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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대표하는 전자제품 및 컨텐츠기업 소니(SONY)가 일본 4대 출판메이저의 하나인 카도카와(KADOKAWA)의 필두주주가 될 것임이 알려졌어요. 2025년 1월 7일에 카도카와가 실시할 예정인 신규발행주식 제3자할당분을 소니가 500억엔 내외의 규모로 인수하게 되면, 소니가 보유한 카도카와의 주식은 현재의 2.1% 규모에서 10% 규모로 급증하게 되어요. 이미 세계 4대 음반메이저이자 플레이스테이션(PlayStation)으로 대표되는 게임콘솔 및 컨텐츠의 발행사로서 입지가 탄탄한 소니와 여러 지적재산을 다수 소유한 카도카와가 공동으로 영상화 및 해외전개를 추진할 예정이예요. 아울러 카도카와 산하의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니코니코동화(ニコニコ動画)를 이용한 신인 아티스트 발굴 등으로도 활동영역을 대폭 넓힐 것이 예상되고 있어요.
언론보도는 이하에 소개된 2건을 참조하시면 되어요.
("소니-카도카와 연합", 애니업계에 닥쳐오는 격진, 2024년 11월 26일 동양경제온라인 기사, 일본어)
(소니그룹, 카도카와의 필주주주로 500억엔 출자, 지적재산 해외전개, 2024년 12월 19일 지지통신 기사, 일본어)
사실 두 회사의 협력은 수년전부터 추진되어 온 것이고 그룹본부차원은 물론 그룹자회사간에도 출자비율을 대폭 늘리는 등 협력을 강화하고 있어요. 게다가 소니에는 산하의 애니메이션 기획제작기업 애니플렉스(アニプレックス, ANIPLEX)라든지 A-1 픽쳐스 및 클로버웍스(CloverWorks) 등의 유력한 제작스튜디오도 산하에 두고 있다 보니 일단 애니산업에서의 경쟁력은 충분하지만 문제는 지적재산을 창출하는 능력만은 없다는 것. 물론 리코리스 리코일(リコリス・リコイル) 같은 애니플렉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도 있지만 한 분기 방영분인 13화 정도의 애니를 만드려면 5억엔-10억엔 정도를 투자해야 하지만 원작팬이 없다 보니, 거칠게 말하자면 "만들어놓고 흥행시켜야 하는 부담" 을 구조적으로 안고 있어서 투자회수가 매우 힘든 단점이 있기도 해요. 망하면 그냥 답이 없는 것이죠. 이를테면 연속적으로 수준높은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을 내놓았지만 상업적인 성공을 별로 거두지 못하여 존속에 위기가 왔던 애니제작사 P.A.Works 같은 사례도 있으니까요.
반면에, 만화나 라이트노벨 같은 것은 애니나 게임에 비해서 제작비가 압도적으로 저렴하고 대량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 보니 집적이익(集積利益)의 창출에 아주 적합하고, 연결매상고 기준으로 정렬할 경우 연매출 2천억엔 이상의 카도카와와 코단샤(講談社) 및 연매출 1천억엔 이상의 슈에이샤(集英社) 및 쇼가쿠칸(小学館)으로 대표되는 4대 출판메이저는 이 면에서 소니에 비해 특히 유리한 점이 있어요. 그렇지만 문제는 애니메이션 프로듀서들이 각종 만화잡지와의 관련성 구축에 사활을 걸다 보니 프로듀싱의 자유도가 낮아지는데다 그런 출판사들도 대히트할 수 있는 원작이 안정되게 공급된다는 보장이 없는 것은 매한가지예요. 애니플렉스 주관의 귀멸의 칼날(鬼滅の刃) 같은 대작이 늘 있는 것만도 아니라는 것이 그 증거.
이런 문제를 혁명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소니와 카도카와의 제휴라는 것이죠. 그런 체제가 구축되면 원작에서 애니의 전세계 방영까지 사실상의 수직계열화가 달성되니까 이것만으로도 애니업계는 놀라울 정도로 격변할 수 있어요.
