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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1946년생)가 미국 대통령으로서의 2번째 임기를 시작하면서 전방위적 무역전쟁이 발생하고 있어요. 특히 그는 관세(関税, Tariff)라는 말을 매우 사랑하고 있고 동맹국이든 적성국이든 예외없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관세를 회피하고 싶으면 미국 국내에 투자하여 미국에서 생산하라고 주장하고 있어요. 저는 여기에서 트럼프의 항등식(Trump's Algebraic Identity)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냈어요.
트럼프의 항등식이란 이거예요. 미국의 무역액이 곧 미국의 수출액이자 미국의 흑자액이 되는 등식.
영어로 정리해보면 이렇게 되어요.
(US International Trade) = (US Exports) = (US Surplus)
이것에 대해 저는 4가지 이유에서 불가능하다고 봤어요.
이렇게 요약가능하겠죠. 시간부족, 미국의 자본시장, 국제관계의 영속성 및 트럼프 본인이 그 이유라고.
1번째 쟁점인 시간부족부터 볼께요.
사실 미국은 자원부국이긴 하지만 모든 천연자원을 예외없이 자체조달할 수 있을만큼 풍부하지도 않아요. 석탄과 천연가스는 상당히 많은 편이지만 그 이외의 광물자원에 대해서는 많은 양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요. 당장 석유조차도 에너지 다소비 사회인 구조상 국내수요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수입해야 하는 상황인데 사실 이건 지구의 내부를 완전히 다 파악한 것도 아니니 새로운 광상(鉱床, Deposit)이 어디에 있는지를 찾아내는가에 따라 확연히 달라질 수도 있어요. 그런데 그게 트럼프의 잔여임기중에 탐사가 완료되고 상업적인 채굴이 시작되어 미국이 수입을 전혀 안해도 될만큼 충분히 공급될 수 있을까요? 이미 1월 20일부터 새 임기가 진행된 이상 이제 남은 시간은 3년 10개월 남짓은데 어림도 없어요. 게다가 민간에서 추진하더라도 혁명적으로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보장이 없고 정부에서 추진하기에는 현재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중인 마당에 이런 일을 밀어붙일 여력이 있을지도 의문이구요.
2번째 쟁점인 미국의 자본시장은 구체적으로는 이런 문제로 귀결되어요.
미국은 저축률이 낮고 전국민의 60% 이상이 주식투자를 하는 나라. 조금 다르게 표현해 볼까요? 미국의 주식시장은 미국인들의 주요 자산운용수단이다 보니 이 시장이 얼마나 믿음직한가에 따라 미국인들의 소비능력이 결정되어요.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의 관세정책 혼란은 자본시장을 크게 교란하고 있어서 미국인들의 소비력을 크게 잠식할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하기 쉬워요. 부동산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주식은 별로 많지 않은 트럼프의 자산 포트폴리오상 이런 자본시장의 급변은 문제가 안되겠지만 다른 사람들은 달라요. 당장 그의 최측근인 일론 머스크(Elon Musk, 1971년생)부터 그의 회사 테슬라(Tesla)의 주가급락으로 자산평가액이 줄어드는 판이니 이미 더 볼 것도 없어요.
3번째 쟁점인 국제관계의 영속성은 이미 미국에 불리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어요.
이전에 비판해 왔던 미국의 대외정책의 문제점인 동맹국에 가혹하고 적성국에 유화적인 태도는 전혀 개선되지 않은 채로 더욱 심각해지고 있어요. 트럼프의 임기동안에는 유지되겠지만 문제는 차기대통령부터 발생해요. 트럼프 시대의 정책을 유지하면 미국은 확실히 고립되고 바꾸면 그 대가를 어떻게 감당할지가 문제가 되는데다 제3의 선택지 따위는 없어요. 게다가 역사에는, 어느 정도의 이득은 봤지만 결국 신뢰를 얻지 못해 고립되고 말아버린데다 국력도 국제적인 위상도 대거 하락한 영국의 균형자외교라는 사례가 있는데 미국이라고 해서 딱히 달라질 게 있는지는 현재로서는 보이지 않아요.
4번째 쟁점은 절대로 변경이 불가능한 트럼프 본인의 속성이 문제.
이해타산에 매우 밝고 협상의 귀재로도 불리는 그의 속성상 손해가 일어날 것이 확정적인 상황을 어떻게든지 마구잡이로 밀어붙일 가능성이 없어요. 최근의 관세문제에 대해서도 캐나다에 대한 고율의 관세를 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취약한 석유에 대해서는 예외로 했다든지 예고했다가 철회했다든지 등등의 상황으로도 충분히 예측이 되어요.
이렇게 4가지 이유가 있으니 트럼프의 항등식은 절대로 성립할 수 없고, 미국은 경제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큰 타격을 입겠죠. 그리고 그의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은 미래에 성립할 거예요. 그 슬로건의 전제는 미국이 위대하지 않게 되어 버린 상황에 빠졌다는 것인데, 그가 그렇게 만들어가니 그 구호를 실현시킬 대통령은 최소한 그는 아닐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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