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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오면서 별별 이상한 사람을 많이 만났는데, 일단 사람이라는 것 말고는 연령, 성별, 국적, 종교, 각종 취향 들은 별 상관이 없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았습니다. 이번의 경우는 1989년, 즉 국민학생으로서의 마지막 학년을 보냈을 당시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89년 당시, 같은 반이 된 이후 우연한 기회에 친해진 남학생이 있었습니다.
그 남학생 L군은 같은 반 학생으로, 관심사가 공통된 게 많았습니다. 이를테면 책이라든지 항공기라든지 국제정세라든지 이것저것. 그래서 같이 대화할 기회도 많이 가졌고 그랬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누군가가 상당히 나쁘게 보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보던 사람의 정체를 알게 되었습니다. 역시 같은 반이었던, J양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도 L군도 J양과는 이렇다 할 접점은 없었습니다. 단지, 나이에 비해 키가 큰 편이었고(대략 165cm 전후) 얼굴이 007 영화에 나오는 악역 캐릭터 강철이빨과 꽤 많이 닮았는데다 문맹이라서 학과성적이 부동의 최하위였던 것만은 기억합니다.
이 J양이 하루는 저와 L군에게 싸움을 걸었습니다. 굉장히 뜬금없는 말로.
"야, 여자 없이 애 낳을 수 있다고 생각해?"
그러면서, 저와 L군의 대화를 방해하려고 끼어드네요.
키가 크고 능글맞은 면이 있는 L군은, 그 J양에 대해서 이렇게 맞받아쳤습니다.
"웃기고 있네, 너보고 애 낳아달라 부탁 할 남자 없거든? 할 걱정을 해라."
그 L군에게 공개망신을 당한 J양은 저에게 주먹질을 하려다 L군에게 가로막혀서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나중에 이 J양은 돌을 들고 저를 찍으려 들었다가, 당시 키가 작았던 저에게 어퍼컷을 맞고 그대로 나동그라지기까지 했습니다. 이런 사건까지 있었다 보니 저는 다닐 때에도 J양의 폭력행각이 재발하지 않을까 조심하고 그랬습니다.
대체 그 강철이빨 소녀 J양은 저에게 무슨 억하심정이 있었길래 L군과 저의 대화를 방해하고, 저를 해하려까지 든 것일까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런 미친 사람은 어떤 속성이 있어서 미친 게 아니라 미친 사람의 속성 중에 어떤 것이 있을 뿐이라는 결론은 내릴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주위 상황에 경계하는 태도는 그 사건을 계기로 확실히 몸에 익힐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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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고래
2018-08-26 00:34:04
세상에는 별별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과 화합하면서 협력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사회고 세계죠.
근데... 그냥 아무 이유없이 시비거는 경우는 정말 어찌해야할지 모르겠어요. 화합이 가능한걸까요...?
SiteOwner
2018-08-26 20:06:57
저렇게 막무가내로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이 예의 강철이빨 소녀같으면 그나마 개인의 힘으로 막을 레벨이라도 되는데, 흉기를 휘두르거나 방화를 하거나 차량을 몰고 돌진하거나 하면 이미 그 시점에서는 답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을 설득하거나 화합할 가능성 또한 희박하거나 없고, 단지 그의 뜻이 절대로 달성될 수 없음을 물리력으로 인식시켜주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 시점에서 반격하지 않았더라면 저는 이미 1989년 하반기에 죽어서 지금 시점에서 없는 사람이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지요. 그리고 그렇게 저에게 어퍼컷을 맞고 만 강철이빨 소녀는 그 사건 이후에 저를 피하게 되었고, 중학교 진학 이후로는 더 이상 만날 일 자체가 없어져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