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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의 능력을 나타내는 방법에 대해

마드리갈, 2020-09-03 23:12:07

조회 수
135

여러 창작물을 접하다 보면 캐릭터의 능력이 어떻게 표현되는가를 눈여겨 보게 되죠.
이 중에서는 효과적인 방법도 있고 그렇지도 않은 방법도 있어요.

배틀물같이 캐릭터들끼리 대결을 해야 하고 그 대결의 승패가 어떻게 결정나는가에 따라 능력이 증명되기 마련이죠. 결국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처럼.
그런데 완전히 다른 성격의 창작물에서는 분명 캐릭터의 능력을 나타내야 하는데 직접적으로 타 캐릭터와의 비교가 불가능하다든지, 비교 자체의 필요성은 없지만 분명 나타내기는 해야 작품의 설정을 만족시킨다든지 하는 경우가 있어요.

이 두 작품의 경우가, 아주 간결하고 선명하게 캐릭터의 능력을 보여주는 사례.

우선, 우리는 공부를 못해(僕たちは勉?ができない).
키리스 마후유라는 교사는 유능한 미녀교사로 묘사되고 있어요. 그리고 주인공 유이가 나리유키의 대사를 통해서도 이해하기 쉽게 잘 가르친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그렇다면 이 키리스 마후유는 정말 유능한 인물일까요?
이 교사는 사립 이치노세고교의 세계사 교사인데, 학교의 양대 천재라 불리는 두 학생의 진학을 지도하는 교육담당이 되었지만 교차지원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어요. 문과의 천재 후루하시 후미노가 이과를 지망하고 있고 이과의 천재 오가타 리즈가 문과를 지망하는데 이들을 설득하지도 못하고 강압적으로 대하다가 결국 그 두 학생들에게 깊은 트라우마를 남긴 채 교육담당에서도 자진해서 물러났어요.
그런데 그 교육담당의 후임이 교사도 아니고, 그 두 천재 학생과 같은 학년이자 본작의 주인공인 유이가 나리유키.

과연 키리스 마후유는 유능한 교사일까요?

그 다음은, 이 소리에 모여(この音とまれ!).
카나가와현립 토키세고교에는 소쿄쿠부(?曲部), 즉 일본의 전통현악기인 코토를 연주하는 음악부가 있는데 그곳의 고문교사로 수학교사인 타키나미 스즈카가 있어요. 미남이지만 별로 외모에 신경쓰지도 않아서 면도도 하지 않았는데다 드러나는 면모도 무기력이나 냉소로 일관하고 있어요. 부원 중 불량아로 악명높았던 쿠도 치카가 "뭐라고, 이 자식이?" 라고 욕해도 "그래야 너답지" 라고 대수롭지 않게 반응하는데다 코토의 천재소녀 호즈키 사토와에게는 "왜 네가 이런 데에 있어야 할지 모르겠는데?" 라고 빈정대는 등 좋지 않은 모습만 골라 보이고 있어요.
그런 그가, 부원들이 연주할 수 있도록 악보를 준비했어요. 그것도 파트별로 모두 나누어서. 부장 쿠라타 타케조가 악보를 보고 "어떻게 이런 것을...구하기 힘들었겠어요?" 라고 말하는 데에 타키나미 선생은 "내가 편곡해서 만들었다" 라고 대답했어요. 게다가, 놀라는 학생들이 이 악보를 만드는 데에 시간을 많이 들였겠다고 말하자 "내 잠잘 시간도 아까운데, 돌았나, 뭐하러 밤을 새서 이 짓을 하나?" 라고 퉁명스럽게 답하죠.

과연 타키나미 스즈카는 무능한 교사일까요?

