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도시와 언리쉬드가 그것입니다. 둘 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모바일 게임이지요. 전자는 카카오 플랫폼의 미스테리 소설 게임이고, 후자는 단독형의 tcg 게임입니다.
둘 다 출시 전부터 여러 팬들에게 주목을 받았습니다. 회색도시는 한 때 모바일 게임에서 큰 인기를 끈 방탈출 게임 '검은방 시리즈' 의 제작진이 만들었다는 소식, 최소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베테랑 성우진이 출연했다는 소식으로 주목받았지요. (강수진, 양정화, 김승준, 김영선, 최한, 표영재, 장광 등 대표 캐릭터만 해도 열 손가락은 넘어가는 쟁쟁한 성우들입니다.) 언리쉬드는 국내 심의의 한계에 도전한 듯한 아슬아슬한 일러스트를 만질 수 있다는 시스템, 기존 카드 게임 시스템의 뽑기, 강한 카드의 조합으로 간단하게 끝내는 전투라는 틀을 깬 과감함이 주목받았습니다. (뽑기 시스템은 없고, 전투는 강약 구분없이 다양하게 조합해 전략적으로 운용해야 하지요.)
회색도시는 미스테리 스릴러라는 광고에 걸맞는 비주얼 노벨 게임입니다. 텍스트를 읽으며 사건을 따라가고 범인을 추리하지요. 스토리의 전개와 결말은 호불호가 갈리지만, 팬층을 의식한 것 같은 온갖 패러디와 개그는 진지한 사건에 무리없이 잘 녹아들어 있습니다.
캐릭터의 성격과 또다른 메인 요소라 할 수 있는 그림과 음악, 성우의 음성 연기는 상당한 퀄리티로 호평을 받았습니다. 카카오 게임이 가진 특유의악명을 떨친 초대 메시지 시스템은 게임 일러스트를 수집할 수 있는 부가적 요소로만 활용된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받았고요.
언리쉬드는 카피라이트가 신사들의 tcg였을 정도로 겉으로 보기엔 오타쿠적 패러디 개그와 아슬아슬한 수위의 일러스트가 점철되어있습니다. 막상 들어가면 광고한 시스템이 불편할 사람들을 배려한 옵션이 있고, 게이머의 도전욕구를 자극하는 난이도와 수려한 일러스트들로 시간을 들여 게임을 끌어가는 rpg 장르의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장점 못지 않게 단점도 큽니다. 회색도시는 스토리 하나를 진행하는데 필요한 미션이 평균 세 개인데, 이 때마다 하루치 할당량에 비례하는 아이템의 사용을 요구합니다. 아이템이 재충전되는 시간이 거진 24시간이니, 맥이 끊기지 않고 한번에 쭉 감상하는 걸 원한다면 유료 결제에 손을 대야 하지요. 성우의 연기도 총 4부 구성 중 1부까지만 무료로 제공하고, 그 뒤부터는 1만원 상당의 유료 결제를 해야 끝까지 음성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는 출시 당시 시장에 따른 새로운 마케팅이다 vs 유료 결제 유도가 너무 심하다는 대립으로 이어진 적이 있습니다.
언리쉬드의 경우도 비슷합니다. 기존 카드 게임과 다른 시스템으로 가다보니, 원하는 카드를 얻고, 스토리를 진행할 수 있을 정도로 키우기 위해선 반복작업이 필수적인 지속적 게임 플레이가 필요합니다. 이는 간단히 할 게임을 원하는 초보자에겐 높은 난이도와 함께 큰 벽으로 다가옵니다. 또한 전체적인 오타쿠적 패러디와 일부 선정성 높은 일러스트는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겐 극단적인 부담을 지웁니다.
이런저런 평가가 엇갈리지만, 공통적으로 기존 시스템을 바탕으로 범람하던 양산형 게임에 지친 사람들은 해볼만한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좀 더 빠르게, 효율적으로 하고 싶은 사람들은 기꺼이 돈을 투자하는 모습도 보이고요. 개발진들도 게임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유저와 소통하며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습니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만드는 게임보다, 유저와 개발진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게임이 시장을 이끄는 형태가 되길 바라며, 간략하게 추천글을 적었습니다.
돈많은 백수가 되고 싶다
1 댓글
대왕고래
2013-08-30 01:34:21
둘 다 접해본 적은 없는 게임이네요.
언리쉬드는... 설명만 듣고서는 게임할 때마다 뒤에서 누가 보고 있을까가 신경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가 요즘 접하고 있는 게임은 이상한 던전 시리즈. 관련 글도 적었죠.;;
레벨의 의미가 없는 턴제 RPG 게임입니다. 다만 가면 갈수록 난이도가 많이 높아진다는 게 문제점...;;;
(그렇지 않은 시리즈도 존재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