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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물 애니 속 권력구조 2

마드리갈, 2017-10-10 01:49:39

조회 수
228


이번 회차에서는 학원물 애니속 권력구조의 그 두번째 이야기를 풀어볼께요.
이번에 다루는 유형은 학생자치조직 차원의 권력관계 문제. 현실적으로 발생가능성이 가장 높고, 앞에서 다룬 공식적인 제도가 없지만 실질적인 위계질서가 성립한 경우에서 특정인 중심의 속칭 "갑질" 문제가 불거지거나, 그 특정인이 졸업, 전학, 퇴학, 사망 등의 이유로 배제되었을 경우에 그 권력구조가 사라지는 데에 반해 학생자치조직 차원의 경우 구성원들이 점진적으로 교체되고 그 과정에서 조직의 역사가 여러 방면으로 축적되는 특성상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 또한 높아요.

역시 이것 또한 스포일러를 금지하지 않는 포럼의 특성에 주의를 기울여 주시기를 부탁드려요.


아마가미
키비토고교 학생회 선거에서는, 학과성적 최우등의 미소녀 아야츠지 츠카사가 출마하는 한편, 현역 정치인의 딸이자 아야츠지를 극도로 증오하는 쿠로사와 노리코가 그녀에 대항하여 역시 출마를 감행하여요. 그런데, 아야츠지, 쿠로사와 모두 둘 다 부회장으로서 남학생 타치바나 쥰이치를 지명하는 전대미문의 사태가 발생하고, 두 선거본부는 이 사태로 정면충돌을 피할 수 없게 되어요. 그 중 쿠로사와가 타치바나를 불러내고, 갑자기 타치바나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모습을 보이고는 껴안고 키스까지 하게 되어요. 그리고 이 장면은 비밀리에 교제중인 그의 여자친구이기도 한 아야츠지에게 보라고 연출된 것이었지만, 쿠로사와의 이 전략으로 둘의 교제관계가 깨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어요.

회장님은 메이드사마
여기서 다루는 것은, 정확히는 작중 배경인 세이카 고교의 학생자치조직 문제가 아닌, 옆동네의 미야비가오카학원 학생회의 개입으로 발생하는 권력관계. 남고에서 공학으로 세이카 고교에서 전학한 이래 첫 여학생 학생회장이 된 아유자와 미사키는, 세이카 고교의 학생들에 대해 가난뱅이 바보들이라고 도발했다가 얻어맞은 미야비가오카학원의 재학생 코가네이의 문제로 미야비가오카학원 학생회와 접촉하게 되어요. 그 학생회 임원들은 미사키의 집안이 가난하다는 것을 알고 여동생 스즈나를 자신들의 학교로 진학시킬 경우 특혜를 주겠다고 회유하기도 하고, 회장 이가라시 토라는 겉으로는 신사적인 태도를 유지하지만, 미사키를 계략에 빠뜨려 성폭력을 가해보려 하다 미수에 그치는 등의 추악한 면을 드러내기도 해요. 이후 그 학생회는 재벌가 출신 특유의 높은 자금력으로 미사키가 일하는 메이드카페를 방해놓기 위해 그 메이드카페가 입점한 건물을 매수하려다 대안으로 집사카페를 근처에 설립하는 등의 일을 벌이기도 하죠.

포토카노
작중 배경이 되는 코우가학원에는, 사실상 같은 분야를 다루고 점유공간도 같지만 사실상 적대관계에 있는 동아리가 2개 있어요. 하나는 사진부, 다른 하나는 포토부. 둘 다 사진을 다루는 부활동이지만, 부실 한가운데에 두꺼운 커튼을 친 채로 갈라서 있어요.
사진부의 부원은 시작 시점에서 쿠도 히로미치, 나카가와 잇타, 아즈마 타카시, 우치다 유코의 4명인데 이 부원들이 하나같이 문제가 있어요. 쿠도는 아슬아슬한 에로스를 추구한다고 공공연히 떠들고 다니고, 나카가와는 스커트를 착용한 여학생들이 뜻하지 않게 팬티를 노출하는 상황을 주로 찍는다고 로우앵글 나카가와, 아즈마는 큰 키를 이용하여 교복 상의의 틈새 등으로 보이는 여학생들의 가슴골을 주로 촬영해서 가슴살짝주의 아즈마(일본어 원문 胸チラリズム東), 우치다는 홍일점으로 상대가 알아차릴 수 없는 상태에서 촬영을 한다고 스텔스 우치다라는 별명을 얻고 있어요. 이러한 악명으로 사진부는 여학생들이 가장 기피하고 있고 리듬체조부 등에서는 연습현장에 사진부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고 있어요. 학교도 그 사정을 알고 있다 보니 사진부에서 독립한 포토부가 공식행사의 촬영을 전담하고 있어요. 현실세계에서라면 어떻게 될지 이건 상상에 맡길께요.

