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13년 7월 4일부터 로젠 메이든의 신 애니판이(스튜디오 딘 제작) 방영개시 되었습니다. 한 때 오덕계를 풍미했고, 제가 본격적으로 만화와 애니에 관심을 가진 계기가 된 작품이기에 간단히 '로젠 메이든'에 대해서 짚어보고자 합니다.
2. PEACH-PIT
로젠 메이든의 작가인 PEACH-PIT은 2인조 유닛입니다. 곧고 직선적인 선이 특징인 '센도우 반리'와 부드럽고 곡선적인 그림체를 가진 '에바라 시부코'로 구성되어 있죠. 'DearS(8권 완결)'를 시작으로 '로젠 메이든(구판 8권-신장판 7권 완결, 신연재판 연재 중)', 'ZOMBIE-LOAN(13권 완결)' 그리고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수호 캐릭터(캐릭캐릭 체인지, 12권 완결)'가 대표작이죠. 쉬지 않고 늘 2~3작품 정도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습니다.
액션, SF, 판타지, 순정...작품이 각기 색이 또렷하고 다양한 장르를 활용하는 덕분에 성별과 나이 상관 없이 다양한 연령대의 독자층을 지니고 있지요.
3. 로젠 메이든
첫 연재는 2002년 월간 코믹 버즈라는 잡지에서 시작합니다. 표기는 영문으로 'Rozen Maiden', 수려한 그림체와 스토리로 꽤나 인기를 구가했고. 04년도에 애니메이션이 만들어 지면서 그 인기는 절정을 찍게 되죠. 그렇게 잘 진행되어 가던 것 같은 작품은 2007년도 8권에서 갑작스레 결말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래서 구판을 보면 8권이 두께가 다른 만화의 1/3 정도죠...
갑작스런 완결의 이유는 아직까지 정확하게 알려지진 않았습니다(적어도 공식적으로는). 다만 당시 작가가 남긴 블로그 글이나 출처불명의 루머 등에서 '출판사와의 불화'정도로 추측 할 수 있습니다. 원고를 잃어버렸다거나, 네임 체크를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다거나, 담당자가 문장부호와 등장인물 이름을 자주 오기 했다거나 하는 것들 말이죠. 무튼 코믹 버즈는 로젠 메이든이라는 흥행 카드를 스스로 내쳐버린 셈이죠.
그러고 1년 뒤 영 점프에서 다시 연재를 시작(표기는 가타가나로 'ロ?ゼンメイデン'), 8권 완결인 구판도 컬러페이지를 살린 신장판으로 7권을 재출간합니다. 구판의 조루결말은 '감지 않겠습니다'에 체크한(중학교 때 신쿠와 만나지 않은) 준을 등장 시킨 패러렐 월드로 자연스레 이어가게 되죠.
전 만큼의 인기를 얻진 못했지만, 올해 다행히 새 애니메이션 제작 까지 이루어 지게 됩니다.
4. 원작과 구애니메이션.
*편의상 04년도에 방영 된 애니메이션을 구애니로 구분합니다.
구애니의 경우는 원작과 비교하면 설정붕괴에 가까울 정도로 오리지널 스토리를 전개합니다.
원작은 싸움 보다는 주인공 사쿠라다 준이 신쿠 등과 교감하면서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걸 중점에 두었다면, 구애니는 보다 배틀물스러운 모습을 띄게 되죠.
또한 사쿠라다 준이 히키코모리가 된 계기가...
원작-교내 패스티벌에 출전한 같은 반의 여자애를 보고 '그 애가 입었으면 예쁘겠다'라는 심정으로 공책에 그린 낙서가 선생님의 눈에 띄어 교내에 게재. 주위에선 '남자에가 저런걸 그리니 기분 나쁘다, 옷이 좀 야한테 평소에 여자애를 이상한 눈으로 보고 있었던게 아니냐'라며 수근거림, 거기에 더해 전교생이 모인 조회 시간에 그 그림을 그린 게 자신으로 밝혀지면서(그 여자애도 더러운 걸 보는 시선으로 자기를 돌아봄) 정신적인 한계가 심해지는 바람에 강당에서 토해버리고 말죠.->그리고 히키코모리 행.
