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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속에서 봤던 한국언론의 미래상

마드리갈, 2024-06-15 16:37:17

조회 수
46

요즘은 대체로 숙면을 취하는 터라 꿈을 꿀 기회가 거의 없어요.
그런데 수일전에 이례적으로 꿈을 꿨어요. 그리고 이게 한국언론의 미래상을 보여주는 것같이 생생히 기억나는 터라 지금도 잊혀지지 않고 있어서 포럼에 소개해 보기로 했어요.

꿈속에서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으로 뉴스사이트에 접속하자 그 뉴스사이트 제호든 기사든 모두 물음표로만 나와 있어요. 현재 국내언론에서 횡행하고 있는 버즈피드(BuzzFeed) 스타일의 퀴즈식 내지는 낚시성 기사제목도 아니고 그냥 물음표만 있는. 일단 여기에서부터 뒷목을 잡게 되네요. 게다가 클릭한다고 해서 정보가 제대로 나오는 것도 아니고 결제창이 뜨네요. 뉴스사이트의 이름이나 기사를 읽기 위해서는 다운로드 가능한 컨텐츠(Downloadable Content, DLC)를 구매해야 한다고. 
아직 이런 비즈니스모델을 표방하는 뉴스사이트는 본 적이 없지만, 완전히 황당무계하다고도 치부할 수 없을 것 같네요. 아예 물음표만으로 되어 있으니 독자가 모든 것을 완벽히 추론해 내야 해요. 일단 이것이 무슨 웹사이트이고 또한 무엇이 게재되어 있을지도. 그리고 그 가격은 모조리 독자의 몫이죠. 게다가 언론사는 독자를 낚았으면서도 독자를 현혹시킬만한 어떠한 문언적인 표현도 제공하지 않았으니 법적인 책임도 완전히 면할 수 있게 되었어요.

2020년대가 끝나기 전에 정말 이런 뉴스사이트가 태어나는 게 아닌가 싶고, 그때가 되면 정말 무슨 일이 일어날지가 기대되네요. 요즘 워낙 이상한 일이 많이 일어나니 지금 시각에서 보면 말이 안될 것같은 일이 미래에도 그렇게 남아 있을지...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4 댓글

Lester

2024-06-16 11:13:57

당장은 아니겠지만 분명히 그런 세상이 올 거라 생각해요.


일단 말씀하신 DLC 같은 유료가 아니어도 사람들의 심리적 구입 장벽을 낮추면서 구입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구조가 있으니, 바로 일일 퀘스트(약칭 일퀘)입니다. "오늘 뭐뭐 하면 재화 증정" 같은 문구 말이죠. 즉 댓글 달기라거나 광고 조회 같은 언론사에게 유익한 짓거리를 해야만 비로소 기본적인 기사가 '해금unlocked'되는 구조가 아닐까 싶습니다.


혹은 그냥 옛날 전화번호부처럼 앞에는 광고가 한가득이고 진짜 중요한 정보는 뒤에 깨알같이, 그것도 사진도 없이 글자만 나열되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지금 종이 신문의 경우 판매를 위해 중요한 정보가 1면을 차지하지만, 온라인에서는 이미 온갖 자극적이고 혼란스런 썸네일 낚시로 사람들을 꾈 수 있으니...


사이버펑크에서는 기업과 정부가 일반인들을 통제 및 착취하는 그림이 많이 그려지는데, 앞서 말한 기업에는 당연히 언론사도 포함됩니다. 대개 사이버펑크에서 나오는 거대하고 화려한 광고판들은 지나친 상업주의와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시각적인 요소에만 치중해서 진실을 숨기는 매스 미디어에 대한 비판이기도 합니다. 사이버펑크물에서 속보방송이 나오긴 해도 사람들이 굳이 뉴스를 찾아서 보는 장면이 매우 드문 것은 그 때문이죠. 아니면 굳이 찾아서 봐도 '종말이 도래했다' 같은 쓰잘데없는 이야기만 나올 뿐이고.


갈수록 개인의 판단능력이 중요해지네요. 이것은 그런 능력을 지닌 사람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길조일까요, 아니면 우매한 다수의 군중심리가 세상을 장악할 거라는 흉조일까요.

