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to content
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알파벳 Z는 미움받는다

마드리갈, 2022-09-15 16:34:22

조회 수
184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략한지도 6개월 반을 넘은 시점.
러시아군의 각종 차량에서는 여러 글자가 보였는데, 신기하게도 러시아어의 키릴문자가 아니라 로마문자였어요. 그 중 가장 많이 보이는 것이 Z였고 그것 이외에도 V 같은 것도 적은 빈도로 보이고 있어요.

왜 Z가 많이 보였는지는 추측이 많았지만, 확실히 밝혀진 것은 러시아 국방부가 3월 3일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밝힌 어원. 그 어원상으로는 Z가 기본적으로 "승리를 위하여" 라는 의미의 러시아어 어구인 "자 파볘두(За победу)" 를 의미하고 있어요.
바로 이런 식으로 흔히 보이죠.

TASS_51374053.jpg

그리고 이것은 군용차량의 도색은 물론이고 러시아의 수호성인 성 게오르기우스를 상징하는 성 게오르기우스 리본(Георгиевская ленточка)의 색채로 표현되기도 했어요. 게다가, "스보이흐 녜 브로사옘(Своих Не Бросаем)" 이라는 문구가 첨부된 채로. Z의 의미에 저 추가된 문구를 합쳐 읽으면, "승리를 위하여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라는 의미가 되어요.

z_svoih_ne_brosaem.jpg


이렇게 러시아가 Z를 대대적으로 쓰다 보니 Z는 러시아어의 문자가 아니면서 러시아를 대표하게 되었고 또한 세계적으로 미움받고 있어요. 과거 나치독일의 하켄크로이츠(Hakenkreuz)의 원래 이름인 스와스티카(Swastika)에 Z를 합쳐서 즈와스티카(Zwastika)라고 할 정도로.
게다가 Z를 로고나 상품명에 쓰는 기업이 풍평피해를 입기도 하고 있어요.
대표적인 경우가 스위스의 보험회사인 취리히보험그룹(공식 웹사이트, 영어). 이외에도 일본의 Z홀딩스(공식 웹사이트, 일본어) 같은 기업이라든지, 미국의 IT기업 HP의 워크스테이션 브랜드인 Z(공식 웹사이트, 영어), 일본의 스포츠카인 닛산 페어레이디Z(공식 웹사이트, 일본어) 같은 예가 있어요. 게다가 미국의 창작물 캐릭터 조로(Zorro)의 상징이 칼을 세 번 휘둘러 만든 Z이다 보니 러시아의 남용 이후로는 떨떠름하게 안 보일 수가 없게 되었어요.

Z를 많이 쓰는 독일어가 같이 떠오르네요.
그간 친러노선에 과의존했던 독일은 전체 가스수요의 55%를 러시아에 의존했죠. 그리고 그 대가는 독일의 국가적 에너지비상에 직면한 현실 및 과거 친러성향 지도자들에 대한 성토. 독일의 미래(Zukunft)를 파괴(Zerstören)할 수 있는 게 결국 Z를 표방하는 러시아인가 하는 생각까지 같이 들면서...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4 댓글

잡것취급점

2022-09-15 17:34:28

참으로 조로는 요즘에 영화화되지 않아서 오히려 다행인 셈이네요. 같은 Z를 더 오래전부터 새겨왔는데, 엉뚱하게도 정의로운 스페인 검객이 사악한 라시스트(러시아 파시스트)로 오해받아 흥행이 실패하면......

마드리갈

2022-09-16 22:16:57

조로라는 캐릭터가 나온지 올해로 103년이 되었는데, 올해에 갑자기 러시아군이 Z를 쓰면서 참 이상하게 되었죠. 정말 요즘에 영화화되지 않은 게 다행일 듯해요.

러시아의 행태는 말씀하신 것처럼 파시스트 그 자체죠. 라시즘(Rashism, Ruschism, Russism)이라는 말은 의외로 오래되어서 1995년의 제1차 체첸전쟁 때부터 나왔지만 올해의 침략전쟁을 계기로 전세계적으로 알려져 있어요.


