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행동이라도 누가 했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들어 특히 눈에 띄게 잘 보입니만, 엄밀히 따지자면, 최근의 일도 아니라고 봅니다. 이미 20여년 전에도 그런 일이 잦았다 보니까 이제는 아예 이게 새로운 기준으로 정착한 건가 싶습니다. 그리고 행위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저는 계속 구시대의 인물이 되어가는 듯합니다.
이런 현상이 지속된다면 참 재미있는 모습이 많이 보일 것 같습니다.
가령, 누군가가 흉기를 들고 돌진해 오면 그가 누구인지부터 알아야 할 듯합니다. 만일 그가 누군지 모르고 피하거나 반격했다가, 오상방위 등으로 전과자가 될 일이 없다고 누가 판단하겠습니까. 어차피 현행법상 정당방위라는 것이 인정될 여지가 사실상 말살되어 있는데, 사람을 잘못 보고 대응했으니 틀림없이 오상방위로 인정되어서 위험한 상황을 당하고 전과자가 되겠지요.
이런 생각이 기우가 아닐 것 같습니다.
누군가의 군복무 시절 문제로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은데, 정당한 이유 없이 병영을 이탈해 있으면 그게 탈영이지 그럼 뭐라는 것인지. 그렇게 행위가 아니라 행위자를 중심으로 말을 하니까 쓸데없는 말이 많아지고 그 말들이 서로 맞지 않아서 추한 꼴을 다 보입니다. 이런 게 아름다움이고 또한 자녀사랑인지, 최소한 저는 이해하지 않습니다. 그래서도 안될 것 같기도 하고.
언제까지 이런 촌극이 벌어질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코로나19 판데믹보다 오래 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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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고래
2020-09-06 00:00:29
"이 사람은 이러이러해서 그런 일을 저지를 수 밖에 없었다"고 변호해도, "그래서 그 일은 잘못된 거 아닌가?"하고 물으면 대답을 못하겠죠.
지나가던 아저씨가 하는 일이나 부활한 예수 그리스도가 하는 일이나 그 선악과 경중은 똑같은 거에요.
SiteOwner
2020-09-06 15:48:22
정말 좋은 예시와 비유입니다.
그렇습니다. 아무리 승률 최강의 변호사라도 명백한 위법사실 자체를 없앨 수는 없는 법이고, 누가 말해도 옳은 것은 옳은 것이고 아닌 것은 아닌 것입니다. 이 단순명쾌한 진리를 뒤집으려고 나오는 온갖 장광설이 그러면 그럴수록 더욱 그 진리를 명백하게 증명해 주는 것이고, 언제까지나 이 상황을 지지해 줄 정도로까지 세상 인심이 넉넉하지도 않습니다.
제 표현을 하나 더 추가합니다.
그들에게는, "그럼 그 행위를 타인에게도 추천하겠는가?" 라는 질문도 답하지 못합니다.
Lester
2020-09-10 10:10:56
솔직히 그런 행동은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넘어 우리나라에서 만연했고, 비단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외국에서도 역사적으로 드글드글하죠. 문제는 이렇게 부조리가 만연한데 마치 '남들 다 그러니까 괜찮은 거다'라고 넘어가는 모럴 해저드가 고착화되다 못해 상식으로 인정받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있는 사람들'일수록 빠져나갈 방법이 많아진다는 점이 더더욱 역겹죠. 그래서 저는 (언더도그마라고 해도 할 말은 없지만) 기본적으로 '있는 사람들'을 고깝게 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SiteOwner
2020-09-11 20:23:47
Lester님의 관점에는 2가지의 쟁점이 있군요.
요약하자면, 하나는 부조리의 고착화, 그리고 다른 하나는 비난가능성에 대한 것.
이해합니다. 과거의 신분이 우선하는 사회가 단지 현대의 진영이 우선하는 사회로 변화한 것이 진정한 진보이고 발전인 것이라고 대답이 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라서 그렇습니다.
그리고 비난가능성에 대해서는 일부 국가에서는 이런 방법을 쓰긴 합니다. 특히 벌금부과같은 경제적 제재에서 이런 방법을 잘 쓰는데, 독일이나 핀란드에서는 일수벌금제도를 운영하여 동일한 범죄를 저질러도 수입에 따라 벌금부과액을 다르게 합니다. 즉 평균적인 직장인이 과속에 따른 벌금을 500만원 선고받았다면 그에 비해 연수입이 10배 많은 고소득자에게는 50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든지. 하지만 이것 또한 과연 실질적으로 평등한가에 대해서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 보니 정답은 없습니다.
Lester님 개인의 사고방식에 대해서는 포럼에서 어떻게 할 수 없으니 그 점에 대해서도 넓게 이해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