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의외로 간과하고 있는 것 중에 언어의 함정이 있습니다.
그 중 식품, 화장품 관련에서 상당히 많이 쓰이는 마케팅 표현에 "천연" 과 "식물성" 이라는 두 어휘가 있는데, 논리 그 자체로서도 혼동해서는 안될 뿐더러 혼동된 사고를 현실에 적용하는 것은 위험하기 짝이 없습니다.
인공적으로 합성해 낸 것이 아닌 천연의 것이면 해가 없을까요?
어차피 천연이라는 말은 특정 성분의 원산에 관한 설명일 따름 독성의 유무에 대한 진술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이미 논리적으로도 천연이 무독성을 보장해 주지는 못합니다. 게다가 억지로 우기더라도 현실의 문제는 남기 마련입니다. 자연에서 독을 먹어서 체내에 축적하는 복어의 생태 등이 이미 잘 알려져 있어서 그렇습니다.
식물성이라는 어휘도 마찬가지입니다. 원료가 식물에서 유래했다는 이외에는 독성의 유무에 대해서는 어떠한 언급도 없습니다. "식물성" 이라는 말을 "동물성" 이나 "광물성" 으로 대체하더라도 진리값은 전혀 변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식물성이니까 독이 없다, 안전하다고 생각하여 선호해야 할 이유도 없고, 같은 논리로 동물성이나 광물성이 반드시 해롭다는 결론으로 귀결될 타당성도 없습니다.
식품 관련 마케팅에서 오용되는 "천연" 과 "식물성" 을 조합하면 아주 큰 문제가 일어납니다.
독당근이라는 식물이 있습니다. 영어로는 Hemlock이라고 하는데, 유럽 및 북아프리카를 원산으로 하는 식물입니다. 그야말로 "천연" 의 "식물" 인 것이지요. 그런데, 이 식물은 소크라테스가 마신 독배 제조에 쓰인 원료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식품 및 화장품 관련의 마케팅 표현에 따르면 독당근은 그야말로 완벽한 원료인데 이것은 실제로 먹은 사람을 죽게 만들어 버립니다. 그러면 따라야 할 것은 마케팅 표현의 함정일까요, 아니면 실질일까요? 이미 논리적으로 따져도 답은 나와 있습니다.
그러기에 언어의 함정은 잘 살피고 피해야 합니다. 현혹되면 큰일나는 것이 많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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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마키
2019-06-17 20:09:12
식물성 버터라는 것도 생각해보면 기묘한 존재인게 버터의 식재료로서의 사전적인 정의는 "우유 중의 지방을 분리하여, 크림을 만들고, 이것을 세게 휘저어 엉기게 한 다음 응고시켜 만든 유제품"으로 규정하고 있죠. 고로 동물성 지방, 개중에서도 특히 소젖을 주 재료로 한 유제품 이라는 건데 이걸 대체하기 위한 것이 마가린이었죠.
결국 식물성 버터는 팜유 등의 재료로 버터가 가진 우유의 영양분, 식감, 열량 등을 흉내내기 위한 모조품에 가깝다는건데, 보통 흔히 말하는 고급 식재료가 쓸데없는 재료나 첨가물을 넣지 않고 가급적 원래의 재료만을 취한 것을 높이 평가하는 것만 봐도 식물성이 몸에 좋다는건 어불성설이죠. 같은 이유로 스팸이 그나마 런천미트 중에서 고급으로 취급받는 것도 잡육 대신 돼지고기의 함량이 가장 높은 축에 속하는 제품이어서 그런거구요.
SiteOwner
2019-06-17 20:15:58
그렇습니다. 우유 공급부족 극복을 위해 대용품으로 발명되었던 마가린은 원래 불포화지방산이었던 식물유 등을 가공하여 포화지방산으로 만든 트랜스지방인데, 이것의 보건상 폐해는 이미 많이 보고되어 있어서 이제는 퇴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식물성 운운하면서 마케팅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합니다.
스팸을 흔히 이렇게 조롱하긴 하지요. Something Posing As Meat, 즉 고기인 척 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경쟁상품에 비하면, 말씀하신 것처럼 돼지고기 함량이 가장 높은 편이라서 평가는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