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남성의 얼굴에 나게 되는 수염.
이것으로 성가신 경우가 한두번이 아닌데다 특히 오늘은 피부까지 아주 아프다 보니 불평을 안 할 수가 없군요. 그래서 오늘은 평소 수염에 대한 것들을 좀 풀어놓아보기로 했습니다.
도대체 수염이 어디에 필요하며 또 무슨 효용이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개나 고양이같은 동물에게는 최소한 감각기관으로서의 기능은 하는데, 인간에게는 무슨 필요가 있는지. 그러다 보니 인간의 진화라는 게 체계적으로 이루어진 게 아니라 임시로 땜질하듯이 일어난 것같다는 생각마저 하게 됩니다. 게다가 제 경우 수염이 길게 자라지는 않는데 털 하나하나가 굵은 것은 1mm가 넘을 정도로 굵고 뻣뻣한 편이라서 이것을 자라게 놔두면 여기저기서 문제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이를테면 수염이 누운 채로 자라서 피부에 파고드는 현상. 사실 오늘도 그 문제로 면도하다가 몇 가지 성가신 상황이 생겨 버렸습니다. 그렇다 보니 옛날에 태어나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근대 사회만 해도 동서양을 막론하고 남성에게는 기르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보니, 길게 기르는 것이 주류였던 동양에서도 풍성하게 기르는 것이 주류였던 서양에서도 저같은 체질은 상당히 난감하기 마련입니다.
이런 체질로 인해 긴 연휴 때는 일부러 휴일 내도록 면도를 안 하고 있다가 휴일이 끝날 무렵에 일일이 턱수염을 뽑아서 깨끗이 정리하는 방법도 쓰고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자주 쓸 수도 없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그것도 문제가 됩니다.
그러고 보니 현대에도 수염 기르기가 미덕이나 의무로 규정되는 문화권이 있군요.
그런 곳에 태어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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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댓글
HNRY
2016-04-19 23:09:59
수염을 머리카락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하면 원래는 얼굴의 보온을 위해서였겠지요. 다만......인류가 여타 유인원과 여러면에서 다른 방향을 걷게 되면서 결국엔 흔적기관으로 남아버린 것이라고 볼 수 있겠죠. 애초에 진화란 것이 당연히 인류의 의도적으로 이뤄진 것도 아닌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적응이 가능한 형질들이 남는 식으로 이뤄져 온 것이니 인류가 필요없다고 생각해도 자연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면 그냥 내버려 두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그것 외에도 이런저런 흔적기관들이 좀 있죠.
개인적으로는 오너님과 반대로 수염을 길러보고 싶기도 합니다. 물론 주변의 시선 때문에 나이 들기 전까지는 길러볼 기회가 오지 않을 것 같네요. 게리 피셔(Gary Fisher)씨같이 되볼 수 있다면.....
HNRY
2016-04-21 21:22:07
그렇지만 인간을 제외한 유인원들은 암수 구분없이 털이 수북하고 또 인간 여성도 미세하게 털이 나기도 하고 호르몬 불균형을 겪고 있을 경우 남성처럼 짙게 수염이 나기도 하지요. 고대 혹은 그 이전의 원시적인 여성의 생활상 등을 고려해 봤을 때는 단순히 남성과는 활동범위가 달라 거기에 맞춰 변화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네, 그 게리 피셔씨를 말하는 게 맞습니다. 살아있는 전설이시지요. 요즘 자전거에 푹 빠져있다 보니 관심을 가지다 보니 알게 되신 분이고 또 존경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SiteOwner
2016-04-21 21:14:23
한때는 필요했지만 더 이상 필요없게 된 것도 있든 없든 상관없으니 그냥 남았다...확실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아마도 그렇겠지요. 그러고 보니 얼굴 옆면에는 솜털의 사이드번(sideburn)이 미세하게나마 나니까 설득력이 높아집니다. 여성의 경우는 역시 피하지방이 좀 더 많으니 수염이 처음부터 필요없어 나지 않는가 싶기도 합니다.
