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작품을 패러디하는 에피소드의 경우 원래는 개인적으로 ARC(Additional Readable Contents)라는 이름으로 불렀습니다만, 아무도 사용하지 않고 관심도 없을 것 같아 그냥 편의상 DLC(DownLoadable Contents)라고 칭하겠습니다. 게시판 연재글이라 실제로 다운로드하는 것은 없지만요. 어쨌든 이번 주 안에 짤막한 외전 에피소드를 쓰고 그 다음에 DLC 에피소드를 연재할 생각인데... 역시 똑같은 문제가 발목을 잡더군요. 이 대책없이 넘쳐나는 작품 중에서 무엇을 고를까, 하고요.
그나마 제 취향이 그렇게 폭넓지 않다는 게 다행(?)입니다. 남들이 다 아는 유명 작품은 이미 남들이 패러디하며 우려먹은 것도 있지만,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모르는 경우가 더 많거든요. 당장 마마마만 해도 큐베가 XXX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각 캐릭터의 상세한 행적이나 개성은 알지 못하니... 이래서야 게스트 캐릭터로 넣어봤자 수박 겉핥기만 하겠죠. 그래서 이것만큼은 뻔뻔하게(?) 제 취향대로 밀고 나가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방향을 정했으니 그럼 무슨 작품을 고를 것이냐가 남는데, 막상 세어보니 제법 되더군요. 한 작품에서 최대한 끄집어내는 것도 있고, 그냥 시리즈를 골라서 캐릭터 하나하나를 끄집어내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정확히는 전혀 중요하지 않은 요소에 과도하게 살을 덧붙여서 어떻게든 콘텐츠로 만들어내는 고질병의 산물이지만;;;
이 패러디 요소나 그 외의 모든 설정은 구글 스프레드시트를 이용해서 정리하고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해당 표를 복붙하면 자체 스포일러가 너무 심하거니와 아직 정리가 되지도 않았기에, 현재 즐겨하는 게임인 페이데이 2의 형식을 빌어서 몇 가지만 소개해볼까 합니다. (참고로 해당 게임에서는 로비에서 각 호스트가 방을 만드는 것을, 감시 시스템의 화면에서 임무에 따라 다른 음성을 도청하는 것으로 표현합니다.)
원래는 내용만 쓰려고 했는데, 제가 너무 꼬아놓다 보니 모르실 것 같아 패러디 에피소드의 원본도 표기하겠습니다.
(1) The Purple Catastrophe(보랏빛 대격변)
"벌써 다섯 번째야! 고작 폭주족 두 놈한테 은행이 털린다는 게 말이 돼?! 놈들의 화력이 세건 맷집이 세건 상관없어! 살려서든 죽여서든 당장 내 앞에 데려와! 상납금을 모으지 못하면 너희도 나도 모조리 모가지니까!"
- 원본 : 게임 "킹 오브 파이터즈 시리즈"의 K'와 맥시마
(2) Diamond in the Rough(다이아몬드 원석)
"유령입니다. 분명히 유령이에요. 연회 때문에 요란하던 호텔에서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고 사람을 죽이고 도망치다니... 보세요, CCTV에 흐물거리는 하늘색 형체가 보이지 않습니까? 분명히 유령입니다."
- 원본 : 게임 "킹 오브 파이터즈 시리즈"의 쿨라 다이아몬드
(3) Air on the T String(T선상의 아리아)
"택시기사가 더 필요해서요. 플로렌스 씨는 괜찮다고 하시는데, 워낙 여기저기서 플로렌스 씨를 찾다 보니 쉴 틈이 없으신 것 같거든요. 그래서 도와주실 수 있나 해서... 헤에? 저요? 저는... 노력해야죠."
- 원본 : 만화 "ARIA"의 주인공 미즈나시 아카리
(4) No Mercy(무자비)
"내 친구가 참전용사 기념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말야, 무기 밀수에 대해 쓴소리를 좀 했더니 열받은 놈들이 있나봐. 생각 같아선 그 녀석 혼자 해결하게 놔 두고 싶지만, 입원할 정도면 몸이 말이 아니라는 얘기잖아?"
- 원본 : 게임 "레프트 4 데드 시리즈"의 빌
(5) For Mercy's Sake(자비를 위하여) (For god's sake의 좀 더 우회적인 표현)
"약은 사람을 치료하지만, 지나치면 사람을 죽일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해요. 그런데 그 선을 아무렇지도 않게 넘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이건 분명 잘못된 일이에요. 부디 당신의 힘을 빌려주세요."
- 원본 : 게임 "오버워치"의 메르시
(6) Glory to Arstotzka(아르스토츠카에 영광을)
"우리 국가에서 온갖 테러와 범죄를 일으킨 자들이 그대가 사는 곳으로 도피했다는 정보를 입수했소. 나는 느긋한 외교적인 수단보다 신속한 처리를 원하니, 그들을 모조리 섬멸하시오. 아르스토츠카에 영광을."
- 원본 : 게임 "페이퍼 플리즈"의 아르스토츠카
뭐 대강 이 정도입니다. 예전에 말했듯이 제목을 위해 글을 쓰는 훌륭한(?) 사례들이죠;;; 하지만 모두 나름대로 매력적인 소재들인 만큼, 제 입맛대로 재창작하면 재미는 있을 겁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꼭 연재하고는 싶습니다.
그거 알아? 혼자 있고 싶어하는 사람은 이유야 어쨌든 고독을 즐겨서 그러는 게 아니야. 사람들한테 계속 실망해서 먼저 세상에서 모습을 감추는 거야. - 조디 피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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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마드리갈
2019-08-22 16:37:28
이렇게 6가지의 추가 스토리를 만드실 예정이군요.
예시로 든 다른 창작물들은 잘 모르기에 이건 어떻게 평가하지는 못하겠지만, 일단 모두 전개될 내용이 심상치 않을 것만은 확실하겠어요. 거칠거나, 납득되지 않거나, 신중하거나 등...
자세한 것은, 기고해 주신 것을 읽고 나서 판단해도 늦지 않겠죠.
Lester
2019-08-22 22:25:56
아, 본문에 있는 것과 추가 에피소드는 별개입니다. 추가 에피소드는 저것보다 패러디도 없고 훨씬 짧습니다. 글 하나로 끝낼 수 있을 정도로요.
다만 본문에 있는 것들은 원본이 확실히 있는 만큼 어떻게 제 스타일로 녹여내는지가 관건이겠네요. 막상 마드리갈님처럼 모두가 알 만한 주제는 아니라서, 적당히 억지(?)를 부려도 괜찮겠다 싶지만요.
SiteOwner
2019-08-24 20:42:04
다양한 시도는 좋습니다. 창작이 어려운 이유, 그리고 창작자의 미덕 중의 하나가 바로 다양한 시각과 방법론.
좋은 창작물을 만들기 위한 길은 험난하지만 다양한 시도를 통해서 스스로의 역량을 키울 수 있으니까 이번의 시도 또한 성과가 있으리라 믿습니다.
취향이 너무 넓지 않다고 걱정하실 필요도 없습니다. 오히려 작가의 취향이 너무 넓어서 독자가 감당하기 힘든 경우도 없지 않으니까요. 자신이 만족할 수 있어야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니 잘 생각하셨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Lester
2019-08-25 22:56:37
큰 의미없다고 생각했는데 긍정적으로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첫 문단을 쓰고 단숨에 연재해야 할 텐데, 그 첫 문단을 쓰기까지가 너무 힘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