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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로 이름짓기

마키, 2023-04-17 00:10:38

조회 수
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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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는 애니메이션 로고 패러디 사이트를 통해 만든 것.)



우선은 개인적으로 제 외국어 말장난의 최고 걸작이라 생각하는 타이틀, 本物語(발음은 혼모노가타리) 입니다.?

예전에 운영하던 네이버 블로그에서 책에 대한 이야기를 쓰기위해 즉석에서 지은 카테고리명이었죠.


발음 그대로 하면 " 모노가타리", 일본어로 책(本) 이야기 라는 의미가 되죠.


그리고 로고에서 짐작하시겠지만 사실 이 작명법은 니시오 이신의 소설 "이야기 시리즈"의 패러디로 이것을 주제 한 글자와 이야기(物語, 모노가타리)의 앞글자 "物"을 붙여서 "○모노" 라고 읽는 이야기 시리즈의 작명법에서 따와 이 타이틀을 시리즈의 작명법대로 읽으면 "혼모노 가타리". 가짜 이야기라는 의미의 니세모노가타리(偽物語)와 대비되는 "진짜(本物) 이야기" 라는 또 다른 의미가 되죠.




꽤 오래전에 지었지만 개인적으로 멋있는 이름이라 자평하는 "루비크 헤르차노(Rubik Hertzano)"


성인 루비크는 루빅스 큐브의 발명가인 헝가리인 "루비크 에르뇌(Rubik Ernő)"에서, 이름인 헤르차노는 보드게임 루미큐브(Rummikub)의 발명가인 루마니아계 유대인 "에프라임 헤르차노(Ephraim Hertzano)"에서 각각 따온 이름이네요. 유래가 유래다보니 취미이자 특기도 이 두가지로 설정되어 있구요.



그 외에는 외국어 작명의 연습을 겸해 12 마녀 이야기 라고, 12개월에서 따온 이름을 가진 마녀들의 이야기를 꽤 전부터 구상하고 있었죠.

이름은 모두 해당하는 월이나 관련된 단어 등에서 따온다는 컨셉이었는데 구성원의 과반수가 설정은 커녕 이름조차 없는 등 빈 구멍 투성이로 방치되고 있네요(...)



1월 마녀: 나머지 11명과 계약해 마녀로 만든 장난끼 많고 변덕스러운 마녀.

정체를 감추기위해 여러가지 가명을 돌려 쓴다는 설정으로 설정해둔 가명 중 하나는 "에넬라(Enela)".

스페인어로 1월을 뜻하는 "에네로(Enero)"를 적당히 여성인명스러운 어감으로 고친 단어네요.


생각해둔 또 다른 가명은 "나토리 타마코(名取多摩子)".

성은 버추얼 유튜버 "나토리 사나(名取さな)"에서, 이름은 도쿄도의 지명 "타마(多摩)"에 여자아이처럼 보이게 子(코)를 붙여서 타마코.

다른 세계(?)에선 사쿠라가오카 고등학교 동아리 "자유로운 취미동맹"의 (명목상) 부장이라는 설정으로 등장하네요.



3월 마녀: 축제를 좋아해 늘 인간세상에 섞여 축제를 즐기는 활발한 마녀. "마치 마르토네(March Martone)".?

이름은 영어로 3월을 의미하는 마치(March)에 에스페란토로 3월을 뜻하는 마르토(Marto)를 여성인명스러운 어감으로 고친 단어.

3월이라는 이름은 에스페란토 쪽에서, 축제를 좋아한다는 성격은 마치의 다른 의미인 행진 쪽에서 따온 설정이네요.



4월 마녀: 인간을 싫어해 외딴 곳에 떨어져 사는 조용한 마녀, "에이프릴 베스나(April Vesna)".

이름은 영어로 4월을 의미하는 에이프릴(April)과 슬라브어로 봄을 의미하는 베스나(Vesna/весна).

개인적으로는 슬라브어 발음을 좋아하다보니 꽤 예쁜 이름이라는 느낌이라 마음에 들어하는 이름이네요.



