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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AD (사드) 논란의 사고구조 3 - 중국식 사고방식

SiteOwner, 2017-05-14 17:54:06

조회 수
286

THAAD (사드) 논란의 사고구조 2 - 먹이 주제에 건방지다



이번에는 사드 논란의 사고구조 그 세번째 이야기를 다루겠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사드를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세계전략상, 그리고 진영논리상 예의 두 국가가 그런데도 불구하고 중국의 반응은 러시아의 것과는 아예 궤를 달리하는 것일만큼 반발의 강도도 높고, 대응수준이 신경질적이고 폭력적인데다 광범위하기까지 합니다. 왜 이렇게 중국의 반응은 이런 것일까요? 저는 그 이유를 중국식 사고방식에서 찾고 있습니다.


중국식 사고방식 중 대표적인 것을 몇 가지 추려 보겠습니다.

  • 중국인 vs. 외국인
  • 애국에 대한 판이한 개념정의
  • 이의제기에 대한 금기
  • 유리할 때는 빠르게, 불리할 때는 느리게
  • 패자(敗者)가 나쁘다

이 다섯 가지의 사고방식에 근거할 때, 중국의 태도가 일견 비이성적으로 보이긴 해도 그 행동양식의 구체상은 상당히 일관성 있고 또 그렇게밖에 나올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해집니다.


첫째, 중국인 대 외국인 구도 만들기.

우리나라나 일본에서 내국인과 외국인과 시비가 붙어서 싸우게 된 사건이 벌어졌다고 가정해 봅시다. 싸움의 원인이 내국인에 의한 인종차별 발언이었다면 어떤 반응이 일어날까요? 절대 내국인에게 좋은 말은 나오지 않으며, 설령 나온다고 하더라도 극소수 의견인데다 지지를 받을 일이 거의 없습니다. 일본인 초등학생에게 도끼를 휘둘러 상해를 입힌 한국인이든, 외국인 손님에게 와사비 테러를 한 일본인 요리사든 모두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중국 내에서는 당연하지만도 않습니다. 즉 분쟁의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누가 중국인이고 누가 외국인인 것만이 중요할 따름입니다. 10년 전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났던 중국인들의 폭동에 대한 중국인들의 반응 중 "중국제 없이 살 수 있나?" 라는 것이 나온 적이 있었는데, 서울 한복판에서 중국인들이 벌인 폭동은 온데간데 없고, 비난에 대한 중국인들이 엉뚱한 이야기를 하는 식으로 중국인 대 외국인 구도를 만들어 피아 구분을 하려 들고 있었던 것입니다.


둘째, 애국에 대한 판이한 개념정의.

중국인들은 흔히 이런 말을 합니다. 한국인들이 애국심이 없다고.

이유인즉, 정치인들에 대해서 비판을 하는 것 자체가 애국심이 없다는 증거라고 합니다. 정치인이라고 해서 맹목적인 우상숭배의 대상이 될 수 없고, 잘못하면 국민이 그를 단죄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제도적인 민주주의 체제 확립과 자유로운 상황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고 이것을 비애국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정치인들이 다 나름대로 깊이 생각하고 있으니까 그 결정에 말없이 따라가는 것만이 애국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애국관은 주요 사안에 대해서 무서운 수준으로 반응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셋째, 이의제기에 대한 직간접적 금지.

애국이라는 개념 자체의 정의가 이렇게 다르다 보니, 중국에서는 정부의 방침에 대한 반대 자체를 꿈꾸지도 못하거나, 이미 발생한 반대에 대해서 극렬히 매도하는 분위기가 정착되어 있습니다. 대약진운동, 문화혁명, 천안문 민주화의거 등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이미 주지의 사실이 있고, 이것이 정치분야 이외에도 자연과학이나 공학의 영역에까지 침투했다는 것에서 상당히 큰 위험이 상존합니다. 학자들이 중국 정부의 비합리적인 입장을 학술적으로 지지하기 위해서 왜곡된 연구결과를 연이어 발표하는 사례까지 있으니, 중국이 아무리 개혁개방노선을 표방한다 하더라도 한계가 있을 것임은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풍토는 직접, 간접적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중국의 반체제 인사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게 되었을 때, 중국 정부가 외신뉴스의 방송시간대에 북경시내에 있는 호텔 등을 강제단전시킨 사례도 있습니다. 그렇게라도 해서, 아예 정보입수의 채널조차 막아버리는 방식으로 이의제기를 하지 말라는 무언의 압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닐 수 없습니다.


넷째, 유리할 때는 빠르게, 불리할 때는 느리게.

보통 중국인의 생활상과 사고방식 하면 떠오르는 것이 느린 움직임의 태극권을 즐기는 일상과 느리게를 뜻하는 중국어 어휘인 만만디(漫漫的). 그래서 중국인은 일단 느긋한 게 기본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

중국어에 콰이콰이디(快快的)라는 말이 있습니다. 빠르게 쾌속진행하자는 의미입니다. 이 말은 상대적으로는 덜 알려져 있지만 중국식 사고방식을 엿보기에 적합한 어휘 중의 하나로, 중국인들이 사업의 진행에서 승기를 잡았을 때라든지 등의 여러 유리한 상황에서 잘 구사하는 어휘입니다. 유리할 때에는 상대방을 빠르게 세게 몰아붙여야 하고 불리할 때는 권토중래를 도모하며 느긋하게 진을 치는 이 사고방식이 다른 나라에 없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의 경우 이것이 월등한 파괴력을 지니기도 합니다. 나라는 크고 넓고, 인구는 어느 나라도 넘보기 힘들 만큼 많아서 몰아붙이면 상대가 감당하지 못해 찌부러지고, 버티면 상대가 지쳐서 먼저 나가 떨어지니 그렇습니다.


