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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5121352771
일단, 피자헛 사측에서는 전면부정하고 있는 소문임을 미리 밝혀요.
피자헛은 거대한 미국브랜드이고, 국내에서도 점포 수가 결코 적지 않아서 저 소문에 많은 이들이 놀라고 있어요.
한편 피자헛 철수 소문을 높은 피자가격과 연결 지어 생각하는 젊은층이 꽤 많답니다. 제가 이 게시물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것.
아무리 할인행사를 많이한다해도 피자헛의 정가는 굉장히 높은 편이여요. 이미지에 나온 피자의 이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프리미엄 메뉴나 특화 메뉴가 아닌 피자집의 '기본'메뉴인 다섯가지 피자 라지 사이즈가 32000원 이상이에요. 패밀리 레스토랑의 저렴한 메인메뉴 가격대죠.
이전부터 피자나 치킨 값이 지나치게 비싸단 의견이 많았는데, 피자헛의 국내철수로 인해 통큰치킨 런칭 전후로의 파급력만큼은 아니여도 높은 피자가격에 대해 조금씩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요.
고급 레스토랑에서 이태리식 정통 피자를 표방하는 경우라면 모를까, 이제 현대 한국에서 '피자'라고 하면 떠오르는 음식에 이젠 '고급'이미지가 많이 희박해요. 젊은층이 좋아하는 간식과 식사의 이미지고, 실제로 자주 먹기도 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메이저하다고 할 수 있는 브랜드들의 피자 가격은 굉장히 높은 편이랍니다. 고급이미지는 퇴색 된지 오래인데 막연히 수입 브랜드 혹은 서양의 요리랍시고 안일하게 고급 마케팅을 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하늘 높은줄 모르고 올라가는 메이저 피자브랜드 가격에 대항해 '저가형' 피자 브랜드도 굉장히 많이 생겨났어요.
한판에 만원 내외인 브랜드, 타 브랜드의 패밀리사이즈 크기 피자를 2만원 안에 파는 브랜드, 한판에 2만원꼴이라 저렴한건 아니지만 한판을 주문하면 한판을 더 주는 브랜드...기타등등.
현재 국내에서 가장 인지도 높은 피자 브랜드라면 단연 피자헛, 미스터 피자, 도미노 피자.
국내 인지도도 최상위에, 국내에서 가장 오래 된 피자 브랜드 중 하나이자 브랜드파워가 큰 유명브랜드인 한 피자헛이 국내에서 흔들 거리는 것. 그리고, 저가형 국산 피자 브랜드가 굉장히 다양해지고 그 중 적잖은 브랜드가 제대로 자리잡은 것. 이런 현상이 주는 시사점이 있을거에요.
저가형 브랜드와 같은 가격대를 바랄 수는 없고, 그럴 필요도 없지만 대중의 인식과는 동떨어진 막연한 고급/고가 마케팅에 연연하는건 아닌지 메이저 브랜드가 한번씩 검토해주면 좋겠네요.
피올랑이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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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유키
2015-12-14 10:09:21
저번에 피자믹스 사다가 대충 피자 만들어먹어보니 대체 대기업 피자는 뭘 믿고 그렇게 무식한 가격을 책정한건지 회의감이 들더군요. 물론 집에서 믹스 사다가 손가는 대로 대충 만드는 홈메이드 피자와 기업에서 책임지고 좋은 재료 써가며 만드는 피자를 단순히 비교하는건 무리라는건 알지만, 뭐라고 해야할지 프라이드 치킨처럼 비싸도 좀 정도껏 비싸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사실 전 애초에 피자를 먹고싶으면 편의점에서 파는 싸구려 냉동 조각피자 같은걸로 데충 때우는 성격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맘먹고 제대로된 브랜드 피자를 먹고싶어지는 날이 한두번은 있게 마련인데 터무니없는 가격을 보면 먹고싶은 마음이 싹 도망가더군요...
셰뜨랑피올랑
2015-12-14 14:36:29
물론 음식 값을 정말 음식의 재료값만 놓고 비교하는건 업자 입장에선 억울할지도 몰라요. 하지만 그걸 감안해도 '기본'메뉴의 정가가 3만원 이상인건 반감이 들 수 밖에 없어요. 이전처럼 외국요리라고 고급마케팅이 통할만한 분위기도 아니고요.
