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서 글을 쓰느라 그런 것도 있지만, 설정을 안 잡아두고 쓴다는 게 이렇게 위험한 것인 줄 이제서야 알았습니다. 기존 연재분에선 문제의 깡패들이 매복한 이유를 "성범죄'일지도 몰라'"라고 추정하기만 했는데, 저도 모르게 그 쪽으로 방향을 굳혀버리고 끝까지 연재를 그 쪽으로 해버렸네요.
원래 설정은 현재 연재분에도 썼듯이 그냥 적당히 금품을 갈취하는 소악당이었습니다. 그런데 작중 캐릭터의 무식을 강조한다는 게(같은 표현을 써도 못 알아듣다가 비속어를 써야 알아듣는) 표현이 부족해서 전혀 다른 쪽을 부각시켜버린 거죠. 회사에서 잠깐 시간이 많이 남아 밀린 연재를 해야겠다 생각했는데, 차분히 생각을 틈이 나지 않으니 역시 연재는 집에서만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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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아트홀의 검열(?) 기준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합니다. 미리 말씀드리자면 제 소설이 범죄물이기는 하나 사람이기를 포기한 수준의 범죄나 전개는 최대한 자제할 생각입니다. 제가 지향하는 것은 현대적 배경에서 벌어지는 적당히 화끈한 모험물이지, 인간의 추악한 내면을 들여다보는 논픽션이 아니니까요. 뭣보다 그런 주제를 다루면 저부터가 쓰는 재미가 없어집니다. 독자 분들이야 당연히 씁쓸할 테고요.
하지만 (스포일러라서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아주 나~중의 연재분에서는 몇몇 캐릭터의 성격 및 언행이 형성된 동기를 표현하기 위해 우울하거나 추악한 사건이 필수적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앞서 얘기했듯이 눈살을 찌푸릴 정도로 자세하게 묘사하진 않을 겁니다. 상술했듯이 해당 캐릭터를 구체적으로 만드는 것도 있지만 동시에 최종보스를 부각시키는 점도 있으니까요. 그렇기에 어떻게 보면 엔딩보다 가장 공을 들여야 되는 부분이라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다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제 기준이지, 독자분들이나 포럼의 관리자이신 마드리갈님이나 SiteOwner님의 기준은 다를 수가 있어서, 아무리 나중 일이라지만 검열의 한계(?)를 알아두고 싶습니다. 공적인 게시글이든 사적인 쪽지든 향후 전개에 대한 스포일러는 피하고 싶으니 소설에 들어가지만 곤란한 요소는 다 적어보겠습니다. 이 중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으면, 혹은 목록엔 없지만 당부하시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 혹시나 싶어 강조하지만 아래의 목록에 있는 요소들은 반드시 등장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또한 창작물인 만큼 에피소드의 주제부터 등장인물의 농담거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사용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정치적 올바름은 가급적 반드시, 최대한 반영할 생각입니다. 이를 염두에 두시고 답변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국민성 등 스테레오타입 관련 묘사
?- 정치적 집단 및 특정 정치 성향 관련 묘사
?- 실제 사회적 및 연예계 스캔들의 패러디
?- 자연재해 혹은 재난사고 언급
?- 역사적 사건의 인용 및 재해석
?- 강간 등 직접적인 성폭력의 묘사나 암시
?- 간통이나 불륜 등 비도적적 행동 묘사
?- 마약의 투약부터 거래에 이르기까지 마약 관련 묘사
?- 특정 성별 및 성소수자 관련 묘사
?- 욕설 및 비속어 등 언어적 표현 관련 묘사
그거 알아? 혼자 있고 싶어하는 사람은 이유야 어쨌든 고독을 즐겨서 그러는 게 아니야. 사람들한테 계속 실망해서 먼저 세상에서 모습을 감추는 거야. - 조디 피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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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댓글
마드리갈
2019-06-13 17:48:58
딱히 가이드라인은 두고 있지 않았는데, 이 정도는 말씀드릴 수 있어요.
Lester
2019-06-13 18:12:38
흠, 2번처럼 정발본에서 통용되는 기준과 엇비슷하군요. 답변 감사합니다.
창작에 대해선 운영진이 크게 개입하지 않는다는 것은 지금까지의 연재를 통해 그럭저럭 알고는 있습니다만... 쪽지를 확인해 주셨으면 합니다.
마드리갈
2019-06-13 18:47:44
쪽지를 확인했고, 답변드렸어요.
포럼의 운영 등에 대한 의문이나 제언 등은 이렇게 언제라도 문의해 주시기를 부탁드려요.
최대한 빨리 확인하여 최선을 다하겠어요.
Lester
2019-06-14 01:48:16
감사합니다. 저도 다시 쪽지 드렸습니다. 신속한 처사에 감사드립니다.
앨매리
2019-06-14 15:13:53
Lester
2019-06-14 17:08:54
그렇죠. 남들 눈이 많은 곳에선 남들이 신경쓰여서 정신적 에너지를 낭비하게 되니까요.
저는 널리 알려진 맞춤법 오류를 제외하면 오타는 별로 없는 편이라 퇴고 시간을 많이 줄이는 편입니다. 문제는 이번 건처럼 부적절한 묘사라거나 설정변경 등의 구조적 오류가 많아서 땜질하는 데에 시간을 더 많이 쓰네요. 그래서 속 편하게 옴니버스물을 택한 것도 있습니다.
SiteOwner
2019-06-15 16:15:38
자세한 것은 이미 동생이 위에서 언급을 해 두었으니 아트홀에 등록해 주실 작품에 대해서는 통상적으로 시중에 발매중인 미디어의 수준에 준하면 되겠습니다.
이미 이용규칙 총칙 제3조에서 밝혀두었듯이 포럼에서는 자유로운 창작과 논의를 보장하고 상호존중 및 자정작용을 중시한다고 명문의 규정으로 정해두었습니다. 그러니까 운영진 차원에서 창작물 그 자체를 문제삼아 검열을 할 생각도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단지, 포럼에서 일어나는 일로 포럼의 운영이 온전하게 이루어지 않거나, 회원간에 반목이 생기거나, 각자의 생활에 지장이 생기거나, 법정다툼까지 가는 등의 상황은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보고 있고 그 경우에는 운영진이 직접 개입하고 있고, 개별 사안이 발생하면 그 때 직접 판단하는 것이 여러모로 효율적이니까 그렇게 방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창작물과 현실을 혼동하는 것은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에게 귀책사유가 있지 포럼 및 창작자에게 귀책사유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기에 포럼이든 창작자로 활동중인 회원이든 어느 쪽에도 귀책사유가 없는데, 잘못 생각하는 사람을 위해서까지 조치를 해야 할 의무 따위는 처음부터 없습니다.
Lester
2019-06-18 01:18:05
뭐... 그렇겠군요. 창작물은 가상이고 현실은 사실이니까요. 덕분에 어느 정도 연재에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