다섯째, 패자(敗者)가 나쁘다.

강자를 칭송하고 약자를 경멸하는 악습은 어디에나 있습니다만, 중국에서는 유독 이것이 심하게 나타나는가 하면 다른 나라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측면마저 있어 충격 그 자체인 경우까지 꽤 있습니다.

누군가가 강도나 사기 등을 당했다면 대부분의 문명국에서는 강도나 사기의 범죄자를 비난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당한 자가 바보이고 나쁘다는 식으로 피해자를 경멸합니다. 그렇다 보니 아무리 권력층의 횡포나 위조상품 등이 창궐한다 한들 구제될 길이 없습니다. 어차피 예의 사고방식이 권력자에게 휘둘린 사람이 못났고 위조상품을 속아서 산 사람이 바보라는 인식으로 그대로 확장되어 이어지는 이상 달라질 것도 없습니다.


이 다섯가지의 사고방식을 토대로 중국의 사드에 대한 입장을 요약해 볼까요?

사드는 중국 대 한국의 구도를 만드는 물건이고, 그 한국은 국민이 정치가를 비난하는 비애국적인 나라인데 이런 나라는 언제든지 중국에 반기를 들 수도 있고, 이런 나라에 중국이 외교전에서 진다면 중국이 악인이 된다. 이 상황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고, 따라서 그렇게 반골 기질이 있는 한국을 철저히 악인으로 전락시켜야 한다. 중국이 유리한 부분에서는 맹공을, 중국이 불리한 부분에서는 의도적 무시전략을 구사해서 작은 나라인 한국을 지치게 하면 된다. 그러면 중국이 반드시 이긴다.


그러니 중국식 사고방식에 대한 이해 없이 사드는 방어수단일 뿐이다, 북핵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이다 등등의 이유로 설득하려 한들 어떠한 보람도 없습니다. 저 사고방식이 구축해 놓은 만리장성 앞에서는 전혀 통용되지 않으니 백약이 무효입니다.

중국의 전방위 압박에 대한 대책 중의 하나가 중국 관련 인문학일텐데, 아쉽게도 인문학의 불모지대화가 가속화되는 국내 상황에서는 답이 없어 보입니다.

SiteOwner

Founder and Owner of Polyphonic World

4 댓글

안샤르베인

2017-05-14 21:34:21

읽으면서 섬찟한 게 정말 자기중심적이고 나만 옳고 넌 틀렸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처럼 보이네요. 저런 걸 설득을 할 수 있나? 싶네요.

HNRY

2017-05-15 00:06:52

흥미가 돋는달까, 혹시 그 계획에 대해 볼 수 있는 곳이 있을까요? 현실성은 둘째치고 그 계획이란걸 어느 정도로 구체적으로 짜놓은 건지 궁금해지네요.

SiteOwner

2017-05-14 22:00:57

중국의 그 자기중심적인 사고방식이 더욱 위험한 것은, 이것을 드러내는 데에 부끄러움이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과거 등소평은 생전에 도광양회(韜光養晦)라는 성어를 인용하면서, 의지와 실력을 드러내지 않고 내밀히 내실을 다지면서 행보를 넓혀나간다는 대전략을 구상했는데, 요즘은 중국이 세계 제2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했고 여전히 세계제일의 인구대국이다 보니 중국이 역사의 승리자나 된 것처럼 저런 속사정을 드러내는 데에 전혀 개의치 않고 있습니다. 그러니 설득 가능성은 애초부터 전혀 없습니다.


2013년에 공개된 마스터플랜에 의하면, 중국은 향후 50년간 6개의 전쟁을 기획, 승리하여 국가존엄을 드높일 것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대략 2020년에서 2060년에 걸쳐 수행할 이 전쟁에서는 차례로 대만 전토, 남중국해의 도서지역, 인도의 아루나찰프라데시 주, 일본의 오키나와제도, 몽골 전토, 그리고 러시아의 연해주를 병탄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 끝모를 영토야욕이 실현가능한지는 둘째 치더라도, 이것이 과거 식민제국들의 탐욕이나 추축국 진영의 망상과 다를 것이 뭘까요.

SiteOwner

2017-05-15 19:24:54

HNRY님의 질문에 대해서 별도의 코멘트로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일단 예의 마스터플랜은 최소 2가지 매체에 공개되어 있습니다.

하나는 인도 국방리뷰(Indian Defense Review)에 게재된 2015년도 8월 2일 기사. 영어로 되어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중국어로 中國未來50年裡必打的六場戰爭이라고 표기하는 것. 이것은 홍콩의 문회보에 게재되어 있습니다. 2013년 7월 8일 기사입니다. 이것은 중국어로 게재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이 일본어로 번역되어 六場戦争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열람가능합니다.


어디까지나 마스터플랜 수준이라서 구체적인 계획까지는 나와 있지는 않지만, 확실한 것은 중국이 동아시아의 흔들리지 않는 패권국 지위를 갖기 위해서 합법, 비합법을 가리지 않고 침략전쟁을 시행할 복안을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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