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to content
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한반도 천동설" 이라는 말의 충격

SiteOwner, 2024-05-10 20:48:41

조회 수
135

오늘 읽은 언론의 칼럼에서 "한반도 천동설" 이라는 충격적인 표현을 접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대해서 반박도 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예의 칼럼을 소개하니 읽어 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우리나라는 남북관계에 매몰되어 시각이 극도로 좁아진데다 국제사회의 동향에 대한 업데이트도 안된 세계관으로 세계를 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일본에 대한 고정관념은 번번이 깨지고 있고 국제사회에서의 위상 자체가 비약적으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사실 냉정하게 보면 국력에 비해 우리나라의 국제적인 위상이 높았다는 메리트가 사라지고, 그동안 저평가되었던 일본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지체가 "한반도 천동설" 이라는 용어로 묘사되는 것에는 충격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이미 전근대의 과학수준에서도 반박당해 논파된 그 천동설같은 세계관에 비견될 정도로 이렇게 시대정신(Zeitgeist)이 떨어져 버린 것입니다.

일본에서 간혹 쓰이는 한국비하용어 중 특정아시아(特定アジア)라는 것이 있는데 그 용어를 어떤 몰지각한 일본인들의 편견으로만 치부할 수 있는지는 솔직히 자신이 없습니다. 그리고 충분히 사어가 될 수 있었던 그 말의 생명력은 우리나라가 연장시켜 가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 정책결정권자들은 얼마나 인식하고 있을까요. 보수는 친일몰이를 당할까봐 말을 못할 것이 분명한 반면 진보는 의회의 절대다수를 차지했으니 그들의 반일 혐일 스탠스가 정당성을 얻었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니까 더 나아질 가능성은 봉쇄당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SiteOwner

Founder and Owner of Polyphonic World

2 댓글

Lester

2024-05-12 22:45:05

국민들이 속된 말로 '국뽕(애국심의 비칭 혹은 멸칭)'에 취하는 건 그러려니 하는데, 정책결정자들이 그러는 건 꽤나 위험하다 싶어요. 아무리 임기직이나 선출직이라지만 그렇게 큰 힘을 갖고도 큰 책임은 지지 않으면 어쩌자는 것인지... 작년인가 재작년인가에 '각자도생'이 키워드였는데 한동안은 금과옥조로 여겨질 것 같습니다. 이러한 세태에 잠깐이라도 비판적 사고를 발휘하려고 하면 비애국자니 비국민이니 하고 마녀사냥을 시작할 것 같으니, 농담 안 하고 조용히 있는 게 답인 것 같기도 해요.

SiteOwner

2024-05-13 13:31:15

일반상식으로는 Lester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큰 힘을 가지면 큰 책임도 져야 하는 것이 합당합니다만, 우리나라에서는 어떻게 되었는지는 몰라도 민족과 정치에 대해서만큼은 그런 상식을 배제하자는 암묵적인 합의라도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표현한다면, 큰 힘을 가졌으니까 책임 따위는 별 것 아니다 하는 사고방식이랄까요? 애석하지만 부정할 근거가 없습니다.


비판이 봉쇄된 사회의 명암은 1940년대의 일본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쟁의 광기에 거의 대부분이 미쳐 돌아가던 일본은 패전후 미군정 체제하에서 고강도의 개혁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미군정에서는 일본이 그렇게 미쳐돌아간 것에 대해 비판적 사고력을 지닌 지식인층이 부족하다고 판단해서 기존의 제국대학을 포함하여 도도부현(都道府県)마다 최소 1개 이상의 국공립대학을 설립하도록 추진하는 한편 일본 또한 미국의 경영학자 에드워드 데밍(Edward Deming, 1900-1993)을 초빙하여 일본의 경제와 산업시스템을 대개혁하고 이것이 이후 메이드 인 재팬(Made in Japan)이 고품질로 여겨지는 계기로 발전하게 됩니다. 그렇게 일본은 1940년대에 비판이 봉쇄된 사회의 폐해로 망했다가 다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만, 우리나라에는 이런 기회가 올지 사실 의문입니다. 사실 와도 보기좋게 걷어차겠지요.

러시아의 속담 하나가 떠오릅니다. "당신은 전쟁에 관심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전쟁은 당신에 관심이 있다." 

Board Menu

목록

Page 11 / 295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SiteOwner 2024-09-06 168
공지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SiteOwner 2024-03-28 172
공지

타 커뮤니티 언급에 대한 규제안내

SiteOwner 2024-03-05 189
공지

2023년 국내외 주요 사건을 돌아볼까요? 작성중

10
마드리갈 2023-12-30 360
공지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

612
마드리갈 2020-02-20 3863
공지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

2
  • file
마드리갈 2018-07-02 1001
공지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

2
SiteOwner 2013-08-14 5973
공지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하네카와츠바사 2013-07-08 6594
공지

오류보고 접수창구

107
마드리갈 2013-02-25 12088
5695

남아프리카의 탈석탄, 갈 길이 멀다

마드리갈 2024-05-21 117
5694

낮은 덥고, 밤은 춥고...

4
마드리갈 2024-05-20 157
5693

진보주의의 덫 4. 삶과 죽음의 해체주의와 그 안쪽

SiteOwner 2024-05-19 112
5692

원칩 챌린지의 참극 - 혐오스러운 이미지 주의!!

2
  • file
마드리갈 2024-05-18 127
5691

사쿠라 트릭 - 욕설이라도 일본어는 검열되지 않는다

2
SiteOwner 2024-05-17 126
5690

의외로 전문직 종사자가 보이스피싱에 당하는 이유

2
마드리갈 2024-05-16 129
5689

라우지 아미(Lousy Army)로 대표되는 아랍 각국의 군대

2
  • file
SiteOwner 2024-05-15 128
5688

다시 돌아온 휴일을 앞두고 몇 가지.

2
SiteOwner 2024-05-14 117
5687

러시아 국방장관의 세대교체

마드리갈 2024-05-13 109
5686

F-4 팬텀 전폭기의 고별비행

3
SiteOwner 2024-05-12 126
5685

진보주의의 덫 3. 구성주의가 배태한 이중성

2
SiteOwner 2024-05-11 127
5684

"한반도 천동설" 이라는 말의 충격

2
SiteOwner 2024-05-10 135
5683

로또와 소소한 행복

4
마드리갈 2024-05-09 141
5682

80년만에 발견된 발광달팽이, 2024년의 연체동물에 등극

2
  • file
마드리갈 2024-05-08 119
5681

절약과 폴리포닉 월드

4
마드리갈 2024-05-07 138
5680

해저케이블, 중국만 빼고

5
  • update
마드리갈 2024-05-06 126
5679

시민단체에 대한 경험담 및 몇몇 이야기

마드리갈 2024-05-05 109
5678

경계의 기준으로서의 지형

4
SiteOwner 2024-05-04 146
5677

테러리스트를 옹호하는 그들의 운명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2
SiteOwner 2024-05-03 110
5676

평화누리특별자치도?

4
  • file
SiteOwner 2024-05-02 181

Polyphonic World Forum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