7월 마녀: 마도구 상점 주인 역할인 "줄리아 포추니카(Julia Fortunica)".

이름은 여성인명 줄리아로, 단어의 어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고전 라틴어 "율리우스(IVLIVS)"이고, 여기서 파생된 단어 중 하나가 7월을 의미하는 줄라이(July)니까 7월 마녀라는 설정입니다. 포추니카(Fortunica)는 행운을 의미하는 포춘(fortune)을 적당히 여성인명스럽게 고친 단어네요. 개인적으로는 발음이 개성적인(?) 느낌이라 꽤 마음에 들어하는 이름입니다.

직업은 마도구 상점 주인으로 띠로 제자를 한명 두고 있고, 가지치기로 이곳저곳 다른 세계에 등장한다는 설정의 캐릭터.



12월 마녀: 대형 사고로 북극 마을에서 추방된 산타의 손녀 "노엘 크리스마스(Noel Christmas)".

이름은 프랑스어(Noël)와 영어로 모두 성탄절(Christmas). 산타의 손녀로 북극 마을에서 대형 사고를 치고 추방되어, 11개월은 평범한 인간의 몸으로 살고, 성탄절이 낀 12월 한달만 본래의 힘이 돌아와 마법을 쓸 수 있다는 설정.




이외에도 작명에 참고하려고 단어장 하나를 텀블벅에서 크라우드 펀딩으로 후원했는데 예상외로 제작에 시간이 걸려서 5월에 받는다는 소식만 왔네요.


마키
東京タワーコレクターズ
ありったけの東京タワーグッズを集めるだけの変人。

6 댓글

Lester

2023-04-17 00:47:43

확실히 설정 중에서 가장 짓기 쉽고 기억과 애착이 많이 남는 게 "이름"이죠. 이름만 멋들어지게 있어도 (특히 의미를 많이 담았다면) 뭔가 그것 자체로도 존재감이 대단하고. 그래서인지 저는 이름 자체는 데스노트에 적고도 남을 정도로(...) 많이 있고 저마다 대략적인 배경은 있으나, 안타깝게도 이들 모두를 주연급으로 끌어올릴 만한 개성은 없더군요. 또한 잘 만든 캐릭터라도 이를 뒷받침할 배경과 사건이 적절하게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새삼 설정놀음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깨닫고 있습니다.


덧붙여 퍼스트 네임에 관해서만큼은 저는 BehindTheName(링크)을 굉장히 애용합니다. 영어를 비롯한 서양권 이름에 치중하긴 했지만 그 서양권 문화들이 모두 라틴어에서 비롯된만큼 어원이나 분포도는 꽤나 자세히 등재된 상태입니다. 하위 사이트로 성씨를 다룬 페이지(링크)도 있지만 성씨야말로 더더욱 무궁무진해서인지 교과서적인 성씨(-son 같은 계열) 위주라는 게 좀 아쉽습니다. 성씨에 대해서만큼은 FamilyEducation(링크) 등 특정 국가 + surname 조합으로 검색하는 게 더 좋은 결과가 나올 듯합니다.

마키

2023-04-21 17:53:12

저는 개인적으로 같은 한자의 다른 발음을 쓰는 발음을 좋아하네요.

(가령 심해深海라 쓰고 읽는 법은 훈독으로 후카미, 의미는 음독 신카이와 똑같은 깊은 바다)

그외에도 일본인인데 러시아 인명인 아냐 라던가 하는 국적 불명의 기묘한 이름 짓기도 취향이구요.


일본어 이외의 외국어 인명은 그렇게 자주 짓는 편은 아니지만 만든다면 소개해주신 사이트는 꼭 참고해볼게요.

마드리갈

2023-04-17 13:59:37

혼모노가타리는 역시 자부하실 만해요!! 처음에 보고 니시오 이신이 이야기 시리즈의 신작을 냈나 하고 착각했을 정도. 책 이야기이자 진짜 이야기라는 중의적인 의미에 정말 감탄했어요.

