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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항등식이 성립할 수 없는 4가지 이유

마드리갈, 2025-03-12 23:17:33

조회 수
95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1946년생)가 미국 대통령으로서의 2번째 임기를 시작하면서 전방위적 무역전쟁이 발생하고 있어요. 특히 그는 관세(関税, Tariff)라는 말을 매우 사랑하고 있고 동맹국이든 적성국이든 예외없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관세를 회피하고 싶으면 미국 국내에 투자하여 미국에서 생산하라고 주장하고 있어요. 저는 여기에서 트럼프의 항등식(Trump's Algebraic Identity)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냈어요.

트럼프의 항등식이란 이거예요. 미국의 무역액이 곧 미국의 수출액이자 미국의 흑자액이 되는 등식.
영어로 정리해보면 이렇게 되어요. 
(US International Trade) = (US Exports) = (US Surplus)

이것에 대해 저는 4가지 이유에서 불가능하다고 봤어요.
이렇게 요약가능하겠죠. 시간부족, 미국의 자본시장, 국제관계의 영속성 및 트럼프 본인이 그 이유라고.

1번째 쟁점인 시간부족부터 볼께요.
사실 미국은 자원부국이긴 하지만 모든 천연자원을 예외없이 자체조달할 수 있을만큼 풍부하지도 않아요. 석탄과 천연가스는 상당히 많은 편이지만 그 이외의 광물자원에 대해서는 많은 양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요. 당장 석유조차도 에너지 다소비 사회인 구조상 국내수요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수입해야 하는 상황인데 사실 이건 지구의 내부를 완전히 다 파악한 것도 아니니 새로운 광상(鉱床, Deposit)이 어디에 있는지를 찾아내는가에 따라 확연히 달라질 수도 있어요. 그런데 그게 트럼프의 잔여임기중에 탐사가 완료되고 상업적인 채굴이 시작되어 미국이 수입을 전혀 안해도 될만큼 충분히 공급될 수 있을까요? 이미 1월 20일부터 새 임기가 진행된 이상 이제 남은 시간은 3년 10개월 남짓은데 어림도 없어요. 게다가 민간에서 추진하더라도 혁명적으로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보장이 없고 정부에서 추진하기에는 현재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중인 마당에 이런 일을 밀어붙일 여력이 있을지도 의문이구요.

2번째 쟁점인 미국의 자본시장은 구체적으로는 이런 문제로 귀결되어요.
미국은 저축률이 낮고 전국민의 60% 이상이 주식투자를 하는 나라. 조금 다르게 표현해 볼까요? 미국의 주식시장은 미국인들의 주요 자산운용수단이다 보니 이 시장이 얼마나 믿음직한가에 따라 미국인들의 소비능력이 결정되어요.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의 관세정책 혼란은 자본시장을 크게 교란하고 있어서 미국인들의 소비력을 크게 잠식할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하기 쉬워요. 부동산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주식은 별로 많지 않은 트럼프의 자산 포트폴리오상 이런 자본시장의 급변은 문제가 안되겠지만 다른 사람들은 달라요. 당장 그의 최측근인 일론 머스크(Elon Musk, 1971년생)부터 그의 회사 테슬라(Tesla)의 주가급락으로 자산평가액이 줄어드는 판이니 이미 더 볼 것도 없어요.

3번째 쟁점인 국제관계의 영속성은 이미 미국에 불리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어요.
이전에 비판해 왔던 미국의 대외정책의 문제점인 동맹국에 가혹하고 적성국에 유화적인 태도는 전혀 개선되지 않은 채로 더욱 심각해지고 있어요. 트럼프의 임기동안에는 유지되겠지만 문제는 차기대통령부터 발생해요. 트럼프 시대의 정책을 유지하면 미국은 확실히 고립되고 바꾸면 그 대가를 어떻게 감당할지가 문제가 되는데다 제3의 선택지 따위는 없어요. 게다가 역사에는, 어느 정도의 이득은 봤지만 결국 신뢰를 얻지 못해 고립되고 말아버린데다 국력도 국제적인 위상도 대거 하락한 영국의 균형자외교라는 사례가 있는데 미국이라고 해서 딱히 달라질 게 있는지는 현재로서는 보이지 않아요.

4번째 쟁점은 절대로 변경이 불가능한 트럼프 본인의 속성이 문제.
이해타산에 매우 밝고 협상의 귀재로도 불리는 그의 속성상 손해가 일어날 것이 확정적인 상황을 어떻게든지 마구잡이로 밀어붙일 가능성이 없어요. 최근의 관세문제에 대해서도 캐나다에 대한 고율의 관세를 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취약한 석유에 대해서는 예외로 했다든지 예고했다가 철회했다든지 등등의 상황으로도 충분히 예측이 되어요.

