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때문에 중국에서 많이 하지만, 중국 외의 선택지도 충분히 있을거에요.

중국에 올인했다가 중국과의 관계 때문에 어찌하지도 못하는 지경이 오는 것보다는 나은 선택인거 같네요.

중국이 다른 국가처럼 관계를 좋게 가져가는 방식의 외교를 한다면 모를까, 요즘 특히 대놓고 이상하니까...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불릴 수 있었던 이유는 말씀하신대로 인건비도 낮은데다 인구 최다의 국가이다 보니 내수시장의 크기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가능성이 있었던 데에도 원인이 있었고, 그래서 중국의 개혁개방노선 천명 이후로 중국은 급성장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그 이점이 급격히 희석되고 있어요. 이제 인건비도 높아지는데다 자국기업을 우선적으로 밀어주려는 경향이 강하거든요. 실제로 2022년 5월에 중국 정부기관에서 향후 2년에 걸쳐 중앙행정기관 및 공기업의 컴퓨터 중 외자계기업에서 제조된 5천만대를 폐기하고 그것을 중국기업의 제품으로 모두 대체할 계획을 세웠어요. 소프트웨어 또한 윈도우즈나 오피스같은 미국의 것이 아닌 중국에서 자체 개발한 운영체제 및 앱을 쓸 거라는데 중국은 정치가 경제를 지배하는 나라인 터라 이런 풍조가 지방행정기관이나 민간섹터에까지 확산되지 말라는 보장이 없어요.

델 테크놀로지스는 중국내 시장점유율이 12.5%. 즉 8대 중의 1대는 델 제품인 것이죠. 게다가 전세계적인 판매망을 지니고 있어서 비즈니스 컴퓨팅 환경에서는 미국의 HP와 함께 대표적으로 많이 쓰이는데다 거친 환경에서도 운용가능한 러기드 노트북(Rugged Laptop)에서는 일본의 파나소닉(Panasonic), 대만의 듀라북(Durabook) 및 Getac 등과 함께 활약하는 그야말로 전세계 어디서나 접할 수 있는 기업용 IT제품군을 충실히 갖춘 기업이기도 한데 중국의 저런 움직임이 본격화되면 그냥 탈출구가 없어지는 거죠. 중국이 델을 필요로 하지 않는데 델이 중국에 매달려야 할 이유도 없고, 그러니 저렇게 탈중국을 준비하는 것이죠. 이 점에 대해서는 따로 글을 써봐야겠어요.

중국의 전랑외교라는 게 참 대단해요.

전랑(戦狼), 즉 싸우는 늑대를 자처하지만 그 늑대가 언제까지나 싸움박질만 해서 버틸 수 있는지는 의문이예요. 사슴이나 들소같은 대형 초식동물이 무리를 짓고 새끼들을 그 스크럼 안에 들어가게 해서 대치하는 식으로 늑대의 사냥감 자체를 말살할 수도 있고, 호랑이같이 늑대보다 압도적으로 강하다든지 독사처럼 물리력이 약해도 독이라는 결전무기를 갖고 있다든지 독수리처럼 아예 늑대의 행동범위를 벗어난 적도 있어요. 인간처럼 들에 불을 놓거나 이동경로에 덫을 놓거나 총을 쏘는 방식으로 맞설 수도 있고, 늑대의 사냥감이라 여겨지는 동물도 토끼처럼 빨리 도망치거나 프레리독처럼 개체는 약해도 집단 조기경보체계를 구축하여 공동으로 위험을 회피할 수도 있는데 과연 한 마리 늑대가 그걸 예외없이 다 극복할 수 있을까요? 답은 이미 나와 있어요. 불가능하다고.

2023년 7월 6일 업데이트

델 테크놀로지스의 탈중국 로드맵이 발표되었어요.

2025년에는 데스크탑, 랩탑 및 주변기기에서의 중국산 부품 의존도를 줄여나갈 것.

2026년에는 델 제품에 사용되는 모든 칩은 중국 밖에 있는 중국계 기업이 아닌 기업에서 생산될 것. 미국내 판매되는 델 제품은 60%가 중국 밖에서 생산될 것.

2027년에는 미국 내에서 판매되는 델 제품에 중국산이 없도록 미국시장용 제품에서의 완전한 탈중국 이행을 달성할 것.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Dell wants out of China by 2027, 2023년 3월 15일 fudzilla 기사, 영어

2023년 9월 4일 업데이트

델 테크놀로지스의 창업자 마이클 델(Michael Dell, 1965년생)이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inancial Times)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이외의 부품공급원 모색에 집중하고 있고 또한 고객 및 협력업체의 필요 및 기대에 부흥하기 위해서는 지리적 다변화, 유연성 및 안정성을 가져야 한다고 발언했어요. 결국 이것은 중국산 부품을 덜 쓰기를 바란다는 시장 차원의 움직임이 있다는 것을 외교적 수사로 포장한 것이죠. 그리고 2024년말까지 탈중국화는 계속되어요.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Michael Dell Says Customers Want Fewer Chinese Products, 2023년 4월 19일 CHANNELNEWS 기사, 영어

2023년 11월 4일 업데이트

최소 32개의 다국적 전자제품기업들이 노트북, 태블릿 및 서버의 생산거점으로서 인도를 선택하였고 또한 인도 정부가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1950년생) 총리의 발표로 글로벌 기업들이 직접 자사생산설비를 인도에 건설하거나 인도의 현지기업과의 조인트벤처를 설립할 것을 대폭 지원하겠다고 밝혔어요. 일단 이름을 올린 기업들로는 미국의 HP와 델, 대만의 에이수스와 에이서, 그리고 중국의 레노버가 있어요.

미국이나 대만의 기업은 그렇다 쳐도 왜 중국기업인 레노버가 탈중국을...?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Dell, HP among 32 firms that have applied to make laptops in India: minister, 2023년 8월 30일 Deal Street Asia 기사, 영어

2024년 1월 18일 업데이트

중국의 개인용컴퓨터 시장에서 델 테크놀로지스의 판매량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어요.

2023년 2분기 중 델의 PC 출고량은 이미 52% 감소했고 시장점유율도 14%에서 8%로 떨어져 중국 시장내의 시장지배력 순위 또한 4위로 내려앉았어요. 특히 같은 분기 중 중국내의 PC 출고량의 감소율이 19%였던 것을 생각해 보면 중국 시장은 델에 그렇게 매력적인 시장도 아닌 것이죠. 

정치적 소비를 강요하는 중국의 체제하에서는 어떠한 결정이라도 정치 앞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어요. 이미 애플이나 테슬라 등의 테크기업든 각종 패션브랜드든 타격을 받고 있어요. 이제 탈중국은 선택의 차원을 넘어섰어요.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Dell faces a significant decline in the Chinese PC market, 2023년 9월 1일 GIZMOCHINA 기사, 영어

2024년 8월 28일 업데이트

미국의 IT기업 IBM이 중국의 연구개발거점을 폐쇄하기로 했고 이에 따라 1,000명 가량이 해고될 것이 예상되고 있어요. 어차피 중국기업이 자국기업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만을 채택하기로 한데다 미국 정부 차원에서도 중국내에서의 활동에 대해 규제를 가하고 있는 이중고를 겪고 있어서 결국 이렇게 결정한 것이었어요. 기존의 중국거점은 해외로 이전할 예정에 있어요.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IBM Latest US Firm To Pull Back From China, 2024년 8월 26일 Investopedia 기사, 영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