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올해 1월 27일에 쓴 검찰 악마화라는 설정이 틀렸습니다. 제하의 글에서 지적된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은 채 그대로 반복되었습니다, 그것도 서로 별개인 두 사안에서. 그러면 어떻게 그들의 설정이 틀려 버렸는지를 보겠습니다.
첫째 패착은 그렇게 악마화하던 검찰이 그들의 소망대로 행동하도록 촉구한 것입니다.
이에 대한 뉴스를 2건 소개해 보겠습니다.
민주 “검찰, 尹 구속취소 즉시 항고해야… 탄핵심판과는 무관” (2025년 3월 7일 조선비즈)
법원 '공수처 수사권에 의문의 여지' 지적했는데… 검찰 탓만 하는 野 (2025년 3월 8일 조선일보)
늘 검찰을 공격하기에 바쁜데 검찰이 더불어민주당의 주장을 들어줄 리가 만무합니다. 좋은 말로도 상대방에 부탁하더라도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는 게 상식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그리고 애초에 검찰이란 누구의 입장을 들어줘야 할 의무가 있는 그런 기관이 아니니 더 이상의 논의는 불필요하지 않겠습니까.
둘째 패착은 그렇게 금과옥조로 떠받드는 RE100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사실상 시인한 데에 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을 방문하여 북극항로 개촉의 의지를 밝혔고 부산시당우위원장 또한 정부 차원에서 진행되어야 할 국가과제라고 입장을 밝힌 것.
이 언론보도에 전말이 나와 있으니 참고하셔도 좋습니다.
'북극항로' 띄우러 부산 간 이재명…산은 이전 요구엔 "검토하겠다" (2025년 3월 7일 머니투데이)
RE100이란 재생에너지 100퍼센트(Renewable Energy 100%)의 영어약칭으로 영국의 환경단체인 클라이미트그룹(Climate Group)이 발안한 전력, 냉난방 및 교통에 필요한 에너지를 전면적으로 재생에너지만으로 조달하자는 운동입니다. 그런데 북극항로는 어느 계절이든 북빙양 표면에서 얼음이 줄어들어 계절에 상관없이 항해가 가능해지면서 이용가능성이 열린 지구온난화의 소산입니다. 물론 그 항로를 다니는 선박의 동력원 또한 그 운동에서 상정하는 100% 재생에너지는 전혀 아닙니다. 대양을 항행하는 선박의 연료는 대체로 마린디젤(Marine Diesel)이라 불리는 경유계통의 것도 있고 벙커C유나 마주트(Mazut/영어, Мазут/러시아어) 등의 중유(重油, Heavy Fuel Oil)가 쓰이는데다 아예 배기가스 자체가 없는 원자력쇄빙선은 소련의 발명품으로 소련 해체 이후에도 그 소련을 계승한 러시아 이외에는 건조든 운용이든 다른 사례가 전혀 없습니다. 완전전기동력을 이용한 선박은 실험중이지만 대양을 장거리항행할 정도의 수준은 못 됩니다.
결국 다른 것 없습니다.
그렇게 주워섬기던 RE100이라는 게 사실은 중요하지 않으니 이럴 때는 설정이 틀려버렸는데도 자각이 없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그 정당의 설정은 매번 틀릴 것이고 자각도 없이 들이미는 일이 횡행하겠지요.
그런데 이 사회가 자정능력을 발휘할지는 별로 기대하지 않습니다. 실망하고 싶지 않은 소시민의 방어기제가 작용하니 어쩔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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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ster
2025-03-11 00:28:06
사실 상식이라고 배우는 삼권분립을 생각해보면 사법부가 자기들 뜻대로 판결을 안 내린다고 비판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죠. 물론 기나긴 독재정치 기간 동안 국가보안법이니 뭐니 하면서 탄압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이제 2년 뒤면 1987년 체제가 40주년을 맞이하는 때 아니겠습니까? 그런데도 계속 검찰을 악마화하는 이유를 도저히 모르겠단 말이죠. 통일도 시간이 너무 흘렀다보니 '남 주긴 아깝다'는 실리적인 이유로 포기하지 못하는 소극적인 상태인데, 언제까지 '자기들 위주의 민주화'를 외칠 것인지...
RE100에 대해서는 까맣게 잊어버려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근래 '우클릭'이랍시고 K-엔비디아(예전에 제가 포럼에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 참고) 허황된 소리를 하는 걸 보면, 미국 대선 직전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처럼 아무 말이나 내뱉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유튜브의 몇몇 분석 영상에서도 '이렇게 지나친 PC가 도리어 미국 유권자들에게 불안감을 심어줬고 그것이 트럼프 대승으로 이어진 것이다'라고 하는데, 이재명의 이런 종잡을 수 없는 행보 또한 비슷하게 흘러갈지도 모릅니다. 다만 우리나라의 공동체주의 특성상 미국처럼 '나는 내 뜻대로 지지하겠다'가 아니라 '저 멍청한 상대편을 계몽시키든지 말려죽이든지 해야 한다' 하는 오지랖이 심하기 때문에, 미국과는 조금 다른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르겠네요.
SiteOwner
2025-03-12 00:27:15
그들이 검찰을 악마화하면서도 그 이유를 말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럴수록 그 원인이 되는 사안이 추잡하다는 게 드러나니 정확히는 입이 있어도 말을 못하는 것입니다. 이미 2009년부터 이어진 그 역사는 2020년에도 반복되어, 피해호소인이라는 해괴한 표현까지 등장했고 그 사건의 피해자는 이후 "나는 피해호소인이 아닙니다" 라는 제목의 책을 발간하여 그 추악한 범죄의 실상을 폭로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저러는 것을 보니 정말 학습능력이 없는가 봅니다. 그러니 이번에도 틀린 설정을 꾸역꾸역 들이밀다가 자가당착에 빠지는 것입니다. 그것도 필연적으로.
결국 그런 것입니다. 그렇게 좋은 정책이면 그들이 집권했을 때 일사천리로 진행했으면 될 것을 안 했으니 결과적으로 그들의 정책이니 슬로건이니 하는 건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한자리 해먹는다" 에 천착한, 그것도 과거의 운동권 시절에 소비된 젊었을 때에의 보상심리에 사로잡힌. 욕망 자체가 나쁜 건 아니니 솔직해졌으면 좋겠습니다만, 과연 될까요.
한국의 집단주의는 더욱 큰 파국으로의 지름길을 열기도 딱 좋습니다. 예상하신대로 미국과는 조금 다른, 어쩌면 그것을 넘은 상황이 벌어질 공산도 매우 커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