게리 피셔라면 현대적인 산악자전거의 발명자를 말씀하시는 것인지요? 확실히 그의 수염이라면 중년 이후라야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안샤르베인
2016-04-20 23:10:27
수염이 잘 어울리는 분에겐 수염이 매력 포인트가 되긴 하지만 깨끗이 밀어버리는 경우가 많은 요즘으로선 필요없어보이긴 하는군요. 수염이 굵기가 1mm나 될 정도로 굵다니 뭔가 상상이 안가네요(...)
SiteOwner
2016-04-21 21:22:10
근현대로 넘어오면서 확실히 수염은 필요없게 되었습니다. 위생상 그렇게 좋지도 않고, 제대로 관리하려면 굉장히 손이 많이 가기 마련이니까요. 참고로 미국에서는 군인 및 경찰관의 경우 단정하게 관리한다는 전제하에 콧수염을 기를 수 있지만 턱수염은 시크교도같은 종교상 이유나 의사의 진단, 중동지역에서의 작전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기본적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나마 제 경우는 문제의 굵은 수염이 턱에만 난다는 것인데, 군복무 시절에 알던 어떤 사람은, 문제의 그런 수염이 턱과 목덜미는 물론 볼에까지 나 있기까지 하였습니다. 게다가 분명 한국인인데도 얼굴형이 꼭 중동계 백인같았습니다.
마시멜로군
2016-04-21 01:32:03
수염.. 면도를 하긴 해야하는데 애매하네요.. 그냥 두기는 많고.. 밀기는 적고..
SiteOwner
2016-04-21 21:28:55
저도 고등학생 때 같은 고민을 했습니다. 말씀하신 경우는 정말 애매하기 짝이 없었는데, 결론은 적더라도 면도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야 덜 늙어보이기도 하고, 아침에 바쁘거나 해서 그걸 잊어버렸을 때에는 하루종일 어딘가 안 씻은 것 같은 불쾌감이 지속되었다 보니 단시간에 잘 면도할 수 있게 숙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특히나 저는 수염이 짧긴 해도 잘 자라다 보니 아침에 면도를 했더라도 저녁때에 또 해야 할 정도여서 신경을 많이 써 왔습니다.
YANA
2016-04-23 17:17:43
아무래도 여자라서 수염이 나진 않지만, 다른 부위의 체모 관리의 불편함을 생각하면 그게 얼굴에 난다는 것이... 으으으으.
어디선가에서 들어본 건데, 수염이 굵어서 불편하시다면 레이저 제모같은 걸 해보시는 걸 어떨까요? 나는 걸 아예 멈추게 하진 않지만, 수염이 훨씬 가늘어진다고 하더라고요. 면도를 자주 할 필요도 없고...
SiteOwner
2016-04-23 20:13:37
수염의 성가심은, 적어도 저에게는 목욕을 해도 면도를 안 하면 덜 씻은 것같은 느낌으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지난번의 그 트러블은 이제 거의 다 나았습니다만, 역시 면도할 때 신경을 안 쓸 수가 없군요. 이럴 때면 동생이 부럽습니다.
안그래도 레이저 제모 등의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피부과에 진단을 받아봐야겠군요. 좋은 말씀에 감사드립니다.
대왕고래
2016-04-27 23:47:10
수염... 너무 길면 그 부분만 뭔가 덜 씻기는 건지 해당 부분이 많이 간지러워지더군요.
게다가 수염이 멋지게 나는 편도 아니고 말이죠.
깎아야 하는데... 요즘은 바빠서 깎을 시간도 못 내는군요;;;
SiteOwner
2016-04-28 12:21:03
사실, 수염이 나면 피부에서 분비되는 피지가 수염에 도포되는데다 수염이 난 피부 주변의 각질을 제거하기가 어려워지다 보니 확실히 그런 게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목욕을 깨끗이 해도 면도를 하지 않으면 덜 씻은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마련입니다.
바빠서 지치기 쉬운 때에 면도를 제대로 하는 것만 해도 컨디션 향상에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