브랜드 피자는 보통 할인행사 같은걸 염두에 두고 정가가 높기 때문에 할인행사를 찾아 보는게 좋답니다. 간단하게는 통신사 할인은 피자헛, 미스터피자, 도미노피자도 하고 있지요. 아니면 소셜 커머스에 피자나 브랜드명으로 검색하면 비교적 저렴하게 브랜드 피자를 먹을 수 있어요.
이런 요령이 귀찮다면, 피자스쿨같은 저가형 피자가게에서 치즈토핑이나 이것저것 옵션을 불리면 웬만한 고가 브랜드 못지않게 풍부한 토핑으로 피자를 즐길 수 있답니다.
대왕고래
2015-12-14 11:18:51
아직까지도 피자헛 등의 가게에서 피자를 먹어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맛에 대한 비교는 할 수 없겠지만..
지금까지 먹어왔던 피자들은 가격대가 대체로 만원대, 아무리 비싸도 만 오천원을 넘는 일이 없었죠.
그런데도 그 피자들은 맛있었어요. 가격값을 하는구나 싶었죠. 그 정도로도요.
그래서 과연 피자 가격이 3만원이나 할 필요가 있을까...하는 건 의구심이 드네요. 분명 재료는 같은데...
셰뜨랑피올랑
2015-12-14 14:40:22
메이저 브랜드인만큼 맛은 있지요. 하지만 피자스쿨이나 이마트피자 같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피자들이 더 맛이 부족하냐 하면 여기엔 의견이 많이 달라져요. 한때 도미노 피자를 사랑했던 입장에서 프리미엄 메뉴나 브랜드 오리지널 메뉴이고 그게 무척 맛있다면 기꺼이 3만원쯤은 낼 수 있어요. 평소에 피자 뷔페도 다니고, 일부러라도 여러 피자 브랜드를 먹는 편인 저도 피자헛의 기본메뉴 피자 가격대를 보곤 좀 놀랐어요. 메이저 브랜드인만큼 고가보단 조금 아래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저정도면 고급 레스토랑이 아닌 선에서는 분명 초고가니까요.
마드리갈
2015-12-15 09:34:37
정말 놀라운 소식이 아닐 수 없어요. 경영실적 악화가 이미 저렇게 지표로 드러난데다, 저런 소문이 나돌아서 회사측이 이를 전면부정할 정도라면 심각한 위기가 회복불가능한 수준까지 온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예요.
사실, 말씀하신 것처럼 피자는 상당히 대중화된 요리이고, 그래서 고가의 파인 다이닝 이미지를 갖고 있지도 못해요. 게다가 굳이 메이저 브랜드의 것이 아니더라도 저가의 그리고 꽤 괜찮은 퀄리티를 지닌 대체재는 얼마든지 있고, 메이저 브랜드의 피자는 고급 레스토랑에는 상대가 되지도 못해요. 그러니 그 사이에서 고객층을 잃을 수밖에 없어요.
메이저 브랜드의 장점은 장기간에 구축되어 온 브랜드파워, 전국에 걸친 영업망, 그리고 연구개발, 식자재의 구매, 제품의 유통 등 여러 단계에서 달성가능한 규모의 경제 등이 있는데, 특히 중요한 것은 규모의 경제라고 할 수 있어요. 바로 여기에서 현재의 메이저 브랜드 피자의 딜레마가 읽혀요. 과연 어떤 것일까요?
첫째, 영업비용이 많은 것을 이유로 고가정책을 유지한다고 주장하면, 각 단계에서의 규모의 경제 실현에 무슨 노력을 했는가가 의심이 되어요. 연예인 기용, 다양한 미디어에의 광고게재 등의 영업비용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당장 식자재의 구매만 생각해도 단위 자체가 큰 경우에는 작은 경우보다 단위유통비용이 절감되니까 도입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어요. 그걸 못한다면 회사의 교섭력이 낮다는 것밖에 더 되겠어요?