사실 애니기획사 중 이미 앞서나간 곳이 토호(東宝). 영상업계의 전통의 강자인 토호는 산하에 일본내 매출 1위의 영화관체인인 토호시네마즈(TOHOシネマズ)를 운영하고 있는데다 인기있는 원작에 기반한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僕のヒーローアカデミア), 하이큐(ハイキュー!!), 주술회전(呪術廻戦), 스파이패밀리(SPY×FAMILY) 등을 연이어 대히트시키면서 시장을 재편하고 있어요. 물론 이런 토호라고 해서 고민이 없는 것도 아니고 역시 소니와 마찬가지로 지적재산 자체가 부족한 문제가 있어서 반다이남코홀딩스(バンダイナムコホールディングス)와 자본제휴를 시작한 상태에 있어요. 또한 토호 내부에서도 "장래적으로는 소니가 영상 스트리밍 관련으로도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싶은 게 아닌가" 라는 우려가 나왔는데 이번에 소니가 카도카와를 인수하게 되면서 토호는 그 우려했던 상황의 현실화에 크게 당한 것이죠.
카도카와와 경쟁하는 다른 출판메이저들도 물론 만만치는 않아요. 슈에이샤의 경우 점프계열(ジャンプ系)로 대표되는 만화잡지가 매번 히트작을 내고 있는 등 지적재산 공급능력은 절대적으로 좋은 편이고 코단샤 또한 그게 슈에이샤를 앞서는 매출로 이미 증명하고 있는 상태. 그래서 이번의 동향에 대해 그다지 고평가하지 않는 움직임도 있긴 하지만 요즘 애니 제작사의 만성적인 노동력 부족 등의 문제가 심각해지는 이상 이번의 결정이 가져올 여파는 겨로 작지 않을 듯해요. 특히 소니가 애니메이션 크리에이터 육성계획 및 제작전용 소프트웨어의 개발 등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천명한만큼 그 변화가 역시 없을 것이라고 평가절하할 수도 없을 거예요.
이제 어떻게든지 격변을 마주해야 할 일본의 컨텐츠업계에 소니와 카도카와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요.
그리고, 토호와의 경쟁 속에서 얼마나 굉장한 것들이 나와 줄지 기대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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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댓글
대왕고래
2024-12-24 02:26:39
소니와 카도카와... 카도카와가 더 커지게 되는걸까요?
아무튼 앞으로 지켜볼 일이네요.
마드리갈
2024-12-24 02:45:04
질문의 취지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고민을 했어요.
"카도카와가 더 커지게 되는" 을 두 기업 중 카도카와가 소니를 앞선다는 의미로 해석한다면, 규모에서 소니가 압승인데다 역전의 가능성 자체가 없어요. 소니그룹의 연매출은 2023년 3월말 기준으로 11조엔을 넘는 반면 카도카와는 동일시점 기준에서 2500억엔을 넘는데다 소니는 전자제품 완제품 및 부품 제조판매, 게임, 음악, 영상 등의 미디어 발행, 금융, 보험, 화학 등에 걸쳐 있는 글로벌기업인 반면 카도카와는 출판을 중핵으로 하는 미디어사업인데다 사업의 주요영역도 일본국내에 한정되어 있다 보니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카도카와가 소니를 매출에서 앞설 가능성은 언급할 것조차 아니예요.
카도카와가 더 이익을 본다는 의미로 다르게 해석한다고 할 경우는 아직은 속단하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글로벌기업인 소니 쪽이 보다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쉬운데다 출판시장 자체가 포화도가 이미 크다 보니 이익창출의 규모에서 보면 소니가 카도카와에 앞서기 쉽겠죠. 하지만 그렇게 제휴하지 않으면 카도카와의 매출은 근본적으로 늘지 않는데다, 비록 카도카와에서 얻는 이득이 소니의 것에 비해 적더라도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매출액 규모가 차이가 천양지차니까 카도카와의 매출이나 이익의 신장률이 소니의 것보다 확실히 클 수 있을 거예요.
이렇게 의미를 나누어서 해석해 봤어요. 이해에 도움이 되었으면 해요.
대왕고래
2024-12-24 03:06:58
카도카와에 이득이 되는지에 대한, 그러니까 후자의 의미였어요. 매출에서 이득을 보는 선택이네요, 확실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