12 마녀 이야기도 구상하시는군요. 만드신 마녀의 이름도 참 좋네요. 에이프릴 베스나가 가장 인상적으로 와닿고 부르고 싶어지는 이름이예요.


폴리포닉 월드 프로젝트의 하위프로젝트인 캐릭터설정에 기반한 제 소설 코마키 린 시리즈에서는 주인공 코마키 린(小牧凛)의 로마자 표기가 린이 Rin이 아니라 Lynn. 그래서 코마키 린의 로마자 표기는 Lynn Komaki가 되어요(폴리포닉 월드를 배경으로 한 소설 코마키 린 시리즈 참조). 영어권에서 Lynn은 대부분의 경우 여성명으로 쓰이지만 드물게 남성명으로도 쓰이는 것이고, 주인공 코마키 린은 신체도 성정체성도 여성의 것이지만 성염색체상으로는 XY인 완전 안드로겐 불응증(Complete Androgen Insensitivity Syndrome)의 남성인 희소한 사례이죠. 이 증상은 남성 100,000명당 2-5명 정도의 확률로 태어난다고 알려져 있어요. 게다가 린(凛)이라는 한자도 늠름하다는 뜻을 가지면서도 발음이 부드러워서 일본에서는 여성명으로 잘 쓰이는 것이기도 하죠.

마키

2023-04-21 17:47:02

반쯤은 얻어걸린거긴 하지만 원래부터 책 이야기를 하고싶어서 만든 카테고리라 제목이 책 이야기 였죠.

진짜 이야기 라는 중의적인 제목은 짓고보니 "어 이거 이렇게도 해석되네?" 하고 만들어진거네요.

개인적으로 슬라브어 발음을 좋아하다보니 에이프릴 베스나는 개인적으로도 예쁜 이름이라 생각하네요.


그러고보면 린이라는 이름을 쓰는 캐릭터는 아이돌 마스터 신데렐라 걸즈의 시부야 린과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의 토오사카 린이 떠오르는데 둘 다 늠름이라는 이름의 뜻에 걸맞게 중성적인 면이 많은 캐릭터네요.

SiteOwner

2023-04-22 13:59:53

혼모노가타리...바로 보고 전율이 느껴졌습니다. 책 이야기이자 진짜 이야기...

역시 최고의 걸작이라고 자부하실만하다는 걸 바로 느꼈습니다.


에프라임이라는 이름은 저도 좋아합니다. 독일에서 결성된 음악그룹 런던보이즈의 영국인 멤버 애덤 에프라임같은 사례도 있고 하다 보니 상당히 멋있게 느껴집니다(한국에서 인기있었던 독일 팝의 추억 참조). 이름의 유래도 구약성서 창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유서깊은 이름입니다.

1, 3, 4, 7, 12월의 마녀 이름도 정하셨군요. 저는 3월의 마녀 마치 마르토네에 시선이 고정되었습니다.

마르토네라는 성씨가 이탈리아풍으로 들려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좋아하는 국가에 이탈리아가 있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라틴어라든지 이탈리아의 풍토와 음악이라든지 등등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이탈리아풍 감각이 확실히 다가옵니다.

마키

2023-05-03 00:46:38

진짜 이야기 쪽 해석은 반쯤 얻어걸린거긴 하지만 이 말장난이 성립한다는걸 처음 알고 스스로도 놀랐네요.


여자아이 처럼 보이게 만든 이름이긴 해도 개인적으로도 이국적이면서도 예쁜 이름이라 좋아하네요. 개인적으로도 배워볼까 생각하는 언어가 에스페란토다보니 더 그렇네요. 언어의 베이스가 인도유럽어족이다보니 말씀하신 대로 유럽 어느 국가의 언어 처럼 보인다고 느끼실 수 있겠네요.


나름 재치있게(?) 짓는다곤 했는데 이렇게 놓고 보니 이국적인 언어와 뉘앙스라 그렇지 대부분 겹말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라면 특징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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