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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한계 관련의 간단한 정리

마드리갈, 2018-09-19 16:07:52

조회 수
231
지난번에 쓴 글인 철도의 궤간과 속도의 상호관계와 파생된 설정에 이어, 이번에는 차량한계에 대해서 간단히 정리해 보겠어요.

차량한계(車?限界, Loading Gauge)란, 철도차량이 노선 주변의 각종 구조물에 닿거나 부딪치는 일을 막기 위해서 설정된 차량의 최대허용규격이고, 노선별로 설정된 이 규격을 넘는 차량은 아예 진입 자체가 불가능하거나 가능하더라도 안전을 보장할 수 없어서 차량한계는 무조건 지켜져야 해요. 또한, 철도의 규격이 갖가지 있다 보니 차량한계 또한 일정하지는 않고 이것도 천차만별이죠.

1067mm에서 1676mm까지의 대부분의 간선철도에서의 차량한계는, 대체로 폭 2744-3400mm, 높이 3200-4729mm 사이에서 결정되어 있고, 예외적으로 영불해저터널에서는 높이한계가 5600mm로 아주 높게 허용되어 있어요.
아래의 일러스트는 국제철도연맹의 표준 차량한계로, 가운데의 녹색 직사각형은 컨테이너의 크기를 나타낸 것임에 유의해 주세요.
1024px-Railway_Loading_gauge_UIC_and_containers_profile_-ISO.png


물론 궤간이 크면 그만큼 차량한계를 크게 할 수 있는 이점이 있긴 하지만, 무조건 크다는 게 이익은 아니죠. 보시다시피 위의 일러스트에서 컨테이너의 폭이 2438mm인데 상업운전중인 철도 중 가장 궤간이 넓은 1676mm조차도 옆으로 컨테이너 2개를 탑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궤간별 적정 차량한계는, 여러 나라의 다양한 규격을 통해 수식으로 정리해 보니까 대략 이렇게 나왔어요.

여기에서 W는 폭, G는 궤간. 단위는 밀리미터.

표준궤, 광궤 W=(G+130)×2.25

협궤 W=(G+130)×2.5

여기에서 130이 더해지는 이유는, 1m당 50kgN, 60kg 등 간선용 레일의 차륜 접촉면의 폭이 65mm인 것에 기인하고 있어요. 레일이 2개이므로 차륜과 레일의 접촉면의 폭은 130mm.


이렇게 볼 때, 각 궤간별 적정 폭은 소수점 이하를 버림할 경우 표준궤 및 광궤에서는 대략 이렇게 정리가능해져요.

1435mm → 3521mm (신칸센, 한국, 중국 3400mm / 미국 3250mm)

1524mm → 3721mm

1668mm → 4045mm

1676mm → 4063mm (인도 및 파키스탄 여객차량 3660mm / 화물철도 3250mm)

협궤에서는 이렇게 정리되죠.

1000mm → 2825mm (스위스 레티셰철도 2800mm)

1067mm → 2992mm (남아프리카 여객차량 3048mm / 일본 여객차량 3000mm, 일본 화물차량 2835mm)

남아프리카 및 일본의 경우는 궤간별 적정 폭에 비해 비해 폭이 넓은 편이지만, 이 정도는 차량의 저중심화 설계 등을 적용하면 무리없이 운용가능한 수준이긴 해요.


이 글에 이어서는, 궤간가변에 대해서 다루겠어요.

원래는 궤간가변을 이 글에서 같이 다루기로 했지만, 차량한계가 궤간가변을 설명하는 데에 필요한 전제 중의 하나라서 설명이 길어졌고, 그래서 부득이하게 글을 분할해야 했음을 밝혀 드려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2 댓글

대왕고래

2018-09-21 23:11:27

공식을 만드는 과정은 결국 현실을 관찰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법이겠죠. 이 차량한계 관련 식도 마찬가지겠고요.

저 공식이 정확히 어떻게 나타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설명하신 것으로 유추해보면, 현재의 선로 간격에 맞추어 얼마만큼 커져야 "적당히" 큰 것인가 라고 생각할 수 있겠네요. 수식에서 선로간격에 비례하는 것을 볼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게 너무 커도 의미가 없고 너무 작으면 곤란하니, 적절한 너비를 찾으면 저렇게 된다는 거네요...

마드리갈

2018-09-22 00:19:10

그렇죠. 여러 규격을 보다 보면 어느 정도 일관적인 법칙이 통하는 것을 알 수 있게 되어요.


철도차량의 경우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보다 바퀴 사이의 간격이 많이 좁아요. 철도에서는 궤간, 자동차에서는 윤거(輪距, Track)라고 하는 등 용어는 다르지만요. 이것의 이유는 몇 가지로 요약되어요.

첫째 이유는 여러 상황에서 거의 일정하게 유지되는 점착력. 사실 금속제 차륜과 레일 사이의 점착계수는 고무타이어와 마른 아스팔트 노면 사이의 것보다는 좋지는 않지만 타이어의 경우 기상상황 및 노면의 상태에 따라 점착계수가 제멋대로예요. 하지만 금속제 레일에 구속된 차륜의 경우는 거의 상수에 가까울만큼 일정하고 따라서 더욱 안정적으로 운행이 가능해지니 차륜 위의 상부구조물, 즉 여객탑승 또는 화물수송구획이 클 수 있는 것이죠.

둘째는 보기식 대차. 차체가 짧은 2축차를 제외하고는 현대적인 철도차량은 2개 또는 3개의 차축을 조합한 대차를 복수 탑재하고 이 대차는 차체의 진행방향과 독립적으로 회전가능하죠. 그래서 차체가 길어도 대차는 회전하니까 곡선주로를 달릴 수 있어요. 이 대차가 움직이는 범위도 중요한데, 철도차량을 설계할 때에는 위에서 봤을 때 대차가 차체 바깥으로 삐져나오지 않을 최소한의 크기로 설계하고 있어요. 이게 수송력 극대화 및 차량한계 충족의 균형점이거든요. 보통 그 정도면 궤간의 2배는 너끈히 넘고 레일과 차륜의 접촉면을 생각한다면 궤간에 2개 레일의 접촉면 폭을 더해줘서 이것을 기준으로 삼을 필요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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