀인지 아니면 물인지 모를 게 흥건히 젖어 있다.
“진짜 큰일 날 뻔했네.”
“야, 내가 하고 싶어서 이런 거냐고!”
“그러니까, 너는 일단은 그 능력을 조절하는 법부터 익혀야 한다니까?”
“그게 쉽게 되나...”
일단 실내공간은 토마가 지금 불안정한 상태라서 또 뭘 할지 모르고, 일단 다른 곳으로 가 보기로 한다. 운동장은 구경꾼들로 자리가 꽉 차 있어서 거기 있으면 안 될 것 같고, 일단은 다시 미린중학교 행사장 쪽으로 가 본다.

그 시간, 만화부 부스.
“야, 그래서, 하겠다는 거야, 안 하겠다는 거야?”
나디아의 앞에 앉은 루카스는 초조했는지 자꾸만 나디아에게 답할 것을 재촉한다. 그도 그럴 것이, 루카스가 그 일러스트집을 몇 번 들여다보고 좋은 평가를 하기 시작하자, 나디아의 태도가 갑자기 변하기 시작하여 루카스가 내기를 걸어오려는 시도를 좀처럼 받아주지 않았던 것이다.
“아니, 그러니까 나하고 내기를 하겠다고, 안 하겠다고?”
“지금 네가 하는 말이 좀 마음에 안 드는 게, 이 그림을 누가 그렸는지, 내가 말했을 텐데...”
나디아가 한 말의 의미를 여전히 파악하지 못한 건지, 루카스는 나디아에게 맞서서 열을 낸다. ‘나디아가 왜 답을 안 해주나’라고 의문을 표하기라도 하는 듯, 얼굴도 일그러졌다.
“빨리 말하기나 해. 나하고 내기를 하겠다는 거야, 말겠다는 거야?”
“그건...”
나디아는 루카스의 요청에 자꾸만 대답하기를 피한다. 자신이 원하는 목표가 자꾸만 벗어나려고 하니, 루카스도 답답하다. 그런데 그때, 그 긴장된 상황을 깨뜨리는 한 사람의 말이 있다.
“무슨 내기를 한다고 하는지는 모르겠는데, 나하고 해 보면 어때?”
루카스의 옆에서 그렇게 말을 꺼내는 사람은 아냐다. 루카스는 아냐와의 내기를 원하지 않았던 건지, 몸을 옆으로 피한다. 루카스가 아냐를 피하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으니, 다름아닌 아냐가 참가상 수준의 경품밖에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 그건...”
“아니, 왜 말이 없는 거야? 아까는 분명히 자신 있게 이길 것같이 말했으면서 왜 지금은 슬슬 내 눈을 피하는데? 무슨 나를 보자마자 자신감이라도 다운된 건가?”

한편 그 시간, 미린중학교 4층 창고에서는 로니가 가만히 운동장을 내려다보고 있다. 마침 운동장 한가운데 누군가가 과장된 행동을 하며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있는 게 들어온다. 그건 한참 방송을 진행 중인 셰릴. 로니는 잠시 상황을 지켜보다가 이윽고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이제 상황이 점점 무르익는 것 같은데... 이런 데다가 내 능력을 보여주는 거라고. 그러면 다들 시선이 이쪽으로 쏠리겠지!”
그렇게 로니가 막 입을 여는데, 또 누군가가 로니를 부른다.
“이야, 로니? 여기서 뭐하냐?”
“어...?”
이 상황을 예상하지 못한 건 아니지만, 마치 숨어 있다가 불의의 기습을 당한 저격수라도 되는 것처럼, 로니는 매우 당황하여 경계하는 자세를 보인다.
“어... 찰리, 그냥 네 갈 길 좀 가 줄래? 나 지금 혼자 있고 싶거든. 너 연극부잖아. 저기서 공연하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니었냐?”
찰리라고 불린 동급생은 거기에 대답하기는커녕, 로니의 속을 긁기로 한 모양이다.
“어... 혼자 있고 싶다면 그런 데 딱 어울리는 곳은 얼마든지 있는데. 왜 저기 도서관이라든가, 아니면 옥상정원 같은 데도 있잖아? 왜 굳이 창고에서 그러는 건지 모르겠네...”
그렇게 말하는 찰리의 말에, 로니는 또다시 아까처럼 찰리를 향해 자기 능력을 보여 줄 생각을 한다.
‘찰리, 너도 알짱댈래? 어디서 나를 방해하려고 들어? 방해하는 녀석들에게는 내가 어떻게 대해 주는지, 내가 확실히 보여 줄까?’
잠시 후 찰리를 돌아보는데, 찰리는 이미 어디론가 가 버리고 없다. 훼방꾼이 사라졌다고 생각하니, 로니는 일단 안도한다.
그런데...
로니를 ‘방해’하는 사람은 찰리만 있는 게 아니다. 또 다른 누군가가 창고 앞에 서 있다.
“아니, 또 누구야. 누가 또 나를 방해한다고 이래?”
“오, 나를 무려 방해꾼으로 생각해 주다니 이거 정말 고마운걸. 미안한데 나는 그냥 방해꾼 정도는 아니지. 네가 여기서 뭘 하는지 궁금하거든.”
“누구야...”
로니는 창고 구석에 척 붙어서, 슬며시 문 쪽을 돌아본다. 아멜리가 창고 앞에 서 있다.
‘이... 이런! 총학생회장이잖아! 내가 여기서 이러고 있다는 걸 들켜 버리면 안 되는데!’

