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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볼로의 대모험"의 기묘한 BGM

대왕고래, 2019-12-08 04:19:41

조회 수
164

죠죠 5부 "황금의 바람"의 마지막에서, 파시오네의 보스 디아볼로는 죠르노의 손에 의해 무간지옥에 빠지고 맙니다.

자신의 미래를 위해 딸의 미래를 영원히 없애려고 했으며, 이탈리아를 마약으로 지옥에 몰아넣은 디아볼로는, 자기 스스로가 더 이상의 미래도 없는 지옥에 빠지고 말죠.


죠죠 2차창작 게임인 "이상한 던전"류 게임인 디아볼로의 대모험은 이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무간지옥 속에서 디아볼로는 어떤 소문을 듣습니다. 이 세상에는 "이상한 던전"이라는 것이 있어, 어떤 사람은 그 속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았고, 어떤 사람은 그 속에서 황금향을 찾았다는 것.

심지어 이건 소문이 아니라, 이상한 던전 시리즈에서 정말 있었던 일이에요. 톨네코의 대모험 시리즈의 주인공 톨네코는 행복의 상자를 손에 넣었고, 풍래의 시렌 시리즈의 주인공 시렌은 테이블 마운틴을 올라 전설의 황금향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거든요.

디아볼로는 "이상한 던전"이라면 자신을 무간지옥에서 꺼내줄 스탠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무간지옥의 끝에, 드디어 "이상한 던전"에 도달한 디아볼로는 다시 재기를 꿈꾸며 던전으로 발을 내딛습니다.


이상이 디아볼로의 대모험에 대한 소개였습니다.

보통의 이상한 던전 시리즈는 던전마다 BGM이 있거나, 층계마다 BGM을 두고 돌려쓰는 형식이에요.

그런데 디아볼로의 대모험은 다릅니다. 던전의 BGM은 딱 하나 뿐이고, 대신 무기/방패/팔찌에 해당되는 "장비 스탠드"나 화살/지팡이에 해당되는 "사격 스탠드"를 장비하게 되면 그 스탠드에 맞는 BGM이 나오거든요.

게다가 이 게임은 죠죠 2차창작이기에, 그 스탠드의 모티브가 된 BGM이 나오게 됩니다. 즉...


  • 허밋 퍼플을 장비하면, 죠셉 죠스타가 3부에서 들었었던 The Beatles의 Get Back이 나옵니다.
  • 하이엘로펀트 그린을 장비하면, 카쿄인이 좋아하는 Sting의 Englishman In New York이 나옵니다.
  • 위 스탠드의 희귀 버전인 하이엘로펀트 에메랄드는, Sting의 명곡 Shape of My Heart가 나옵니다!
  • 스틸리 댄의 러버즈는, Steely Dan의 Babylon Sisters. (러버즈는 장비하는 의미가 없다시피한데, BGM 때문에 심심하면 장비하게 되더라고요.) 
  • 치프 트릭을 장비하면, Cheap Trick의 Dream Police가 나옵니다. (치프 트릭이 함정 아이템인데 곡은 또 엄청 좋아서 어떻게든 하나 챙기게 되는 아이러니함이...)
  • 헤븐즈 도어는, 역시 Guns N' Roses의 Knockin' On Heavens Door가 나오죠.
  • 섹스 피스톨즈는 Sex Pistols의 Anarchy In The U.K가 나옵니다. 쓸 일이 많은 사격스탠드인데, 덕분에 심심하면 듣게 되더라고요.
  • 메탈리카를 장비하면, Metallica의 Master Of Puppets이 나옵니다. 이거 나오면 일단 게임은 손 놓고 곡에 집중하게 되죠.
  • 오아시스를 장비하면, Oasis의 Wonderwall 또는 Whatever, 둘 중 하나가 나옵니다.
  • 킹 크림슨을 장비하면 King CrimsonRed가 나오죠. 심지어 지금 나열한 이것들이 다가 아니에요!

아라키 대장이 곡이나 밴드에서 모티브를 따서 스탠드명이나 인물명을 짓는 것을 따라해서, 아예 게임 내에 이런 수많은 곡들을 넣어두었어요. 다만 MIDI로 찍어서 재구성했지만요.

덕분에 이 게임을 저는 장난삼아 "BGM 때문에 플레이하기 힘든 게임"이라고 부릅니다. BGM이 짜증나서 못해먹겠다는 게 아니라, BGM이 너무 좋아서 거기 집중한다고 게임 플레이를 놓아버리게 되거든요. 당장의 플레이가 문제가 아니에요, 지금 비틀즈의 Get Back이 나와요! 오아시스의 Wonderwall이 나온다고요!


다른 곡들도 꽤나 좋습니다. 예를 들자면...