TARI TARI
시라하마자카고교는 보통과와 음악과가 존재하는 학교로 주인공 5명의 작중배경이기도 해요. 여기에서 주인공들이 합창 때로는 배드민턴부(약칭 합창부)라는 동아리를 조직하게 되는데, 이미 교내에는 대외수상실적이 우수한 성악부가 존재하고 있고, 교감이자 성악부 고문교사인 타카쿠라 나오코는 주인공들이 결성한 합창부를 아주 못마땅하게 보고 있고, 음악이 장난이 아니라고 충고하는 등, 사실상 합창부가 없어졌으면 하는 생각을 품고 있었어요. 그래서 사사건건 대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요. 특히 주인공 중의 1명인 미야모토 코나츠가 교감의 방침에 반발하여 성악부를 떠나는 등의 사건도 발생했다 보니 더욱 감정이 좋지 않아요.
사실, 합창부(위의 합창부와는 별개)는 과거 시라하마자카고교에 존재했고, 교감과 사카이 마히루, 즉 주인공 중 와카나의 어머니는 그 학교의 합창부원 창설멤버. 그런데 마히루는 투병생활을 하게 되었고 그 도중에 합창부가 성악부로 개칭되기도 했어요. 또한 시작 시점에서 고3인 와카나는 원래 음악과로서 입학했지만 어머니가 타계하면서 음악을 그만두고 보통과로 옮기게 되었는데다 마히루의 죽음이 교감에게는 트라우마가 되었다 보니 합창부라는 이름의 동아리가 다시 생기는 것을 경계하게 된 것이었어요.
사카이 와카나만 주인공 5명 중 다른 여학생들과 교복이 다른 이유는 음악과로서 입학했던 사정에 기인하고 있어요.

사랑과 선거와 초콜릿
이 작품의 쟁점이 되는 사건은 오사와사건이라고 불리는, 재학생수 6천여명의 거대 고교인 타카후지학원의 자치학생회에서 일어난 암투. 부정한 돈의 액수도 꽤 큰데다 테러사건까지 일으키는 등 수법이 상당히 잔혹하기 짝이 없어서 정말 고등학교의 학생자치단체가 벌인 일이 맞는가 하는 감상을 떨치기가 힘들어요.
오사와 유이나는 치안부장을 담당했던 여학생으로, 자기본위에 과격발언을 일삼아서 논란이 끊이지 않는데다, 경제특대생이라고 불리는, 학업과 학교재단 모기업 사업장에서의 일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비싼 학비를 지원받는 저소득층 재학생에 대한 차별을 심화시키는 문제까지 일으켰어요. 그리고 모종의 비리를 감추기 위해, 증거를 잡으려는 여학생 오우기바시 카나를 자동차로 치어 중상을 입게 만들었어요. 오우기바시는 구조되지만, 결국 의식불명상태에 빠져 장기입원상태를 피할 수 없게 되었어요.
이 오사와사건을 필두로 타카후지학원 내의 학생자치조직도 큰 변화를 맞게 되는데, 재무부장 시노노메 사츠키가 차기 선거의 유력후보로 급부상하면서 "실적없는 부활동 폐지" 를 내걸게 되고, 별다른 일없이 여유있는 부활동을 즐기던 식품연구부는 패닉 상태에 빠지면서 상황타개에 절치부심하게 되어요. 결국 본 작품의 주인공인 남학생 오오지마 유키는, 평소에 생각조차 하지 않던 학생회장 선거에 참여하면서 자치학생회 내부의 암투에도 말려들게 되어요.

