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to content
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노인비하 발언에 대한 어느 남매의 본의아닌 예견

마드리갈, 2023-07-31 22:30:28

조회 수
132

요즘 워낙 비하발언이 넘치다 보니 유구한 레파토리인 노인비하는 충격적이라는 생각도 들지 않네요.

그런데 오늘의 보도는 신기하네요. 결과적으로 저도 오빠도 묘하게 본의아니게 예견을 해 버렸으니까요.


그럼 이번에는 문제의 발언.

“미래 짧은 분들이...” 野혁신위장, 투표권 두고 노인 비하 논란, 2023년 7월 31일 조선일보 기사


골자는 이러해요.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7월 30일에 열린 청년세대 좌담회에서 남은 기대수명에 따라 청년과 노인의 투표권 경중을 달리하는 게 합리적인데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1인 1표 선거권이 있으니까 그렇게 못한다는 것인데...


우선 기대여명에 따라서 권리의 경중을 달리하자는 시각.

이건 이미 2022년 10월 6일에 쓴 제 글인 재산비례형 벌금제는 과연 정의로울까에 등장하는 재산비례형 벌금제의 맹점 비판을 위해 세워본 논리인 것이죠. 여기에서는 기대여명에 따른 죄책의 경중을 논했다 보니 예의 발언에서처럼 권리의 경중을 말한 것과는 다르지만 기대여명을 가치판단의 척도로 사용한 데에서는 논리구조가 동일해요. 저 논리대로 할 것 같으면 아예 존재한 적도 없는 허무인(虚無人)의 권리는 최대가 되어야 하고 기대여명을 크게 뛰어넘은 초장수자의 권리는 박탈되어야 한다는 결론도 도출가능해요. 그래서 진보계열 정당에는 특히 유령당원이 많았던 것이고, 자유와 평등을 말하면서 차별을 묵인할 조건이 갖추어진다면 얼마든지 차별을 정당화하는 자들이 이상할 정도로 넘쳐나는 거네요. 2021년 11월 10일에 쓴 미국의 이상한 인종차별 담론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제하의 글에서 제기한 질문인 "당신은 특정조건하에서 인종차별을 묵인하실 것입니까?" 에서 인종을 세대라고 바꿔써도 여전히 그 질문도 대답도 유효해져 있어요.


그리고 여전히 반복되는 노인폄하 사태의 이유.

그건 이미 오빠의 2021년 11월 29일 작성글인 "저학력 빈곤층 고령층" 비하 발언과 포벨 이야기에 잘 나타나 있어요.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의 발언인 "실제로 윤석열 지지자들은 대부분 저학력 빈곤층과 고령층" 은 "일반론적 해석" 에 근거하고 있었거든요. 그 해석 자체가 틀렸다는 가치판단은 하고 있지 않은 채 그것을 전제로 하는 일반론적 해석의 결과가 특정계층 차별과 비하. 그러니 그들은 멸시해도 되는 사람들이죠. 하긴 뭐 고학력 부유층과 청년층에도 잘해준 적은 없었지만요.

그러니까 개천에서 용이 나면 안된다느니 개천에는 가재 붕어 개구리도 있어야 한다느니 그러죠. 일반론이잖아요. 그러니 계속 반복되는 것이죠. 일말의 문제의식도 없이 일반론 탓만 하면 되는 것이죠.


생각나서 찾아본 게 있어요.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웹사이트에 통계청 장래인구추계를 근간으로 한 행정구역별 부양비 및 노령화지수 자료가 있어요. 이걸 소개해 드릴께요(사이트 바로가기).


여기서 노령화지수, 즉 65세 이상인 노인의 인구수를 0-14세 범위의 유소년인구수로 나누어서 100을 곱한 지수를 보면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이죠.

2023년 기준 노령화지수의 1위는 전라남도(237.3), 2위는 경상북도(232.6), 3위는 강원도(229.1), 4위는 부산광역시(223.4), 5위는 전라북도(221.9). 이렇게 5개 시도가 이 지수가 200을 넘어요. 즉 이 시도에서는 노인 인구가 유소년 인구의 2배를 넘는다는 이야기. 1위가 전라남도이고 5위가 전라북도라는 것을 눈여겨봐야겠네요.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거예요.



올해 100번째 생일을 맞은 헨리 키신저(Henry Kissinger, 1923년생)가 한국인이 아니라는 게 천만다행일 거예요.