Z가 쓴 오명은 언제가 되어야 벗을 수 있을지...짐작조차 안 가네요.

대왕고래

2022-09-19 16:17:45

새로운 하켄크로이츠가 태어났네요... 아무튼 2차대전때부터, 어쩌면 그 이전부터 아무 죄 없는 특정 문양이나 특정 기호들이 더럽혀지고 그러네요. 전혀 좋지가 않네요.

마드리갈

2022-09-19 17:51:42

그나마 하켄크로이츠 같은 건 안 쓰면 되지만, Z는 로마알파벳을 문자로 채택한 언어에서는 다 쓰이는 것이니 사실 문제는 러시아의 Z 남용 쪽이 훨씬 심각해요. 게다가 독일어나 체코어같이 Z 자체를 많이 쓰는 언어도 있다 보니 Z를 피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져 있어요.


의도한 것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이렇게 언어오염을 시킨 것은 그 자체로 불쾌하죠. 의도한 거라면 정말 이번에도 악마가 실직했어요.

Board Menu

목록

Page 42 / 295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SiteOwner 2024-09-06 168
공지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SiteOwner 2024-03-28 172
공지

타 커뮤니티 언급에 대한 규제안내

SiteOwner 2024-03-05 189
공지

2023년 국내외 주요 사건을 돌아볼까요? 작성중

10
마드리갈 2023-12-30 360
공지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

612
마드리갈 2020-02-20 3863
공지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

2
  • file
마드리갈 2018-07-02 1001
공지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

2
SiteOwner 2013-08-14 5973
공지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하네카와츠바사 2013-07-08 6594
공지

오류보고 접수창구

107
마드리갈 2013-02-25 12088
5076

인간, 소행성을 요격하다

8
  • file
마드리갈 2022-09-28 181
5075

요즘 이런 사람들이 돌아다니네요?

2
마드리갈 2022-09-27 123
5074

[스톤 오션] 22화 - 천국의 때! 신월의 때! 뉴 신부!

2
시어하트어택 2022-09-26 116
5073

학원도시에서 쓰여지는 청춘의 푸른 기록-블루 아카이브

4
  • file
조커 2022-09-25 198
5072

[스톤 오션] 21화 - AWAKEN - 각성

2
  • file
시어하트어택 2022-09-24 118
5071

속편(続編)이 나와 줬으면 하는 애니에 대해 간단히

2
마드리갈 2022-09-23 116
5070

[스톤 오션] 20화 - F.F - 목격자

2
  • file
시어하트어택 2022-09-22 121
5069

예전에 조금 공부했던 풍수에 대해서 조금

6
SiteOwner 2022-09-21 164
5068

[스톤 오션] 19화 - '녹색'의 탄생

2
  • file
시어하트어택 2022-09-20 112
5067

차이코프스키의 역설

2
마드리갈 2022-09-19 123
5066

진실과 거짓이 교차할때 음모론이 눈을 뜬다

6
  • file
마키 2022-09-18 237
5065

15년 전을 회상하며

2
SiteOwner 2022-09-17 113
5064

코로나19 감염도 오래전의 기억으로...

2
마드리갈 2022-09-16 116
5063

알파벳 Z는 미움받는다

4
  • file
마드리갈 2022-09-15 184
5062

[스톤 오션] 18화 - 타올라라 푸 파이터즈

3
  • file
시어하트어택 2022-09-14 119
5061

별다른 주제없이 이것저것.

2
마드리갈 2022-09-13 115
5060

[스톤 오션] 17화 - 타올라라 드래곤즈 드림

3
  • file
시어하트어택 2022-09-12 117
5059

[스톤 오션] 16화 - 교도관 웨스트우드의 비밀

3
  • file
시어하트어택 2022-09-11 122
5058

뱅드림(BanG Dream!)의 밴드 모르포니카(Morfonica)

2
  • file
마드리갈 2022-09-11 135
5057

러시아의 유럽 조롱영상

5
마드리갈 2022-09-10 136

Polyphonic World Forum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