이렇게 4가지 이유가 있으니 트럼프의 항등식은 절대로 성립할 수 없고, 미국은 경제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큰 타격을 입겠죠. 그리고 그의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은 미래에 성립할 거예요. 그 슬로건의 전제는 미국이 위대하지 않게 되어 버린 상황에 빠졌다는 것인데, 그가 그렇게 만들어가니 그 구호를 실현시킬 대통령은 최소한 그는 아닐 거예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2 댓글

대왕고래

2025-03-23 01:01:22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고 나서는 매일매일 논란만 일어나고 있더라고요.
아무리 생각해도 미국 여론을 막장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거 같은데...

마드리갈

2025-03-23 14:56:48

자신은 계속 성공해 왔고 도중에 위기가 있어도 극복해 왔으니 자신이 절대로 옳다고 확신하는 것이죠. 그러니 입을 열면 늘 논란이 일어나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을 거예요. 문제는 이런 트럼프가 미친놈이라서 이러는 게 아니라는 데에 있어요. 미쳤다면 정신이 어떻게 되었다고 탓할 수 있지만 트럼프는 놀라울 정도로 일관성 있는 사람이니까요. 물론 그게 정의롭거나 올바르다는 보장은 전혀 없지만요.


트럼프의 정신세계에 대해서는 제25대 미국 대통령이었던 윌리엄 맥킨리(William McKinley, 1843-1901)를 알면 이해되는 부분이 꽤 있어요. 맥킨리는 정치적으로는 19세기말에서 20세기초에 걸친 임기 동안 1898년의 미서전쟁을 승리로 이끌어서 미주와 동아시아에서 스페인 식민제국을 완전히 내쫓았음은 스페인으로부터는 푸에르토리코를 할양받고 1900년에는 하와이를 복속시켜 미국령으로 만드는 등의 활발한 정복활동으로 오늘날 미국영토의 외연을 만든 인물이기도 하고, 경제적으로는 산업혁명의 후발주자이자 세계의 변방이었던 미국을 당대의 세계최강국인 영국과 비견될만큼 강국으로 이끈 지도자이기도 했어요. 그 맥킨리 시대의 대호황 때에 이루어진 정책이 바로 1897년에 단행된 딩글리관세(Dingley Tariff)였고, 시행 첫해에 관세율이 52%를 기록하는 한편 맥킨리 사후인 1909년에 폐지될 때까지 평균 관세율이 47% 정도에 달했어요. 그리고 그 딩글리관세는 그가 하원의원이었던 1890년에 추진했다가 자신의 실각을 초래해 버렸던 관세율 38-49.5% 범위의 맥킨리관세(McKinley Tariff)를 자신이 대통령이 된 이후에 기어이 부활시킨 것이기도 했어요. 맥킨리가 "관세의 나폴레옹" 이라 불렸던 것과 트럼프가 "관세라는 말은 가장 아름답다" 라고 말한 것은 이렇게까지 닮아 있어요.


이 맥킨리는 일단 1900년의 재선에는 성공했는데 그 이듬해인 1901년에 암살당하고 말았어요. 트럼프는 대선 도중에 암살미수사건을 겪기도 했어요. 그러니 트럼프는 맥킨리의 못다 이룬 꿈을 자신이 실현시킨다는 복안을 지니고 그 신념을 관철시키기 위해 그의 역량을 총동원하는 듯해요. 사실 이런 움직임은 북미에서 가장 높은 산의 이름을 맥킨리로 되돌린 데에 있어요. 100년 전 지도로 보는 세계 5. 제정러시아 및 소련편(하)에서 언급되었던 그 맥킨리산은 오바마 정부 당시인 2015년에 디날리로 개명되었는데 트럼프는 취임하면서부터 바로 그 산의 개명부터 강행했어요. 이것은 적어도 그에게는 맥킨리를 잇는다는 정통성의 확보 및 오바마-바이든 시대의 잔영 청산을 모두 달성할 묘안이었던 것이죠.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이오지마에 상륙하여 성조기를 게양한 미군 사진을 철거한 것도 의외로 이 기조와 이어져 있어요. 북방원주민 부족의 이름으로 개명된 산 이름을 부정하고 맥킨리를 내세운 그가 나바호 인디언부족이 성조기를 게양하는 성스러운 장면에 있는 건 용납하지 못하겠다는. 올해의 사진 - 성조기의 수호자 도널드 트럼프 제하의 글에 전재된 사진의 의미가 무색해지는 상황이지만, 이렇게 연결해 보며 그의 사고회로를 이해할 수는 있어요. 동의는 못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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