이 대조되는 두 사례에서, 반드시 대결의 결과나 구체적인 수치가 아니더라도 캐릭터의 능력을 나타낼만한 요소는 분명 표현가능하고, 어느 방식이 좋은 것인지도 이미 결론이 나고 있어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4 댓글

마키

2020-09-03 23:34:58

히다마리 스케치의 요시노야 선생도 주인공인 히다마리장 멤버들의 시선으로 보면 좋냐 나쁘냐를 따지기 이전에 어떻게 교사직을 유지하는지부터가 의심스러운 인물이지만, 고교 생활 내내 선생과 동거동락하고 졸업하는 미술부 학생들의 평가가 매우 긍정적이라는 점과, 교장을 포함한 다른 교사들의 인물 평가를 보면 폼으로 명문 사립 고교의 선생님을 하고 있는건 아니라는걸 상황으로 어느정도 짐작할 수 있죠.

마드리갈

2020-09-04 00:07:22

말씀해 주신 요시노야 선생은 일견 장난스럽게 보이긴 하지만 알면 알수록 여러모로 대단한, 이상적인 교사상에 가까운 인물이라 할 수 있어요. 게다가 현실인식도 굉장히 냉철하죠. 교사가 되어 야마부키 고교에 착임하고 싶어하는 히로에 대해서는 대해서는, 현실적인 한계도 생각해야 한다고 제대로 지적하기도 하는 등 학생의 심리를 잘 읽기도 하고, 그래서 학교가 왜 지식의 전달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전인교육의 장인지도 잘 보여주고 있어요. 이런 묘사들이 요시노야 선생이 정말 유능하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어서, 애니를 보면서 계속 감탄했어요.

대왕고래

2020-09-05 23:19:14

"뛰어나다" "뛰어나다" 말만 많지 실제로 실적은 뛰어나지 않은 사람과, "무능하다" "무능하다" 말이 많은데 실제 실적인 뛰어난 사람.

보통은 뒤쪽의 사람이 더 뛰어난 사람이고 고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전자가 더 고평가를 받으면... 다른 의미에서 대단하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어요.?

마드리갈

2020-09-05 23:35:55

그렇죠. 말씀하신 것처럼, 진짜 능력이 있는가는 구구절절 설명하는 것보다는 구체적인 실적 하나가 확실해요.


두 작품 중 우리는 공부를 못해는, 사실 키리스 마후유도 무능하지만, 문제의 두 천재라고 불리는 후루하시 후미노와 오가타 리즈도 학교 내에서는 천재라고 불리지만 대외적으로는 전혀 검증되지 않았어요. 오히려, 유이가 나리유키의 어릴 때부터의 친구인 타케모토 우루카가 수영천재로 불리면서 일본국내대회는 물론 해외 선수권대회에서도 상위권으로 입상한 실적이 있는데다 차기 국가대표 발탁이 유력하다 보니 이 편이 확실히 검증된 실적이 있는 것이죠.

이 소리에 모여에서는 나중에 타키나미 스즈카의 가정환경이 나타나죠. 아버지는 지휘자, 어머니는 피아니스트에 어릴 때부터 음악천재로 불려서 직접 음악을, 그것도 그냥 단성부의 노래도 아니고 교향곡을 작곡하죠. 하지만 음악에의 흥미를 잃어서 결국 성인이 되어서는 음악과 무관한 수학교사로서 살고 있는데, 그 재능이 이렇게 "직접 음악을 편곡하는" 실적으로 나타나는 것이죠. 이렇게 묘사되는 것이 확실히 뛰어나고 또한 설득력이 확보되어 있는 것이죠.


현재, 우리는 공부를 못해는 아주 난장판이 되어 있어요. 학원물 러브코미디에서 교사 캐릭터라는 태생적인 약점을 가진 키리스 마후유가 다른 히로인들의 지지 총합 이상으로 인기를 구가하는가 하면, 오가타 리즈는 어디서인지 모르게 계속 우동을 소환해 오고, 주인공의 여자친구 점지는 죽은 아버지의 혼령이 나타나서 해 주고...애니의 오리지널 결말인 타케모토 우루카를 선택한 것이 차라리 낫다 싶을 정도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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