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의 유골함을 깨트렸다" 라고 주장하며 돈을 뜯어내는 상습사기사건이 있었고, 결국 그 사기범이 검거되었어요. 그렇게 취한 부당이익의 금액이 작다고는 하지만, 대체 이런 발상을 어떻게 할 수 있었는지조차 믿기지가 않고 있어요.
언론보도를 볼께요.
“부모님 유골함인데”...상복입고 슬피울던 남성의 정체, 2020년 9월 29일 조선일보 기사
유골함으로 보이는 용기, 그리고 사망진단서로 보이는 서류를 휴대하고 있던 사기범은, 고의로 타인의 자동차에 부딪친 후에 유골함이 깨져 버렸다는 상황을 연출하였어요. 이런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을 운전자가 어디에 있을까요.
타인의 죄책감과 이해심을 악용한 이 사기행각은 수차례 반복되었고, 경찰이 파악한 것만 해도 11건에 갈취금액이 109만원. 게다가 사기공갈전력이 있었던 그 사기꾼은 결국 검거되고 말았어요.
보이스피싱 등의 각종 전화사기라든지, 돈 되는 아이템을 소개해 준다는 식의 감언이설은 기본적으로 무시하는 것으로 대응할 수 있어요. 하지만 저렇게 불쑥 나타나서 유골함을 깨트렸다면서 돈을 요구하는 것은 피할 방법이 원천적으로 없는 날벼락이나 다를 바가 없어요. 타인의 선의라는 것이 의제된 개념 차원을 넘어 아예 기대하지 말아야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까지 들고 있을 정도로...
죠죠의 기묘한 모험 4부에 코바야시 타마미라는 캐릭터가 등장하죠.
히로세 코이치가 자전거를 타고 길을 가던 중 그 코바야시 타마미는 길에 정체불명의 푸대를 하나 던져놨어요. 코이치의 자전거는 그것을 밟았고, 그 타마미가 나타나서 "내 고양이를 죽였다" 라고 주장하면서 돈을 요구하죠. 코이치의 죄책감은 타마미의 스탠드인 더 록을 발동시키고, 마음에 무거운 자물쇠가 걸려 버리고 말아요. 이후에도 온갖 더러운 짓을 하는 타마미는, 코이치의 집에서 식칼로 자해를 한 뒤 그 칼을 코이치에게 쥐어주며 코이치의 어머니와 누나가 오해하도록 만들어 버리는 행각까지 태연히 벌이는데...
온갖 기묘하고 끔찍한 수법이 등장하는 창작물을, 현실이 간단히 뛰어넘어 버렸어요. 그리고 더욱 정교하게, 빈번히.
이게 지금 우리가 사는 현대세계라는 게 참담하게 여겨질 수밖에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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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대왕고래
2020-10-08 23:37:54
이 기사는 들을 때마다 참 대단하다 싶어요.
자기 부모를 팔아서라도 돈을 벌고 싶었을까, 저 사람의 부모가 살아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살아있다면 이건 참 몇단계는 더 대단한 (좋은 의미는 아니지만) 사람 아닌가...하고 말이죠. 생부모를 죽은사람으로 놓고 돈을 번다는 거니까...
정말 기상천외해요.
마드리갈
2020-10-09 14:46:16
정말 끔찍하죠. 말씀하신대로 기상천외 그 자체...
저런 기상천외함은 전혀 바람직하지도 않을뿐만 아니라 더 이상 존재해서도 안되는 것이죠.
다음에는 또 무슨 사기수법이 등장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