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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소련의 휘장 모음

호랑이, 2014-04-02 19:18:15

조회 수
422

[ 본 물품은 단순 수집 용도로 사용된 물품입니다. 글 작성자 및 해당 물품과 관련된 모든 사람은 레닌주의 추종자가 아님을 밝힙니다.]

 

Kakao Talk 814cc4b897982364

 

북한 이야기를 보고, 잠깐 생각이 나서 가져왔습니다. 밀리터리를 좋아하는 형님께 드린거라, 형님이 보내주신 인증샷을 가져왔어요.

위에 있는 것은 소련 우다르니크 노동 휘장 수여 증명서. 미사용 증명서를 구입하면서 판매자에게 부탁하여 빈칸을 채웠습니다. 지금 보니 미처 요청하지 못했던 상금이나 도장 등등도 확실하게 적어 주셨네요ㄷㄷㄷ

밑에서, 맨 왼쪽은 소련 우다르니크 노동 휘장. 두번째 파란색은 소련군 체육 검정 2급 휘장. 우표 옆 빨간색은 전 연방 레닌주의 공산주의 청년동맹 휘장. 우표는 전 연방 레닌주의 공산주의 청년동맹 기념우표입니다.

판매자분이 서비스를 넣어주실 때 꼼꼼하게 넣어주셨네요ㅠㅠ 1986년 군 복무를 하던 사람이라면 가지고 있어도 이상할 것 없는 세트입니다.

좀 씁쓸한 일이긴 합니다. 온갖 노력을 하며 겨우 받았던(소련 우다르니크 노동 휘장은 소련 사회 분야에서 특별한 기여를 해야, 전 연방 레닌주의 공산주의 청년동맹 휘장은 사상적/육체적으로 엄격한 시험을 통과해야만 받을 수 있었어요) 증명서와 지금도 반짝이며 빛나고 있는 휘장들이 지금은 그저 배송비포함 구천오백원에 사은품으로 끼워주는 장식품 정도로 가치가 내려갔으니...

 

북한이 붕괴하고 난다면... 여러 가지 사건이 있겠지요. 생각보다 더 힘들 거에요.

여러 큼직끔직한 일들이 벌어지겠다만, 그러한 사건 중에 옛 군인들이 창고에 쌓여 있는 물건을 파는 일도 벌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소련의 늙은 참전용사가 자신이 받은 휘장을 암시장에 헐값으로 팔아넘기고, 그걸 사가지고 간 서방 사람들이 이를 다시 비싼 값에 되팔아 재테크를 하는 일. 진지하게 서방과의 전쟁을 준비하며 미개봉 상태로 쌓아두던 각종 군수물자가 지금은 그저 유희를 위해 거래되고 있는 일.

 

북한이 붕괴한다면 여러 가지 일들이 벌어질 테고, 여러 사람들이 이를 예측하고 있다마는 저는 괜시리 이런 쪽에 더 눈길이 가네요. 1991년에 붕괴한 구 소련의 물품들이 2014년 현재에도 저 멀리 떨어진 한국에 와서 거래되는 걸 보면, 사소한 물품들이 제일 오랫동안 여파를 끼칠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호랑이

Never be without great coffee

4 댓글

마드리갈

2014-04-03 05:19:54

사진에 나온 저런 것들이 한때 누군가에게는 인생의 전부였겠죠. 그런데 발행기관인 소련이 망해버린 지금은 몇몇 컬렉터들의 소장용 아이템이 되었고, 저것에 존경어린 시선을 줄 사람들은 이제 없을 거예요.

그런데 북한의 갖가지 훈장, 배지 등의 것들은 온전히 남기는 할까요? 분노한 주민들이 밟고 던지고 두들겨서 깨버릴 것 같다는 생각도 하고, 돈의 움직임을 잘 읽는 수집상이 손을 쓰기에는 늦어 버리는 일도 많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그런데 그 차원으로 끝나지 않을 것같은 물건도 다수 있어요. 북한제 무기가 판도라의 상자가 되어 버릴 것은 사실상 확정같아요. 러시아에서의 노상시비에 권총이나 자동소총이 등장하는 것을 보니 걱정이 되기도 해요.

호랑이

2014-04-03 22:12:00

누군가에게는 정말 자신의 인생을 전부 던져서 받은 물품일텐데, 그게 지금은 그저 반짝이는 장식품이라니. 참 허망하기도 하지요.

북한의 훈장이나 배지 등도 남기는 남을 거라고 생각해요. 일단 금이나 은 등 귀금속으로 만들어진 것은 그 재료만으로도 가치가 있는지라(북한의 제련기술은 둘째치더라도).. 그리고 가장 오랫동안 남아있었던 독재국가, 70년대에 고정되어 지금까지 남아있는 그 군국주의 생활상의 이미지. 마지막 남은 분단국가라는 상징성 때문에라도 가치는 있을 듯 해요.

나치를 재현하기 위해 지금도 팔리고 있는 동독군 군복처럼, 북한군 군복도 조금만 개조하면 소련 군복을 재현할 수 있다는 것도 한몫하겠지요. 다만 냉전기를 겪었던 소련만큼 강렬한 인상을 주진 못해서 값어치는 좀 많이 떨어지겠어요-_-;;; 지금도 이베이에서 북한군복 세트가 200달러에 팔리고 있습니다. 물론 국내 반입 금지품입니다.

북한제 무기는 엄청난 문제가 될 거에요. 처음에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면... 그 이후는 생각하기도 싫네요.

SiteOwner

2014-04-03 12:30:55

저 구소련 시절의 휘장을 보니 1990년대 후반에 읽었던 어떤 탈북자의 수기를 떠올리고 있습니다.


그 탈북자는 탈북전에는 북한 고위층 집안 출신으로, 북한에서는 출신성분이 좋아서 미래가 보장된 사람이었고, 따라서 김일성의 주체사상에 큰 긍지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해외 각국에서 주체사상을 배우러 오는 유학생도 많다 보니 그 긍지는 절대적이었습니다. 최소한 해외에 나가기 전까지는.

그가 해외에 나가서, 자신을 주체사상의 나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서 왔다고 자랑스럽게 소개했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주체사상은 무엇이며, 또한 그 나라는 어디에 있는 것인지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가 패용하고 있는 김일성 배지에 대해서는, 초콜렛과 바꿀 수 없냐는 말까지 들었습니다. 거칠게 말하자면 엿바꿔먹자는 소리. 그리고 그 주체사상 유학생들의 출신국도 존재감이 미미한 군소국가들이 대부분이었지, 실제로 국제사회에서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을 알게 되자 그 탈북자는 북한의 그러한 체제가 기만에 가득한 것임을 알게 되고 결국 탈북을 실행에 옮겼습니다.

호랑이

2014-04-03 22:16:37

비록 국내라고 할지라도, 여행을 하면 시야가 넓어지지요. 북한은 이동의 자유가 없으니 그 좁은 공간에서 자신과 다른 이들을 비교할 사람이 없었다고 생각해요. 우물 속에서 하늘을 보면 참 좁은 것처럼 느껴지는 것처럼요.

어찌보면 저런 배지는 참 슬픈 물건이네요.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쳐 겨우 얻은 물건이 사실은 그저 빛나는 금속쪼가리일 뿐이라니.

북한이 무너지는 날, 그 안에 있던 사람들이 자신의 인생이 그저 작고 반짝이는 금속판 몇 개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면. 그리고 그 금속판 몇개 때문에 사람의 목숨이 결정되었다는, 너무나도 의미없고, 또 너무나 말도 안되는 그 진실을 알게 된다면 얼마나 허무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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