울려라 유포니엄
취주악으로서 한때 관서지구 강호였지만 취주악부 내의 부조리로 인해 약체로 전락한 키타우지고교.
이 학교의 취주악부에는 선배는 무능해도 콩쿠르에 나가고 후배는 실력이 있어도 출전 자체가 막혀 버리는 부조리가 고착되어 동아리의 존속 자체가 걱정될 정도의 파행적인 상황이 지속되고 있었어요. 3학년 타나카 아스카(유포니엄), 나카세코 카오리(트럼펫)는 전국 어느 취주악부 명문고의 부원들에게도 지지 않을 정도의 실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나머지 부원들은 목표 따위는 없고 그저 음악활동으로 학창생활 즐기기에만 만족하는 상태에 머물러 있어요. 게다가 도중에 카사키 노조미(플루트)는 선배들의 횡포에 분개하여 취주악부를 탈퇴하는가 하면, 나카가와 나츠키(유포니엄)가 졸렬한 선배들에게 정면으로 욕을 퍼붓기도 했어요.
이러한 키타우지고교에는 신임 음악교사 타키 노보루가 부임하고, 실력파 신입부원인 오마에 쿠미코(유포니엄), 코사카 레이나(트럼펫), 카와시마 사파이어(더블베이스)가 취주악부에 가입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해요.
그런데 여전히 취주악부 내에서는 과거의 악관행이 만든 잔영이 남아 있었고, 그것은 2학년 요시카와 유코(트럼펫)가 타키 선생과 레이나가 이전부터 아는 관계였음을 폭로하면서 표면화되어요. 그렇게 다시 취주악부는 위기를 맞고, 그 유코는 레이나에게, 카오리 선배에게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이니 콩쿠르 출전에서 솔리스트 자리를 양보해 달라고 회유를 하면서 문제가 생기면 모두 자신이 책임지겠다고 했어요. 하지만 레이나의 반응은 실력으로 이기면 된다는 대꾸로, 사실상 무시.
또다른 위기는 카사키 노조미의 재등장에서 시작되고 있어요. 그녀는 취주악부 유일의 오보에 연주자인 요로이즈카 미조레의 중학교 동창으로, 과거 취주악부 선배들의 횡포로 인해 탈퇴했던 경력이 있는데다 타나카 아스카의 만류조차 뿌리친 전력이 있어요. 그래서 노조미의 재등장으로 미조레가 불안해 하는 것을 알고 있는 아스카는 노조미의 복귀에 대해서 자신은 부장이 아니라서 권한이 없다고 선을 긋고 외면해 버리고 말아요.
취주악부의 부장은 오가사와라 하루카(바리톤 색소폰). 하지만 그녀는 존재감 및 위상에서 아스카에 뒤처지고 있어요.


이제 다음 회차에서는 개별학교의 고유한 제도를 봐야 겠어요.
리뷰할 작품은 소녀는 언니를 사랑한다, 감옥학원, 암살교실, 식극의 소마, 어서오세요 실력지상주의 교실에.

(추가사항)
빙과, 위치크래프트워크스, 변변찮은 마술강사와 금기교전, 바보와 시험과 소환수, 미카구라 학원조곡 등은 외전에서 취급해야겠어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4 댓글

마키

2017-10-10 02:04:58

가끔보면?이 기괴한 단체가?교육기관으로서 성립하는게 신기할 지경인 학교들이 꽤 많이 묘사되는데, 이번 글 같은 경우도 학교 내에서 특정 집단이 권력을 가지고 온갖 짓을 다하는데 손을 쓰지 않는 시점에서 사실상 학교도 한패나 마찬가지인 느낌입니다.

마드리갈

2017-10-10 09:10:53

학교가 특정인을 위한 비리의 온상이 된 상황은, 말씀하신대로 학교가 한패나 마찬가지인 상황과 전혀 다를 바가 없어요. 게다가 언급된 사안은 강력범죄에 해당하는 것이 많아서 더욱 심각해요.


아마가미의 경우 쿠로사와 노리코가 한 행동은 성범죄 그 자체.