독일 출신으로 미국의 외교정책을 이끌어온데다 지금도 현역 저술가이자 멘토인 그가 한국인이었다면 누군가가 "조국을 배신하고 미 제국주의에 부역한 천하의 반동역적패당" 운운했을테니까요. 그리고 "한국에 태어났으면" 제하의 씁쓸한 블랙유머를 더 연명시켰을지도 모를 일이고.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2 댓글

대왕고래

2023-08-06 23:38:41

저렇게 말하는 사람은 본인이 늙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본인이 늙었을 때도 저 말대로 행동할 수 있다면 그렇게 말하든지 말든지 싶지만... (어차피 저 말 한마디로 갑자기 노인들이 박해받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질 거 같지도 않고요)

마드리갈

2023-08-07 00:12:04

최소한 그렇게 생각했을지도 모르죠. 자세한 건 그 사람이 아니라서 알 수 없겠지만...

그런데 이 사건에서 확실해진 것은 있어요. 차별의식을 담고 있는 사람은 어떻게든 마각을 드러내지만 그게 부끄러우면 참 편리하게 숨는다고 말이죠. 문제가 커지니까 자신의 아들이 중학생이었을 당시에 말했다는 것을 방패삼는 것은 어떻게 봐야 할지.


그런데 이게 그냥 이대로 끝날 것 같지는 않네요. 앞으로 또 벌어질 일이 착실히 대기열에 채워지는 모양이더라구요.

Board Menu

목록

Page 25 / 295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SiteOwner 2024-09-06 171
공지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SiteOwner 2024-03-28 174
공지

타 커뮤니티 언급에 대한 규제안내

SiteOwner 2024-03-05 200
공지

2023년 국내외 주요 사건을 돌아볼까요? 작성중

10
마드리갈 2023-12-30 362
공지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

612
마드리갈 2020-02-20 3865
공지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

2
  • file
마드리갈 2018-07-02 1003
공지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

2
SiteOwner 2013-08-14 5975
공지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하네카와츠바사 2013-07-08 6598
공지

오류보고 접수창구

107
마드리갈 2013-02-25 12092
5418

애니적 망상 외전 8 - 운석으로 만들어진 화살촉

2
  • file
마드리갈 2023-08-03 114
5417

어린이 물놀이안전을 위한 샌들 바이바이(サンダルバイバイ)

  • file
마드리갈 2023-08-02 122
5416

최근 불쾌했던 이야기들

3
국내산라이츄 2023-08-01 142
5415

4일간 쉬고 나서 시작하는 8월

SiteOwner 2023-08-01 118
5414

노인비하 발언에 대한 어느 남매의 본의아닌 예견

2
마드리갈 2023-07-31 132
5413

일요일 밤의 이것저것.

마드리갈 2023-07-30 124
5412

북한폰트 범람에 대한 극언(極言)

2
SiteOwner 2023-07-29 306
5411

전시작전통제권에 대한 그들의 시각이 분명했으면...

2
SiteOwner 2023-07-28 136
5410

6.25 전쟁의 정전 70주년, 남북은 이렇게 달랐다

2
  • file
SiteOwner 2023-07-27 135
5409

장마 끝 폭우

2
SiteOwner 2023-07-26 113
5408

조용하다면 조용한 여름밤과 음악 한 곡

마드리갈 2023-07-25 122
5407

용융염원자로가 역시 정답이다!!

2
마드리갈 2023-07-24 119
5406

인상적인 애니 극중가(劇中歌) 몇 가지

2
마드리갈 2023-07-23 124
5405

코로나에 걸렸습니다

4
대왕고래 2023-07-22 151
5404

이솝우화의 여러 판본에서 생각할만한 것

2
SiteOwner 2023-07-21 119
5403

예외는 가능한 한 안 만드는 게 좋습니다

2
SiteOwner 2023-07-20 123
5402

사흘이 꽤 빠르게 흘러갔군요.

6
시어하트어택 2023-07-19 168
5401

"정당한 영장에 대한 불체포특권 포기결의" 의 의미

5
마드리갈 2023-07-18 136
5400

국내 일반열차의 이틀 연속 운휴는 초유의 일이었죠

3
마드리갈 2023-07-17 125
5399

플레이스테이션 등신대 파우치

4
  • file
마키 2023-07-16 167

Polyphonic World Forum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