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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전파할 수 없는 재미

하네카와츠바사, 2014-03-20 21:26:45

조회 수
143

네이버에서 연재되는 웹툰 중에 '덴마'라는 게 있습니다. 수 년 전부터 재미있게 보는 작품이고, 참으로 보기 드문 작품이라 남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기도 합니다만, 사실 작품 자체의 특성상 남들에게 추천하기에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우선 분량... 오늘 나온 분량까지 치면 총 661화 분량이 나왔습니다. 중간에 약간 예외도 있긴 했지만 어쨌든 주 3회 연재로 220주, 그러니까 4년 넘게 연재되어 온 만화입니다. 첫 화에 비해 요즘 연재되는 분량이 좀 줄긴 했지만 그래도 보통 양이 아닙니다. 물론 이걸 단행본으로 묶는다고 하면 생각보다 부담되는 분량은 아닙니다만... 매 화를 클릭해서 화면을 통해 봐야 하는 웹툰이라는 매체의 특성상, 부담되는 건 사실이죠.


그리고, 내용. 사실 분량보다도 이게 더 큰 걸림돌이 됩니다. 같은 사이트에서 연재되는 '가우스 전자' 같은 경우에는 매 편이 옴니버스식 구성이고, 어느 편을 봐도 비슷하게 짤막한 웃음을 제공해 줍니다. 그래서 어느 편을 봐도 가우스 전자는 재미있게 볼 수 있고, 중간부터 봐도 별 무리 없이 작품의 팬이 될 수 있습니다. 근데 이 덴마 같은 경우에는 큰 스토리를 가진 에피소드들이 여러 편에 걸쳐 연재되고, 또 과거의 이야기가 현재에도 영향을 주게 됩니다. 이러다 보니 중간부터 본 사람은 '이게 뭔 소리야?'하게 되고, 처음부터 인내심을 가지고 읽어야 합니다. 그리고 한 번에 몰아서 읽다 보면 세세한 내용을 기억하지 못해서 과거의 복선이 현재에 회수되어도 그게 회수된 건지도 모를 경우도 있습니다.


현재의 덴마의 팬으로서 이 만화의 제일 큰 강점으로 꼽고 싶은 점이 있다면 단연 거대한 설정 속에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이야기와, 일부러 보여주려고 티를 내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복선 회수 능력입니다. 근데, 이러한 장점들은 한두편을 읽어본다고 느껴지는 장점이 아니고, 또 주의깊게 내용을 세세하게 체크하지 않으면 알아보기 힘든 장점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도 작품이 나오고 다음 편이 나오는 사이 기간에 최신화를 체크하고, 또 지난 내용을 간간히 읽어보면서 머릿속으로 정리하고 하면서 새롭게 드러나는 내용을 보고 감탄하고는 합니다. 그런데 이런 '노력'이 필요한 행위를 저야 팬이니 당연하고도 즐겁게 하지만, 이걸 다른 사람에게까지 추천하면서 '읽어보라'고 하기까지는 참 힘듭니다. 더불어, 그렇게 추천해 준 사람이 저와 같은 수준까지 작품을 좋아해 주리라고 기대하기도 힘들죠...


스토리 전체에 걸쳐서 복잡한 비밀이 숨겨져 있고, 그걸 짜임새 있게 풀어내는 시리즈물은 작품 자체의 재미 외에, 팬들끼리 토론하는 재미가 큽니다. 현재 덴마의 댓글란도 그렇게 팬들이 추측하는 댓글이 많은 추천을 받고, 팬카페에서도 추측글이 많이 나오고 있죠. 예전에 '떡밥의 제왕'이라고 불리던 미국 드라마 'LOST''도 마찬가지로 비밀과 복선, 그리고 추측하는 팬덤의 양상을 가지고 있었죠. 이런 작품들은 골수팬은 점점 더 깊숙한 내용으로 파고 들어가고, 한참 진행된 이후로 새로 팬이 유입되는 것이 힘든 경향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근데 어쩌면, 이런 작품을 남의 추천으로 중간에 유입돼서 힘겹게 따라가는 게 아니라 비교적 초기에 매력을 느껴서 제 스스로의 의지로 따라가는 것 자체가 꽤나 행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전 재미있게 보고 있거든요. 혹 포럼 회원분들 중에서도 아직 안 보신 분이 있다면, 전체를 다 보는 건 무리라도 초기 에피소드 중 하나인 '야엘 로드'편만은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이 에피소드만은 설정 몰라도 충분히 감동적입니다.

하네카와츠바사

대강당과 티타임, 아트홀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운영자입니다.

1 댓글

마드리갈

2014-03-21 06:27:57

진입장벽이 높은 작품의 경우는 팬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크게 갈리는 경향이 있어요. 인기를 많이 끌었던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 시리즈도, 그런 장르에 관심이 그다지 없는데다 이해력이나 배경지식 등도 변변치 못해서 저는 그 열풍에서 벗어나 있었어요. 그리고 저는 다른 사람들이 별로 주목하지 않는 마이너 장르, 이를테면 일본에서는 메이저 작가이지만 한국에서는 별로 인기를 끌지 못하는 니시무라 쿄타로의 철도관련 추리소설을 상당히 좋아해요. 이건 일본의 철도시스템을 알지 못하면 이해 자체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으니 역시 진입장벽이 상당히 높은 거예요.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 등에서 느낀 것처럼.


덴마의 야엘 로드편...

그렇군요. 설정을 몰라도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작품의 추천에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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