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국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시인 윤동주(尹東柱, 1917-1945)의 마지막 4년간은 일본 생활이었습니다.
1942년 도쿄의 릿쿄대학(立?大?)에서 유학생활을 시작한 그는 자퇴 후 같은 해에 교토의 도시샤대학(同志社大?)으로 진학했습니다만, 그의 인생은 그 다음해에 갑자기 비극 속에 빠지고 맙니다. 귀향을 앞두고 사상범으로 체포된 윤동주는 징역 2년을 선고받고 후쿠오카형무소에 수감도중 1945년 2월 16일에 옥사하는 것으로 짧은 생을 마감했습니다. 이러한 윤동주는 문학작품 그 자체로도, 또한 비극적인 삶으로도 잊을 수 없는 존재.
그런데, 오늘 어느 소설가가 "일본유학 다녀오면 친일파 돼" 운운하는 주장을 했습니다.
그의 말로는, "토착 왜구라고 부르는 일본 유학파. 일본 유학을 다녀오면 무조건 친일파가 된다. 민족 반역자가 된다" 라고 합니다. 윤동주가 일본유학의 경력이 있나 보니 그 소설가의 논리대로라면 윤동주도 토착왜구이고 친일파이고 민족반역자랍니다. 게다가 윤동주는 히라누마(平沼)라는 일본식 성씨를 강요당해서 창씨개명했던 전력도 있습니다. 불령선인(不逞鮮人)으로 간주되어 일본 경찰의 추적을 받고 체포된 끝에 사상범으로 몰려 유죄판결을 받고 투옥중에 죽은 사람을 토착왜구 친일파로 둔갑시키다니, 역시 소설가의 능력은 대단합니다. 저는 이런 실력은 추호지말도 없어서 그렇게는 못 바꾸겠습니다만...
이 발언이 무슨 의미를 지니는지는 평가는 섣불리 못하겠습니다만, 어느 정도 예측은 가능하겠습니다.
1919년 2월 8일 도쿄에서 발표된 2.8 독립선언도 그 독립선언을 계승한 3.1 운동도 아무 가치가 없어질 것이고, 일본내에서 생활하면서 진학하여 취업하는 재일교포들은 반쪽바리 소리를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런 것이 바로 혐오발언.
역시 누군가의 속성을 말 몇 마디로 뒤집는 재주는 아무나 못 부립니다.
자세한 것은 아래의 기사를 참조하실 수 있습니다.
조정래 "일본유학 다녀오면 친일파 돼…150만 친일파 단죄해야" (2020년 10월 12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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