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이런 말이 있어요.
일본어는 한국어와 어순이 같으니 배우기 쉽다는 통설이 바로 그것인데, 과연 그럴까요?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한국어와의 어순이 반드시 같은 것도 아닌데다 문법, 어휘에서도 차이가 꽤 있어서, 한국어 어휘를 일본어 문법에 대입하면 이미 한국어가 아닌 이상한 번역체 문장이 되기 쉬워요. 게다가 몇몇 어휘를 조심하지 않으면 큰 실수를 하게 되어요.
그래서, 여기에서는 미묘하게 다른 일본어 어휘 몇 가지를 뽑아 봤어요.
1. 애인(愛人)
사랑하는 사람을 흔히 애인이라고 많이 표현하죠. 그것 이외에도 4자성어에 경천애인(敬天愛人), 즉 하늘을 공경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뜻의 것이 있어요. 그래서 이 어휘를 그냥 일본어에 대입하려는 경향도 있는데, 이러면 안돼요. 일본어에서의 愛人(あいじん, 아이진)은 불륜상대라는 뜻이니까요. 즉 사랑하는 사람을 표현할 경우에는 恋人(こいびと, 코이비토, 한국발음 연인)이라고 쓸 것이 필요해요.
2. 약사(薬師)
약사는 약학을 전공하고 자격시험에 합격하여 면허를 취득하여 약품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
그런데 일본어에서는 이러한 사람을 부르는 용어가 따로 있어요. 약제사(薬剤師)라고 써야 해요. 발음은 야쿠자이시(やくざいし). 발음도 주의해 줘야 하는 게 야쿠+자이+시이지 야쿠자+이시가 아니니까요.
그러면 일본어에서의 약사(薬師)는 대체 무엇일까요? 발음에 따라서 용법에 차이가 있어요.
야쿠시(やくし)로 읽으면 불교용어인 약사여래(薬師如来)의 약칭이 되어요.
쿠스시(くすし)는 한의사를 뜻하는 용어.
쿠스리시(くすりし)는 위에서 말한 한의사의 다른 용어이거나, 마법세계를 그린 창작물 등에서 나오는 의료인력 등을 뜻하는 경우로 쓰이기도 해요.
3. 실밥
보통 한국어에서는 실밥이라는 말이 실의 부스러기 및 꿰맨 자국을 통칭하는 어휘로서 쓰이고 있고, 의미는 문맥을 통해서 쉽게 알 수 있어요. 하지만 일본어에서는 두 경우를 나타내는 말이 엄연히 따로 있어서 한국어에서처럼 통하지는 않아요.
실의 부스러기를 말하는 일본어는 糸屑(いとくず, 이토쿠즈). 두번째 한자는 히라가나 또는 카타카나로 대체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꿰맨 자국을 나타내는 일본어는 縫い目(ぬいめ, 누이메). 즉 야구공의 접합부분이든 수술로 꿰맨 곳이든 이렇게 표현되어요.
4. 특공(特攻)
이 어휘는 상당히 조심해야 해요.
첫번째 이유는 태평양전쟁 당시 카미카제 특공대를 나타내는 용어인 점.
두번째 이유는 폭주족 관련 용어이기도 한 점.
특히 특공복(特攻服)이라는 옷은, 폭주족들이 입는, 온갖 요란한 문양이나 문구를 새긴 옷을 뜻하니까요.
이렇게 미묘하게 다른 일본어 어휘를 정리해 보았어요.
또 다른 것들에는 어떤 게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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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하루유키
2015-07-27 00:12:30
아이(愛)나 코이(恋)나 대체로 '사랑'을 뜻하기 때문에 그렇게 알고 또 번역하는 경우가 많은데 Perfume의 Magic of Love의 가사(甘い恋と 愛を描いて)처럼 두 단어가 아예 같이 나올 경우에는 두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하더라구요. 둘다 그냥 '사랑'으로 해버리면 의미가 중복되버리고...
마드리갈
2015-07-27 00:36:32
그 경우는 이렇게 해결가능해요.
愛는 일반적인 의미의 사랑이고, 恋는 대상을 특정한 사랑 및 그리움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이 점에 착안하여 저는 愛를 사랑으로, 恋를 연애로 번역하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어요.
댓글을 보고 노래 한 곡이 생각나서 소개해 드려요.
이노우에 쇼코(井上昌己)의 사랑의 신, 연애의 천사(愛の神様 恋の天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