한편 민과 친구들은 시간을 보낼 만한 곳을 찾아 이리저리 행사장을 돌아다니다가, 지붕이 없고 활짝 열린 한 곳에 도달했다. 그곳은 바로 취미로 요리하는 모임이 음식을 만드는 곳이다. 바로 옆에 홈카페 동아리가 차려 놓은 부스도 있기는 하지만, 거기에는 지붕이 있다. 마침 먹을 것이라고 하면 민과 친구들 역시 거절할 명분은 없을 테니, 딱 적당한 곳이다. 마침 옆을 보니, 홈카페 동아리의 부스에서 누군가가 잡담을 나누는 모습이 보인다.
“역시 릴리스야. 이런 데하면 네가 와 있을 줄 알았다니까.”
“어... 그건 맛있는 디저트가 여기 있는데 당연히 내가 와야 하는 거 아닌가...?”
릴리스는 홈카페 동아리의 한나의 말에 그렇게 대답하고는, 앞에 있는 아몬드 쿠키와 잼을 바른 마레를 집어 먹다가, 문득 무언가 좋은 생각이라도 떠오른 건지 손뼉을 치며 말한다.
“아, 좋은 걸 먹었으니까, 내가 보답으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가르쳐 줄까 하는데...”
“어... 재... 재미있는 이야기는 괜찮은데...”
한나 역시 릴리스가 말하는 그 ‘재미있는 이야기’가 무언지 모르는 건 아니다. MI스터리 소속이라면, 오히려 당연한 걸지도 모른다. 그 옆에 중학교 교복을 입은 남학생이 부스 방문객들의 시중을 들고 있는 건 덤이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가로젓고는, 민과 친구들은 요리가 한참 만들어지고 있는 야외 테이블을 돌아본다.
“오, 봐봐!”

한편 미린중학교 창고에서는 로니와 아멜리가 대치 중이다. 다만, 아멜리는 로니의 모습은 아직 확인하지 못했고, 다만 누군가의 목소리가 창고 안에서 들리는 것만 확인헀을 뿐이다. 그리고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아까 봤던 로니일 것이라는 의심을 하고 있다.
“창고 안에... 로니 맞니? 얼른 나와 볼래?”
“하...”
시어하트어택

언젠가는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

4 댓글

마드리갈

2024-01-07 13:33:32

발생할 수 없는 일을 상정한 게 사실이라면? 이 물음에 대해서 "그렇다" 라고 대답할 상황은 정말 곤란하죠. 그런데 정말 의자에 발이 달려서 어딘가로 간 건 최소한 작중의 세계에서는 현실의 상황이고...

아무리 승률 100% 루카스라도 자기 뜻대로 상황이 안 풀리면 답이 없네요. 오히려 자신의 그 신화가 깨지기 직전의 상황이니까 역으로 자신의 능력이 내려놓을 수 없는 무거운 짐덩어리가 될 거예요. 그리고 그건 자신을 위협하는 무기가 될 것이고.


이제 로니가 보는 눈의 존재를 알아차린 듯한데, 이미 늦었네요. 

시어하트어택

2024-01-14 20:51:35

로니는 자신의 능력으로 사람들을 놀래켜 주며 그걸 보고 즐기는 모습을 많이 보여 왔지만, 막장 그 자신이 위기에 처하자 겁을 먹은 모습을 보여주는데, 자신의 눈앞에 닥친 위기 앞에서 로니는 셰릴과 같은 선택을 하지는 않겠죠.


루카스의 능력이 아무리 좋아도 내기 자체가 성립되지 않으면 안되죠.

SiteOwner

2024-01-28 15:55:53

제대로 간수해 두었을 터인 물건이 제자리에 없으면 그때부터 침착해지기는 힘든데, 예의 상황이라면 정말 돌아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모로 머리아픈 상황에 학생들이 잘도 버틴다는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토마의 능력은 완전하게는 제어되지 않는군요. 이것도 불안의 요소이고, 지금 누리는 평온이 언제 깨질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이런 상황은 탈출할 수 있다면 바로 탈출하고 싶습니다. 진심으로.


승률 100%라도 게임 자체에 응하지 않으면 그건 무용지물이고, 아무리 잘 숨어도 이미 누군가의 눈에 보인 시점에서는 무용지물이고, 그래서 능력만 믿으면 안되는 것입니다.

시어하트어택

2024-02-03 23:39:01

안 그래도 이상한 사건들이 자꾸 벌어지니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는데, 의자가 저렇게 제멋대로 움직이면 정말 보통의 사람이었으면 손을 놔 버려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입니다. 그래도 정신줄(?)을 다들 놓지 않고 있다는 게 용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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