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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의 인물 중 기이함으로 말할 것 같으면 꼭 거명될 법한 인물이 있어요. 그 중의 한 사람이 궁예.
그는 승려 출신으로 후고구려를 세운 후삼국시대의 군웅으로 한때는 역사를 뒤바꿀만한 힘을 손에 넣어 천하를 좌지우지했지만 그 끝은 비참한 몰락으로 기록되었어요. 그 궁예 하면 떠오르는 게, 드라마 태조 왕건에서 잘 언급된 관심법. 이 관심법이 실제로 유효한 능력이었는지는 검증할 길이 없지만, 행사 과정에서 여러 사람을 죽인데다 결과적으로는 자신의 실각을 막을 수 없었기에 결과적으로는 쓸모없었다고 봐야겠죠.
오컬트를 믿지 않는 저로서는 관심법 따위는 애초에 관심의 영역에 들어있지도 않은 데다 어디까지나 오래전에 지나간 과거의 영역이니 사실 어떻게 되든 상관은 없어요. 하지만 현대를 사는 이상 현대에 방금 나온 괴상한 발언에는 상관이 있어요. 그것이 바로 제목에 나오는 "여자의 촉" 이라는 개념.
이런 보도가 있어요.
국힘 여성위 부위원장 “이준석 성상납 받았다, 여자의 촉”, 2022년 6월 7일 조선일보 기사
옥지원 국민의힘 중앙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이 주장하는 게 그런 것이죠. 결국 자신이 그렇게 판단하니 그게 사실이어야 한다는 억지주장. 이런 헛소리를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본다는 자체가 기적 그 자체예요. 게다가 읍참마속(泣斬馬謖)이라는 고사성어의 유래도 모르고 쓰는 듯한 저런 오용도 절대 좋게 보이지 않네요.
저 인물의 발언에 따르면 여성은 논리적 사고를 하지 않는 존재가 되어 버렸네요. 이런 결론에 대해서 같은 당내의 다른 여성도 반대하는 입장을 내고 있어요. 지극히 당연해요. 성별을 떠나서 "여자의 촉" 운운하는 것 자체가 언어도단 그 자체니까요.
고대는 시대적 한계상 그랬다 치더라도 현대에조차 이렇게 검증불가능한 사안을 내세우면서 억지주장을 정당화하는 게 나오니, 누군가는 역사에서 배우는 게 없는 건가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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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Lester
2022-06-07 22:42:38
기사를 직접 읽어보니까 더 황당하네요. 문자 그대로 궁예가 "저 머릿속에는 욕정이 가득하구나. 저 문란한 녀석을 때려죽여라." 하는 것과 대체 뭐가 다른지. 그리고 읍참마속? 기사에도 나오지만 졸장도 아닌 사람을 왜. 더구나 '안타깝지만 (눈물을 머금고)' '규율에 따라'라는 원래 의미하고도 2개나 더 안 맞아요. 몰아세우는 태도치곤 '안타깝다'고 보이는 것 같지도 않은데다 '내가 곧 법이니 내 말에 따라'라고 하는 건 무슨...
이전 글에도 짧게 언급했지만 "모르면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고 하는 말이 있는데, 역시 틀리지 않나 봅니다.
마드리갈
2022-06-08 00:18:34
정말 어이가 없죠. 이런 헛소리가 그냥 보통사람의 말이었으면 보도조차 되지 않았을텐데, 어느 정도의 직위와 지명도가 있는 사람의 발언이니까 이렇게 기사화되는 것을 보면 역시 유명해지고 봐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만큼 말의 무게가 더욱 커지니 조심해야 한다고 봐야 하는 것인지 하는 생각조차 들어서 씁쓸해지네요.
앞으로 또 무슨 헛소리가 나올지 기대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