구애니-수험 실패로 급이 떨어지는 학교에 진학하면서 자괴감과 피해망상으로 히키코모리 행.
...다른 건 몰라도 가장 맘에 안 드는 설정 변경이었죠. 준이 한층 더 한심해졌기 때문에요.
그리고 신쿠 또한 구애니의 대표적인 피해자입니다. '정크 발언+트로이멘츠에서 스이킨토 동정심 버프'로 인기에서 밀릴 뿐만 아니라 안티 여론까지 생겨나게 되죠.
뭐, 스토리 설명은 자세하게 할 재간이 없네요. 보신분 아니면 이해하기 힘들겁니다.
5. 신 애니메이션
1화를 어제 봤어요. 봤는데...구판 스토리를 한 화 안에 오밀조밀하게 요약해 두었더군요. 솔직히 원작을 봐도 어지러울 정도인데, 원작을 안 본 사람은 '뭐 어쩌라고'싶을 정도입니다. 이럴 꺼면 구판 스토리를 요약 안 하는게 나을 정도라고 생각됩니다. 아니면 차라리 1쿨 분량으로 구판 스토리를 따로 애니화 시키거나요.
그리고 인형의 비례가 상당히 기괴합니다. 설정상 로젠 메이든은 약 5~7세 정도의 어린아이 체격입니다. 옙, 근데 작화를 보면 인형을 8등신에 가깝게 그려놓았어요. 그래서 인형하고 인간하고 같이 있는 신을 보면 이루 말할 수 없는 기묘함이 느껴지지요...작은 체구를 주위에 어울리게 그리는 게 꽤 힘든 일이긴 한데 좀 아쉬운 부분입니다.
사실 피치-핏 작품의 특징 중 하나가 '불친절한 설명'입니다. 작중에서 제대로 세계관이나 설정에 대해서 설명을 하지를 않아요. 심지어 스토리 조차도. 이야기의 초점이 그런 세세한 스토리 진행에 맞춰지는 작품은 아니기 때문에 단점으로서 부각되는 건 아니지만요.
뭐...시작 부터 불안불안하긴 합니다만. 한 때 정말 좋아했고 지금도 추억삼아 꺼내 읽는 작품이니 만큼 기대는 해보고 있습니다. 뭐, 신연재판은 아직 국내에 출간이 안된지라(다음 주 중 나온다고 합니다) 스토리도 확인할 겸 해서 말이죠.
난잡한 글이 되었습니다만. 읽어주신 분께 감사드립니다.
햄스햄스햄스터
4 댓글
대왕고래
2013-07-07 08:38:12
로젠메이든은 알고만 있었는데, 주인공이 여러모로 orz스럽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림 잘그리는게 뭐가 나쁘다고!!!
그나저나 1화가... 완전 압축... 이해는 확실히 힘들만도 하겠어요.
햄스터
2013-07-07 14:22:26
그림도 그림이거니와 '여성적'인 취미나 취향이 문제가 되었다는 느낌이죠. 학창시절에 책상에 앉아서 여자 그림 그리는 '남자'애는 뭔가 흔히 '기분 나쁘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은 느낌일려나요.
마드리갈
2013-07-07 14:25:57
오랜만에 오셨어요!!
앞으로도 포럼을 자주 이용해 주셨으면 해요. 언제든지 환영해요.
로젠메이든 1화를 중간쯤 봤는데 왜 이렇게 혼란스러운가 싶었더니 이런 전말이 있었군요. 굉장히 이해하기 힘들었고, 좀 무섭기까지 했는데 역시...저는 로젠메이든이라는 작품을 이거로 처음 접하거든요.
원작을 읽고 애니를 보는 편이 더 좋으려나요?
햄스터
2013-07-07 14:33:04
1화가 구판 요약한다고 좀 엉망이 되긴 했는데, 사실 구판 안 보고 앞으로 나올 애니만 봐도 이해는 될거에요.
뭐, 구판도 신장판으로 리뉴얼 되서 국내에 박스셋도 출시했겠다. 한 번 봐보는 것도 나쁘진 않죠. 그림이나 이야기나 하나같이 예뻐서 정말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