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본 사람들에는 별별 종류의 인간들이 다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일단 폭력부터 행사했던 어른들이 생각나기에 그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본문에 나오는 일부 어휘 및 저의 이름은 모두 복자처리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사례 1 - 학생의 뒤통수부터 때렸던 교사
연도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대략 1988년 이후로 기억합니다. 확실한 건 국민학생 때였다는 점.
그해 가을이 깊어갈 무렵, 교정 이곳저곳에 심어진 나무는 잎이 한참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방금 떨어진 낙엽을 밟으며, 걷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남교사가 달려와서는 제 뒤통수를 손바닥으로 때리면서, 온갖 입에 못 담을 욕설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야 이 ○○○○야, 청소를 하려면 손으로 똑바로 해야 할 거지 왜 밟고 ○○인가!!"
청소당번도 아니고, 그냥 떨어진 낙엽 위를 걷고 있었던 거라고 말하니 말대답을 한다고 뺨까지 맞았습니다.
그 뒤로는, 그 교사가 제 옆을 지나가면 저는 절대로 인사를 안하고, 들릴 듯 말듯 욕을 하기까지 하였습니다.
사례 2 - 대놓고 학생에게 시비거는 교사
중학교 1학년 때였습니다.
보충수업이라는 것이 시작되었는데, 사실 왜 하는지 모를 정도로 부실한 수업이었습니다. 적당한 문제집을 사서 그걸 해설해 주는 수업이긴 한데 어떤 문제의 배경, 해법 등을 알기 쉽게 해설해 주는 것이 아닌, 반드시 교사가 할 필요도 없는, 아니, 사실 인간이 아니라 구관조에게 시켜도 할만한 수준의 것이었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수업 집중도도 보잘 것이 없었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것은 사회 보충수업 때.
역시 그 시간도 참여율은 바닥을 치고 있었는데, 그 과목을 담당하던 여교사가 무슨 문제를 내길래 제가 정답을 말했습니다.
그 교사는 저를 보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야, 너, 여학생 노트라도 훔쳐봤어?"
질문에 대답한 것이 마치 잘못된 것인양 시비거는 태도에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원래부터 알고 있었는데요, 그러면 안되나요?"
그 교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사례 3. 이름을 불려서 대답했더니 멱살잡힌 사건
고등학교 1학년 때였습니다.
영어시간이었는데, 그 수업을 담당하는 남교사가 저를 호명하여 본문 부분을 읽으라고 하였습니다.
일어나서 읽으려고 하는데, 그 교사가 제 멱살을 잡았습니다.
그리고는 대뜸 한다는 말이, "너, 뭐야? 네가 그 ○○○이라는 학생인 거야?"
반 내부가 술렁였습니다. 게다가 동명이인도 없었던 터라 모두 하나같이, 호명한 이름이 제 이름이라고 증언했습니다.
다행히도 이 사건에 대해서는 사과를 받았고, 이후 영어교재 지원도 많이 받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회상해 보니 별별 사건이 다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게 모두 교내에서 벌어진 사건이라는 게 참 기이하게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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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댓글
카멜
2015-07-28 08:17:28
교사는 정말 중요한 위치에 있는 직업입니다.
어린이와 어른의 경계에 있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만큼.
그 언행이 조심스러워야 하는데. 옛날이야 말할것도 없고 요새도 그런 선생이 있다는게 안타깝죠.
나이많다=나이적은 사람을 맘대로 대해도 된다는 아니니까요.
또 저런사람들이 아예 막장일진은 못 건드려요(...)
SiteOwner
2015-07-28 21:59:01
그렇습니다. 교사는 어린이들이 집안 및 주변환경 이외에서 접하는 첫 어른이니까 교사가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어린이들의 사회화에 큰 영향을 끼치기 마련입니다.
카멜님께서 정말 좋은 것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연장자라는 사실이 연소자를 하대할 권리를 지녔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니까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으니 그게 문제입니다.
학교 교사들이 막장일진을 못 건드리는 것, 사실입니다.
교내흡연을 막는다고 하지만 화장실은 언제나 담배연기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3년 내내.
안샤르베인
2015-07-30 23:36:53
기묘하기 짝이 없는 이야기가 많네요. 잘못한 일도 아닌데 맞은 것부터 시작해서...
정말 세상에는 별별 사람들이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SiteOwner
2015-07-30 23:57:37
어리니까 막 대해도 된다는 생각을 해대니 그게 문제입니다.
요즘 학급붕괴다 교권붕괴 하는데 그게 갑자기 어딘가에서 튀어나온 현상이 아니라 이전부터 있었는데 사회분위기 및 기술의 한계로 인해 드러나기 어려웠던 것이 표면화된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사례 3의 경우는 앞의 두 사례와는 달리 좋게 끝났지만 이게 외모지상주의적 발상에서 나온 사건이라서 씁쓸합니다. 제가 잘 생겼더라면 아무래도 전혀 일어나지 않았을텐데 말이죠...
하루유키
2015-07-31 10:21:18
카멜님과 오너님 말씀대로 교사란 아이들이 처음으로 만나 관계를 맺는 어른이고, 교사와의 교감을 통해 처음으로 세상에 대해 배우는 만큼 교사라는 직업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임무를 가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죽하면 요즘 교권이 위협받고있다는 뉴스 기사가 나올때마다 그동안 과거에 교사가 학생한테 했던 악행을 그대로 돌려받는거다 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더군요. 거기에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영아 폭행사건 같이 요즈음 교사 관련해서 나오는 뉴스를 볼때마다 기분이 미묘합니다.
본내용과는 별개로 요즘은 나이를 무기삼아서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노인 분들도 부쩍 많아진 느낌이더군요. 대중교통에서 자리를 안비켜준다고 욕을 하거나 폭행을 일삼는 사람도 있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입니다...
SiteOwner
2015-07-31 20:01:22
멸사봉공하여 참된 교육자가 되라고 강요할 수도 없고 그럴 수도 없습니다만, 최소한 교사의 지위에 있거나 그 직업을 선택할 사람이라면,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이 교육현장에서 영향을 준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이 정도의 최소한의 직업윤리만 지켜도 오늘날의 교권붕괴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게다가 인간의 행동이 반드시 정해진 룰에 따라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니, 교사가 학생을 거칠게 대하면 학생이 교사를 그렇게 대하지 말라는 법도 없기 마련입니다.
하루유키님께서 말씀하신 그 경우를 목도한 적이 있습니다.
군생활 때 휴가를 나와서 열차를 탔는데, 제 앞에서 어떤 중노년 남성이 좌석에 앉은 군인들을 모자로 때리면서 온갖 욕설을 하고 있었습니다. 앉아서 간다고 군기가 빠졌느니 하는 행패를 부리고 있었습니다. 보통 카투사들은 휴가를 갈 경우 사복을 입고 나오고 저도 그랬으니 그냥 민간인으로 보여 화를 면했지만, 그 현장을 말릴 수도 없었습니다. 대민분쟁이 일어나면 군인이 일방적으로 불리해지고, 설령 좋게 해결했다 하더라도 카투사 특유의 사항을 헌병대에 일일이 설명시키는 데에 시간과 노력이 엄청나게 들어서 도와주고 누명쓰는 꼴밖에 되지 않았을 것이다 보니 그렇게 침묵을 유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