회장님은 메이드사마의 경우 미야비가오카학원 학생회 사람들에게 반감이 많이 느껴지고 있어요. 그들이 재벌 집안 출신인 것일 뿐이지, 그 가문의 부에 그들이 기여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니까요. 적당히 재력으로 위압하고 물리력을 행사하면 함락되겠지 하는 그런 사고방식이 싫은 것도 빼놓을 수 없어요.

포토카노의 사진부는 동아리의 존속은 물론이고 사진부 부원들이 무사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도촬범죄를 저지르고 있어요. 부원들의 별명이 미사여구로 포장될 뿐이지 도촬이라는 본질 자체가 변하지는 않거든요. 애니에서는 "사실 그들도 좋은 사람이었어" 라는 함의를 담는 묘사가 있는데, 글쎄요. 교내의 인기 미소녀 니이미 하루카의 팬티를 도촬하기 위해서 복도 바닥에 광택을 낸 것은...

사랑과 선거와 초콜릿의 경우는 특수상해, 살인미수 등의 중범죄가 학생자치조직 단위에서 일어나는데도 학교측은 사실상 이 문제를 버려 두었어요. 게다가 적어도 수백, 수천만엔 규모의 부정한 금전문제는 조직폭력배가 대학에 진학하여 학생회를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 것도 연상시키고 있어요. 경제특대생에 대한 괴롭힘 문제 또한 상당부분 고착화되어 있는 것이 보이는 등, 타카후지학원의 운영방침이 여러모로 의심되고 있어요.


TARI TARI에서 타카쿠라 나오코 교감이 보이는 합창부 결성에 대한 행태는 교육자로서의 판단도 있겠지만 자신의 과거를 이유로 현재 학생들의 자발적인 활동을 방해하는 것으로도 해석가능하기에 이것 또한 비판의 여지가 있어요.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학생의 입장을 이해하고, 학교 재단측의 횡포에 맞서기도 하는 등 마냥 그 행태가 나쁘지만은 않다는 것이 드러나지만 베테랑 교육자의 행보 치고는 뭔가 도량이 좁다는 생각도 떨치기 어려워요.


그나마 가장 덜 유해한 것이 울려라 유포니엄의 취주악부 내의 역학관계인데, 위의 사례들처럼 위법성이 명백하거나 수십년에 걸친 문제는 아니지만 추잡한 면이 없다고도 단언할 수 없어요. 특히 요시카와 유코의 행보가 그러해서, 울려라 유포니엄 팬덤에서 요시카와 유코는 전범(?犯) 레벨로 여겨질 정도로 평가가 나쁜 경우도 있어요. 나카세코 카오리의 이리저리 치인 상황이 딱한 것은 이해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사정이 코사카 레이나에게 뭔가를 강요해도 된다는 정당성을 도출하지는 않으니까요.

대왕고래

2017-10-13 23:59:18

포토카노에서는 대놓고 성추행이 이루어지고 있고, 사랑과 선거의 초콜릿에서는 아예 고의적인 교통사고까지.

.......저 세계관의 기자들은 대체 뭘 하고 있나요!?! 왜 아무도 신고를 안하는걸까요!?!

이거 현실세계 법을 적용했다가는 죄다 감방 가겠어요...

마드리갈

2017-10-16 14:55:10

확실히 이상한 세계관이죠.

말씀하신대로, 징역형을 살더라도 안 이상한 자들이 넘쳐나고 있어요. 그것도 장기복역.


포토카노 애니가 흥행이 폭삭 망한 데에는 저런 설정의 영향도 없다고는 단언하기 힘들어요. 특히 그렇게 도촬을 하는 것이, 등장 히로인 중 니이미 하루카의 루트에서 이렇게 묘사되거든요. 그 활동이 사진부 선정 최고 미소녀를 위한 사진전을 열기 위해서라고...이건 아무리 봐도 "사실은 그들도 좋은 녀석들이었어" 클리셰에 지나지 않거든요. 그래서 그게 그다지 좋아 보이지는 않아요.

사랑과 선거와 초콜릿의 오사와 유이나가 한 행동은 학교 전체는 물론이고 전국을 발칵 뒤집어 놓고도 남을 악질적인 중범죄인데, 이게 외부에 노출되지 않았다는 자체가 정말 이상하기 짝이 없어요. 언론은 바보인 건가, 아니면 제보라는 개념이 없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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