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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기묘한 문물사정을, 은행사정, 대학사정, 교정시설사정으로 나누어 알아본 것에 이어서 이번에는 제목관련으로 다루어 볼까 싶네요. 내용이 많이 늘어날 것이 예상되니까 이번에는 개별악곡편으로.
해외의 악곡이 일본에 소개될 경우, 원제 그대로가 일본어로 번역되어 소개된 경우도 물론 있지만, 원제와는 거리가 꽤 있거나, 아예 별개의 제목이 붙여진 경우도 꽤 있어요. 이것을 발표연도순으로 소개해 보겠어요.
이 글은, 왜 붙여진지 모를 제목 이야기 제하의 글에 추가된 마키님의 코멘트에 착안하여 작성된 것임을 밝혀드려요.
일단 클래식 음악의 경우는 이런 것이 대표적.
- 모차르트의 피아노협주곡 제21번 엘비라 마디간
- 1785년 발표곡
- 1967년작 스웨덴 영화 엘비라 마디간(Elvira Madigan)에 인용된 것에서 유래
- 베토벤의 교향곡 제5번 운명
- 1808년 발표곡
- 베토벤 자신이 붙인 수식어가 없으며, 자신이 붙인 표제는 교향곡 제3번이 영웅, 제6번이 전원, 제9번이 합창
- 독일에서 Schicksals-Sinfonie라고 쓰이던 표현이 영어로 번역되어 Fate Symphony로, 그리고 다시 일본어로 중역되어 정착
- 베르디의 오페라 춘희(椿姫)
- 1853년 발표곡
- 원제는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로, 비올레타의 동백꽃 머리장식에서 유래
팝 음악이 소개될 경우에도 한동안은 독자적인 제목이 붙은 번역이 제법 있어요.
그 중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기묘한 번역제목을 일부 소개할께요.
- かわいいあの娘(귀여운 그 여자아이) - 1962년 미국의 닐 세다카(Neil Sedaka)의 Next Door to an Angel
- 悲しき雨音(슬픈 빗소리) - 1962년 미국의 캐스케이즈(The Cascades)의 Rhythm of the Rain
- ビートルズがやって来るヤァ! ヤァ! ヤァ!(비틀즈가 온다 야! 야! 야!) - 1964년 영국의 비틀즈의 A Hard Day's Night
- 涙の乗車券(눈물의 승차권) - 1965년 영국의 비틀즈(The Beatles)의 Ticket to Ride
- 愛のプレリュード(사랑의 프렐류드) - 1970년 미국의 카펜터즈(The Carpenters)의 We've Only Just Begun
- 淫力魔人(음란마인) - 1973년 미국의 스투지즈의 Raw Power
- やりたい気持ち(하고 싶은 기분) - 1975년 미국의 에어로스미스(Aerosmith)의 Sweet Emotion
- くたばれキャベツ野郎(뒈져라 양배추 자식) - 1976년 프랑스의 세르주 갱스부르(Serge Gainsbourg)의 L'Homme à tête de chou(양배추 머리의 사나이)
- 素敵な問題児(멋진 문제아) - 1977년 호주의 AC/DC의 Problem Child
- 地獄へ道連れ(지옥의 동행) - 1980년 영국의 퀸(Queen)의 Another One Bites the Dust
- 今夜はビットイット(오늘밤엔 비트잇) - 1982년 미국의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Beat It
- ハイスクールはダンステリア(하이스쿨은 댄스테리아) - 1983년 미국의 신디 로퍼(Cindy Lauper)의 Girls Just Want to Have Fun
- 恋人たちのクリスマス(연인들의 크리스마스) - 1994년 미국의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의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 超ナイス・バディに夢中!(초 나이스바디에 빠졌음) - 1995년 스페인의 로스 델 리오(Los del Rio)의 Pura Carroceria
- や・ば・い・よ・髪型(곤란해 머리모양) - 1999년 독일의 디 에르츠테(Die Ärzte)의 Vokuhila Superstar
- 恋のマイアヒ(사랑의 마이야히) - 2003년 루마니아의 O-Zone의 Dragostea Din Tei(보리수 나무 아래의 사랑)
- バッドデイ~ついてない日の応援歌~(배드 데이 -안 따라주는 날의 응원가-) - 2009년 캐나다의 대니얼 파우터(Daniel Powter)의 Bad Day
사족을 단 것도 모자라서, 대체 무슨 생각으로 붙였는지 모를 기괴한 타이틀이 넘치고 있어요.
하지만 이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사실. 그러니 이것으로 놀라기에는 아직 부족하다고 말씀드려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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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마키
2020-03-29 06:24:13
일단은 원제의 요소를 채용한 곡들은 번역은 해보았다 라고 쳐줄순 있을지도요(...).
사랑의 마이야히는 방송인 현영이 재차 개사한 누나의 꿈이 2006년 즈음에 유행하긴 했었죠.
한편 스웨덴의 가수 그룹 Caramell(현 Caramell Girls)이 2001년 11월 2일 발표한 Caramelldansen은 배속을 조정한 리믹스곡 speedcake remix가 니코니코동화에 수출(?), 흥겨운 후렴구에서 따온 웃웃우마우마(ウッーウッーウマウマ(゚∀゚))라는 단어와 에로게 포포탄의 오프닝 영상의 춤 추는 영상을 섞은 매드무비가 유명해져서 2000년대 후반 니코동 문화의 일부가 되고 그게 다시 인터넷 밈으로까지 승화되었죠.
오너님 글에 이야기했던 포르노 그라피티의 싱글 멜리사의 광동어 번안곡 불사전설도 그렇고 어느 나라든 낯선 발음의 외국어 노래는 인터넷 밈이 되기 적합한 놀잇감이란 생각이 드네요.
마드리갈
2020-03-29 14:56:24
원제를 번역하여 거기에 수식어를 약간 첨가하거나 정확한 대역이 아니더라도 의미가 통하는 것이면 그나마 나은 수준인데, 대체 뭘 어떻게 번역하면 저런 기괴한 것들이 나오는 건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요. 정말 작정하고 즐기는 건가...
낯선 발음의 외국어 노래의 가사가 기묘하게 들리는 건 역시 세계적인 현상인 건지, 비슷한 언어끼리도 그렇게 되는건가 봐요. 독일의 밴드 징기스칸의 노래 모스카우(Moskau - 모스크바의 독일어 발음)가, 영어 네이티브 화자에게 기묘하게 들린다든지...
그렇죠. 그 유명한 Dragostea Din Tei는 여러모로 컬트적인 인기를 끌고, 국내에서도 번안되어 유행한 음악...
웃웃우마우마가 그런 유래를 갖고 있었군요.
여기저기서 접할 수는 있었는데 정확한 기원은 여태 모르고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