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부터 아침까지 전신(특히 허리)이 막 쑤시고 열은 나는데 으슬으슬 춥길래 몸살감기인 줄 알았습니다. 덥다고 선풍기 바람을 계속 가까이서 쬔 것도 사실이니까요. 그래서 9시가 넘자마자 이비인후과와 정형외과를 각각 들르면 좀 나아지겠거니 했습니다. 뭐 말로는 얼른 가봐야겠다 했지만 실제로는 1시간 정도 계속 누워 있었습니다. 일어날 수가 없더라고요. 다리를 움직여서 일어서려고 하면 그 다리의 통증이 허리로 가고, 굴러서라도 일어서려고 했더니 다시 다리가 아프고, 그 와중에 열이 나다보니 숨쉴 때마다 머리가 쾅쾅 울리고, 목이 막히는 듯해서 세면대에서 목을 좀 풀었더니 가래가 큼지막하게 나오고... 그래도 저는 코로나라는 생각을 절대 하지 못했습니다. 막 엄청 죽을 듯이 아파야 그럴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이비인후과에 갔더니 '열이 39.5도이기도 하고, 말씀하신 증상을 보니 코로나일 확률이 높습니다'라면서 다른 방으로 불러내 코 속을 쑤시는 약식검사(?)를 통해 코로나 확인을 했는데... 두 줄 나오는 것도 그렇고 양성이라고 친절하게 알려주더군요. 그 다음은 뭐, 다른 곳에서 회자되는 이야기와 같습니다. 약 꼬박꼬박 먹을 것, 필요하다면 타이레놀도 같이 먹을 것, 1주일 동안 절대 나가지 말 것...
하긴 어제, 더 멀리 가면 지난주부터 뭐만 하면 삭신이 쑤셔서 침대에 누워서 허리를 쉬었다가 다시 의자에 앉아서 작업하길 반복했는데, 어쩌면 징후 자체는 예전부터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때는 몸살감기처럼 막 춥거나 덥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언덕 아래에 있는) 병원을 다녀오며 어떻게든 다리 운동을 해서 그런지 몸이 쑤시는 건 좀 가라앉았습니다. 운동부족이구나 싶기도 하던 때가 종종 있거든요. 물론 평소에 비해서 걷는 속도가 꽤나 느려지고 힘이 드는데다 날씨도 더워서 죽는 줄 알았지만...
아무튼 좋은 핑계(?)거리가 생겼으니, 게임 개발자들은 업데이트다 뭐다 하고 떠들게 놔두고 당당하게 쉬어야겠습니다.
p.s. 한편으론 별 것도 아닌데 코로나라고 우기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안 그래도 뉴스에서 검진받으러 오는 사람들이 없어서 실질적인 통계조사가 안 된다고 했는데, 뭐 그걸 위해서 병원에 보조금이라도 주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모르겠네요. 아프니까 별 말도 안 되는 생각이 막 떠오릅니다.
그거 알아? 혼자 있고 싶어하는 사람은 이유야 어쨌든 고독을 즐겨서 그러는 게 아니야. 사람들한테 계속 실망해서 먼저 세상에서 모습을 감추는 거야. - 조디 피코
4 댓글
마드리갈
2022-08-03 16:29:47
빠른 쾌유를 기원할께요. 그리고 너무 걱정하시지 않으시길 바래요.
코로나19가 이전에 걸려봤던 감기나 독감과는 확실히 다른 게 있더라구요. 그 특유의 목이 잠기는 듯한 감각 그리고 코가 안 듣는 상태에서 목으로 유입되는 공기마저 따갑게 느껴지는 통증 등. 요즘 한참 덥지만 물을 마실 때에는 찬 것보다는 미온수인 편이 좋아요. 그게 자극이 덜하니까요.
격리기간이 끝나고 음성인 게 확인되더라도 당분간 미각과 후각은 제대로 돌아오려면 적어도 3주일 정도는 걸리니까 이 점도 참조하시길 부탁드려요.
Lester
2022-08-07 07:27:47
미각과 후각은 딱히 중시하지 않으니까 상관 없습니다. 그저 기침할 때마다 상반신 전체가 떨리는 듯한 느낌과 목의 통증, (지금은 덜하지만) 덩어리로 나오는 가래 등이 더 곤란하네요. 아무리 샤워해도 계속 어정쩡하게 생기는 땀도 있네요. 선풍기를 틀자니 미묘하게 춥고 그렇다고 끄자니 후덕지근해서 참 미칠 노릇입니다.
SiteOwner
2022-08-05 21:05:53
우선, 위로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건강하게 치유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근황을 전해 주신 점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다른 것을 생각하시기보다는 역시 회복에 주력하시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녹차음료에 함유되어 있는 카테킨이 코로나바이러스가 생성하는 독성을 많이 약화시키니까 녹차류를 마시는 것도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요즘 무더위가 한창이지만 이번주 일요일은 입추가 됩니다. 날씨도 바뀔 것입니다.
그리고 바뀌는 날씨처럼 지금의 어려움도 반드시 지나가리라 믿습니다.
Lester
2022-08-07 07:28:19
녹차라... 말로만 녹차 녹차 했는데 이 기회에 진심으로 접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저도 제발 잘 풀렸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