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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의 전용기 사용 비판이 잊는 착각

SiteOwner, 2022-07-31 15:37:22

조회 수
136
요즘 항공기에 대해서 이상할 정도로 마타도어가 횡행합니다.
토지면적도 좁은 편인데다 인구밀도도 높은 유럽에서는 2018년 스웨덴을 필두로 플라잉 셰임(Flying Shame, 스웨덴어 Flygskam) 운동이 일어나기 시작해서 2021년에 프랑스에서는 단거리 항공노선의 운항을 아예 금지시키기로 결정하여 열차로 2시간 30분 이내에 도달가능한 항로를 철도노선으로 변경하는 방식으로 국내선의 40% 정도를 감축하여 타노선에 돌리기도 했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미국에서 유명인들의 전용기 사용에 대해서 유독 비난이 속출합니다.
이제는 외신은 물론 국내언론에까지 이런 움직임이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기사를 두 건 읽어보겠습니다.

이 기사에서는 미국의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 1989년생)가 올해 들어 8,293톤의 탄소를 배출하여 유명인의 탄소배출 1위의 불명예를 기록했다는데, 글쎄요. 이것 자체는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테일러 스위프트를 비롯한 전용기를 많이 쓰는 유명인들을 탓할 것은 못된다고 봐야겠습니다.

우선 유럽연합(EU)에서의 각 분야별 석유사용을 보겠습니다.

Consumption_of_oil_in_selected_sectors,_EU-27,_2018_(_).png
이미지 출처

일단 유럽에서 석유의 용도의 47.5%가 육운에 할당되어 있고 항공의 경우는 9.0%. 전체 석유의 용도 중 4위입니다. 그런데 항공보다 아주 근소하게 앞서서 3위인 해운에 대해서는 어떻게 된 일인지 비판은 없군요. 그나마 육운의 경우는 자동차에서 전기차로의 급속이행을 추진하고 있다지만 요즘 전세계적인 자원품귀가 심하다 보니 이렇게 밀고 나가다가 유럽의 자동차산업이 망하게 생겼습니다만...

그 다음은 미국의 석유사용.
5-US-Oil-consumption-by-sector-10.png
이미지 출처

여기에서도 항공의 순위는 그리 높지 않습니다.
부동의 1위는 42%를 차지하는 라이트듀티 자동차, 즉 승용차나 SUV, 픽업트럭 등의 일반소비자를 위한 자동차입니다.
그 다음이 30%를 차지하는 기타 산업, 상업 및 발전분야, 11%를 차지하는 화물트럭이고 항공은 6%로 겨우 4위를 기록합니다. 그런데 개인용 승용차나 트럭을 때려잡자는 말만큼은 절대로 나오지 않습니다.


스웨덴의 자칭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 2003년생)가 그런다지요. "How dare you?" 라고.

그런데 에너지 다소비국인 동시에 환경문제에 대해서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중국이나 침략전쟁으로 에너지자원을 실시간으로 낭비중인 러시아 등의 환경빌런에 대해서, 1986년의 체르노빌과 2011년의 후쿠시마의 원자력사고를 계기로 급격하게 추진되었다가 에너지 문제도 환경문제도 무엇하나 구해내지 못한 탈원전의 오류에 대해서, 에너지 과잉소비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비트코인 등의 암호화폐의 알고리즘에 대해서만큼은 이야기하기 싫은 것인지 말하면 누군가에 생명을 위협받는 것인지 아예 무지한 것인지, 그레타 툰베리를 위시한 여러 사람들이 결과적으로는 침묵합니다. 그저, 대중의 인기에 의존하는 몇몇 유명인들을 거명하면서 그들이 친환경 시대에 역행하는 악당이라고 낙인찍으면 환경문제에 공헌하는 것처럼 인민재판을 즐길 따름이지요.


그렇게 유명인들을 조리돌림하는 풍토에서 프랑스 혁명의 잔영이 느껴지는 것은 기분 탓일까요.

1793년의 가을에서 1794년의 여름까지 종횡무진하던 급진파 자코뱅당(Club des Jacobins)의 공포정치(La Terreur)의 기간 중에 1만여명 이상의 학살자를 기록했지만 그게 오래 가지는 않았습니다. 게다가 자코뱅당의 당수이자 공포정치의 총지휘자였던 막시밀리앙 로베스피에르(Maximilien Robespierre, 1758-1794)는 타인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처럼 그 자신도 단두대에 목이 잘리는 방식으로 공개처형을 당했습니다. 특히, 그는 생애 마지막 밤을 과거에 자신의 동지였던 죠르쥬 당통(Georges Danton, 1759-1794)이 처형되기 직전에 구금되었던 감방에서 보냈습니다. 다음날 그와 21명의 동지들이 공개처형을 당했을 때 광장에서 형집행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15분간 환호를 지속했다고 합니다.

지금 유명인들을 이렇게 탄소배출을 많이 한다고 매도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현대의 로베스피에르라고 믿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그들 자신에게 테르미도르의 반란은 없을 것이라고도 믿는 듯합니다. 환경을 말하면 정의로우니까. 하지만 그건 언제라도 깨질 수 있습니다. 게다가 현재 로베스피에르는 죽고 없지만 로베스피에르의 우유처럼 정치적으로 가격이 급등락하는 물자는 지금이 훨씬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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