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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아팠을 때 꿨던 꿈 중에 철도사고 꿈이 있었어요. 타고 가던 열차가 모종의 이유로 파괴되어 그 부서지는 객실 안에서 단 1초 뒤도 장담할 수 없는. 그리고 그 꿈에서 깨자 바로 화장실로 달려가서 다 토하고 말았죠.
2016년에 저는 철도사고를 두 번 겪었어요.
꿈에서 묘사된 것만큼 심각한 건 아니었지만 선행열차의 탈선으로 타고 가던 열차가 어쩔 수 없이 운휴되어 우회루트를 택한 끝에 날을 넘겨 귀가가 가능했던 것이라든지, 여행중에 선로에 돌발변수가 생겨서 열차가 예정에 없이 장기대기를 해야 했다든지 하는 일이었죠.
그 중 상반기의 것은 3월 11일에 국내에서 겪었던 것(철도사고의 영향을 받은 것은 처음이네요 참조). 업무상 서울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철도사고의 영향을 받았어요.
하반기의 것은 일본에서 겪었어요. 이것은 10월 29일에 일본 나가사키본선(長崎本線)에 열기구가 추락하여 가선이 끊긴 사건이었고 그날 오전에 JR큐슈의 783계 특급전차로 운행되는 특급 미도리(みどり)를 타고 여행중이었던 저와 오빠는 그 열차 내에서 하염없이 대기해야 했고, 대략 1시간 20분 이내에 사세보(佐世保)로 가려던 여정은 하카타역(博多駅)을 출발한지 4시간 반 넘게 걸려 겨우 사세보역에 도착하는 것으로 어그러진 첫 일정을 맞이해야 했어요(2016년에 관한 짧은 기억들 참조). 두 사고 모두 인명피해가 있었던 건 아닌데다 저를 비롯한 승객의 신변에 이상이 있었던 것도 아닌 게 천만다행이지만 그때의 트라우마가 의외로 오래 남는가 보네요.
그때 이후로 열기구에 대한 흥미가 사라졌음은 물론 사진이나 영상에서 열기구를 보는 것도 싫어져서 기피하게 되네요.
철도 관련의 꿈은 그 뒤로는 거의 없다가 지난주에는 끔찍한 형태로 나타났고...
뭐, 액땜했다고 봐야겠죠?
그리고 빠르면 내년부터는 일본여행을 재개할 예정이라서 일본내의 여러 열차도 타봐야 하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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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대왕고래
2022-12-19 23:31:59
타던 열차가 사고가 나면 무섭죠, 아무래도. 저는 겪어본 적 없지만 상상해도 알 거 같아요.
엔간하면 그렇게 사람 많이 타는 기구는 사람 수를 곱한 만큼 안전했으면 하네요.
마드리갈
2022-12-20 13:56:32
교통안전은 정말 중요해요.
그리고, 철도교통은 수송력과 고속과 정시성이 모두 갖추어진 유일한 육상교통수단이다 보니 여러모로 믿음직한 반면 그 믿음이 깨지면 패닉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예요. 그러니 비록 인명피해가 없었다고는 해도 철도사고에 대한 트라우마는 깊게 남는 것인가 봐요. 그리고 대구지하철을 이용하면서 1호선 중앙로역을 지날 때마다 늘 과거의 화재 대참사를 의식하기도 하고 그런 것이겠죠.
지난 11월 6일은 일본의 호쿠리쿠터널화재사고(北陸トンネル火災事故) 50주기였죠. 1972년에 일어난 그 사고는 길이가 14km에 육박하는 호쿠리쿠본선(北陸本線) 철도의 장대터널인 호쿠리쿠터널에서 야간침대열차의 객차하부에 설치된 디젤발전기에 화재가 나는 바람에 객차에 불이 옮겨붙고 사망자 30명 및 부상자 714명을 기록한 대참사였다 보니 그 이후의 철도안전기준이 대폭 바뀌었어요. 특히 우리나라처럼 국토면적 및 인구에 비해 철도네트워크가 적은 나라는 한 계통의 마비만으로도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니 역시 이런 사례를 참조하는 게 좋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