둘째, 할인쿠폰 등의 특전이 남발되는 경향에서 고가정책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드러나 있어요. 그런데도 왜 정가를 낮추지 않고 각종 행사를 할까요? 여기에는 인간의 심리를 이용한 마케팅 기법이 숨어 있어요. 인간은 어떤 특전이 제공될 경우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그 기회를 놓치게 되면 분통을 터뜨리는 경향이 있어요. 즉, 정가 30,000원인 피자를 20% 할인받아서 24,000원에 살 수 있는 것이 처음부터 정가가 24,000원인 피자를 사는 것보다 더욱 가치있는 행동이라고 여기게 되고, 할인행사를 몰라서 정가 30,000원인 피자를 제값을 주고 구매한 뒤에 할인행사에 대해서 알게 되었을 때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는 것이죠. 이런 심리를 이용해서, 백화점 등지에서는 일부러 가격을 높게 매긴 뒤에 바겐세일을 하는데 그 바겐세일된 가격이 사실은 원래 의도했던 소매가인 행태를 보이기도 해요. 하지만 소비자들이 항상 그 기법대로 움직여주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거래비용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기도 해요. 즉 할인행사 정보를 구하는 비용 등을 철저히 절감하여 총비용을 절약하는 식으로의 효용극대화에 눈을 돌려요. 항상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 피자를 구매하는 게 대표적인 방법.
결국 시장이 진화하면서 소비자도 진화하고 있어요. 그 진화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다면 지금까지의 메이저 브랜드 피자는 저가 피자와 파인 다이닝 사이에서 계속 표류할 수밖에 없을 거예요.
셰뜨랑피올랑
2015-12-16 02:15:50
마드리갈 님께서 깔끔하게 잘 정리해주신 거 같아요, 그리고 또 두번째 사안이 특히 인상 깊네요.
저는 사실 '할인행사가 잦다는건 그만큼 정가가 거품이란 것의 반증'이라는 지식을 갖고 있어도 결국 그 정가가 거품이니 아까워서 또 할인행사를 찾아다니게 돼요. 거품이란걸 알면 또 그 이유로 그 거품 마케팅에 넘어가는거죠.
그치만 마지막으로 말씀하신대로 안정적으로 늘 저렴한 피자 브랜드에 입맛이 맞으면 그런 메이저 브랜드의 거품 마케팅에서 벗어날 수 있죠. 처음 저가형 피자 브랜드들이 한둘 생겨났을땐 재료 등에 불신이 많았지만, 많이 해소 된 듯 해요. 메이저 브랜드의 하위호환이 아니라, 사실상 동등하다고 주장하는 마니아나 젊은 층이 적잖아요. 또 메이저 피자 브랜드의 상위호환인 파인 다이닝에 대중의 인식도 늘어나고 있기도 하죠.
SiteOwner
2015-12-16 22:46:12
첨부해 주신 자료를 보면, 2004년에서 2014년까지의 10년간 매출액 규모가 1/3 정도로까지 줄어버린 것이 보입니다. 일단 자료 내의 화폐단위는 당시의 명목가치를 그대로 옮겨왔을 가능성이 높은데, 만일 이걸 실질가치로 환산한다면 피자헛의 경영상태는 더욱 처참하게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해당 기간의 인플레이션률이 대략 28% 정도 되는데, 이것을 적용하여 2014년 매출을 2004년 가치로 재계산할 경우 2004년 매출대비 29%를 근소히 넘는 것이 됩니다. 피자 시장이 충분히 커졌는데 피자헛의 시장점유율은 반대로 갔다는 게 명백합니다. 결과적으로 이 실적은 망한 실적입니다. 2015년도 영업실적이 총결산되면 더욱 비참해질 것이 분명합니다.
이렇듯, 브랜드파워만 믿고 가기에는 현실이 그리 녹록치 않습니다. 그리고 경쟁사들이 절대 바보가 아니고, 이 기회를 놓치지도 않습니다. 도미노피자나 미스터피자같은 다른 메이저 경쟁사나 지역기반의 각종 소규모 체인 및 개인점포들도 진화해 있습니다. 물론 소비자들도 끊임없이 진화합니다.
셰뜨랑피올랑
2015-12-17 01:38:44
그래도 거리에 나가면 피자 레스토랑으로는 미스터피자와 피자헛 두 군데가 가장 두드러지는데, 저렇게 한참 떨어졌는진 몰랐어요. 국내의 '피자'라는 음식 자체의 인지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 피자헛이라 더더욱이요. 매출과 수익 그래프, 그리고 메뉴의 가격들을 보면 줄어드는 이익을 메뉴 당 높은 가격으로 메꾸려고 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Lester
2015-12-22 01:24:38
저처럼 동네 개인브랜드 업체에서 사다 먹는 사람은 잘 모르겠네요. 하지만 라지 한 판에 3만원대라는 건 확실히 과한 과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피자헛이 자초한 일인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