마드리갈

2024-06-16 11:50:46

말씀하신 일일 퀘스트, 그것도 그것대로 끔찍하네요. 제 꿈에 나온 "DLC부터 구매하세요" 보다는 정도가 덜하지만. 그러고 보니 과거의 전화번호부도 앞부분은 광고로 채워져 있는 등 현재의 뉴스사이트나 다름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었네요. 역시 기술수준이 낮은 시대에는 낮은대로, 높은 시대에는 높은대로...


개인에게 계속 무엇인가를 요구하는 것은 저는 흉조라고 봐요. 사실 개인 레벨의 판단능력에는 엄연히 한계가 았거든요. 저 또한 관심있는 영역에 대해서는 대체 어떻게 아는가 싶을 정도로 지식을 축적해 둔 반면 그렇지 않은 영역에 대해서는 일반인의 평균적인 수준에도 못 미칠 정도로 모자란 면도 있으니...

폴리포닉 월드의 기저에 존재하는 "개인에게 무엇을 묻기보다는 시스템적으로 해결한다" 라는 사고방식은 현실세계와 더욱 멀어지고 있네요. 현실세계가 더욱 못한 방향으로...

Lester

2024-06-16 12:33:04

"개인에게 무엇을 묻기보다는 시스템적으로 해결한다"는 현대화 및 고도화된 사회이기에 더더욱 힘들지 않을까 싶어요. 서양이야 예로부터 개인주의와 자유주의였고 동양 또한 (북한과 중국 같은 막장 국가들을 제외하면) 공동체주의에서 서서히 벗어나 서양처럼 변하고 있는데, 이런 단합력 부족이 결국 시스템에 여러가지 폐해를 끼치는 게 아닐까 싶거든요. 당장 생각나는 것으로는 포퓰리즘에 대한 기대(ex. 재난지원금), 낭비가 심한 체제에 대한 불신(ex. 요즘 대한민국 국군, 대다수의 예산낭비) 등이 있겠네요.


폴리포닉의 흐름에 대해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말씀하신 것이 가능하려면 결국 독재자, 하다못해 철인이 등장해야 할 것 같네요. 즉 폴리포닉의 경우는 처음부터 제도가 완벽하게 자리잡혀서 현재 시점까지 이어진 것이니 폐해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지만, 현실에서는 이미 벌어진 과거와 역사를 부정할 수는 없으니 굉장히 힘들겠죠. 등장하는 순간 엄청난 반발과 혁명이 벌어질 테니까요. 그것도 혁명세력이 다시 독재를 하든 안 하든 말이죠.


제 생각으로는 아마 '저런 일이 벌어지는 것 자체가 누구든지 독재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라고 판단하기에 혁명 혹은 그에 준하는 소요 사태나 집회-시위마저도 부정적으로 보는 게 아닐까 싶어요. 막말로 '네가 독재했는데 나라고 못할 게 뭐냐'라는 거죠. 그래서 독재자들이 정권을 잡으면 대대적인 숙청을 벌이는 것 같네요. 안 그러면 군인 황제 시대 꼴이 날 테니.


아니면 말씀하신 시스템적인 해결은 '시스템에 기여하는 자만을 위해서 작동한다'는 원리 하에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꽤나 극단적이지만 앞서 언급한 사이버펑크가 그런 식이거든요. 즉 생산 및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는 중산층까지만 시민 취급하고 준 중산층 이하는 포기하는... 물론 폴리포닉에서 소개된 것처럼 기술개발이나 합리적인 체계를 활용하면 엄청난 비용을 절약할 수 있겠지만, 하필 그것을 추진해야 할 사람들이 CEO마냥 임기 동안의 성과에 목을 매야 하는 입장이라는 게 폴리포닉과 현실의 가장 큰 괴리일지도 모릅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제 생각이고, 폴리포닉은 그에 대한 안배도 이미 마련되어 있으리라 믿습니다. 주제넘은 생각을 적었을 뿐이니 괘념치 않으시길 바라겠습니다.

마드리갈

2024-06-17 11:10:52

이 사안에 대해서는 오늘 오후에 따로 글을 써서 답변드리도록 할께요.

주제넘다고 그렇게 자학하실 필요도 없으니 그 점에 대해서는 걱정하시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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