  • 게임 타이틀 BGM은 King Crimson의 곡 In the Court of the Crimson King (심지어 마지막의 리코더음까지 완벽하게!)
  • 디아볼로가 도착한 무간지옥의 끝인, 여러 이상한 던전들로 이동할 수 있는 "베네치아 호텔"의 BGM은 Eagles의 Hotel California
  • 장비/사격 디스크 영향이 없는 기본 던전 BGM은 King Crimson의 21th Century Schizoid Man
    (사족이지만 이 곡 제목은 딱 디아볼로를 생각하게 하네요. 21세기의 "정신분열증" 사내...)
  • 디아볼로가 던전에서 사망할 때(오늘의 보스, XX로 인해 사망)의 BGM은 King Crimson의 Epitaph 
  • 수많은 적, 수많은 아이템, 수많은 함정들이 가득 있는 "몬스터 하우스"의 BGM은 Deep Purple의 Highway Star. 몬스터 하우스를 마주했을 때의 긴장감을 단숨에 고속도로를 달리는듯한 속도감으로 바꿔줍니다.
  • 두번째 던전인 "레퀴엠의 대미궁" 최종보스인 죠르노 죠바나의 BGM은 Prince의 앨범 Gold Experience의 수록곡 Gold.
  • 세번째 던전이자 반입금지던전인 "디아볼로의 시련" 최종보스인, 6부 등장인물이자 스탠드 "보헤미안 랩소디"의 스탠드사 웅가로의 BGM은 Queen의 Bohemian Rhapsody
  • 마지막으로, 이 게임의 엔딩곡은 Ben E King의 Stand By Me. "스탠드"라는 명칭은 여기서 유래했죠.

어느곡이든 빼놓을 수 없는 명곡들 뿐인데, MIDI로 이 곡들을 잘 살려서 재구성해줬어요. 그래서 BGM듣는 재미가 있죠.


다만 아쉬운 점은 이 게임이 2014년 이후로 업데이트가 없다는 것.

사실 기존에 만들던 동인팀은 해체했고, 다른 팀에서 새로 낸 것인데, 그 이후에 새 버전이 없네요.

그래서 7부 적들은 거의 없다시피하고, 8부는 아이템 하나 뿐이고, 스탠드도 7,8부는 조금 비는 면이 많아요. 추가할 적들도, 추가할 스탠드들도 많아보이는데...


무엇보다도 개인적으로는 애니 OST도 게임 내에서 나와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개인적인 희망을 들자면...


  • 파문술사만 나오는 특수 몬스터 하우스가 추가되고, 거기서 "그 피의 운명"이나 "Roundabout"이 나온다거나
  • 기존의 모리오초 하우스 (4부 캐릭터들만 나오는 특수 몬스터 하우스)에서 "Great Days"가 나온다거나
  • 기존의 파시오네 하우스 (5부 특수 몬스터 하우스) BGM에 "배신자의 레퀴엠"이나 "Modern Crusaders"가 나온다거나...


이대로도 재미있는 게임이지만, 추가할 요소가 그간 많이 쌓였는데 반영이 안 되는 건 아쉽죠.

그래서 저런 요소들을 추가해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지 감부터 안 잡히니 아쉽네요.

대왕고래

저는 대왕고래입니다. 대왕고래는 거대한 몸으로 5대양을 자유롭게 헤엄칩니다.

대왕고래는 그 어떤 생물과 견주어도 거대하다고 합니다.

3 댓글

마키

2019-12-08 08:40:29

같은 게임에 등장하는 초콜렛 디스코는 실은 Perfume의 동명의 노래에서 따온 스탠드죠.

카시유카가 죠죠러라 아라키 대장이랑 친한 것도 있구요.

마드리갈

2019-12-08 15:55:39

소개해 주신 음악, 정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명곡으로 가득 채워져 있어요!!

게다가 그런 음악이 가득차 있는 던전 안이라면 영원히 헤매더라도 외롭거나 고달프지는 않겠다는 생각도 들고 그렇네요. 정말 생각을 그만둔 채로 계속 음악을 들으면 좋겠다 싶지만...문제는 디아볼로의 대모험이 게임이라는 점이겠죠. 정말 음악으로 인해 게임진행이 어렵겠다는 생각이 안 들 수가 없어요.


게임의 배경음악으로서는 4부 애니의 엔딩곡인 새비지 가든의 I want you도 정말 잘 어울릴 거예요. 멜로디도 비트도 가사도 정말 잘 어울려서, 제가 게임 제작에 관여한다면 이것을 꼭 추가했을지도...

SiteOwner

2019-12-16 23:22:52

소개해 주신 곡들은 하나같이 흠잡을 데 없는 명곡 그 자체. 그래서, 게임 도중에 훌륭한 음악에 빠져서 오히려 게임에의 몰입이 저해되는 즐거운 역효과(!!)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날같이 인터넷이 발달한 시대에도 저렇게 명명하기란 쉽지 않은데, 아라키 히로히코 작가가 저 작품을 집필할 당시에는 음악에 정말 정통하지 않으면 아예 시도할 수도 없을 듯합니다.


역시 죠죠 하면 비틀즈의 Get Back을 빼놓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러고 보니 미셸 폴나레프의 노래가 소개되지 않았군요. Holidays, L'amour avec toi(너와 함께 하는 사랑) 같은 노래들. 그래서 바로 생각나는 2곡을 이렇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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