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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셰를 박살내는 창작물에 대해

마드리갈, 2020-10-27 13:14:38

조회 수
127

대중적으로 선호되는 것은 어느 정도 틀이 잡혀 있어요.

게다가 여러 비유도 처음에 등장했을 때에는 상당히 참신했지만 오랫동안 많이 쓰이면서 상투적으로 굳은 것도 있어요. 그런 것들을 보통 클리셰(Clich?)라고 하죠. 진부하게 여겨질 수 있어도 이 클리셰가 장수할 수 있는 것은 역시 대중적인 선호가 큰 데에 있어요.


그렇다 보니, 간혹 클리셰를 박살내는 창작물은 시도해 볼 매력이 있으면서도 동시에 망하기 쉬운 것.

게다가, 드물게 성공하여 크게 인기를 끌거나 하는 것도 있으니까 이런 것들을 주목해 보는 것도 재미있어요.


개인적으로 주목하는 최근 창작물로는, 바보걸, 신중용사, 마왕성에서 잘 자요 등이 있어요.


우선은 바보걸(アホガ?ル).

진짜 정상인이라고 할만한 캐릭터가 없어요.

주인공인 하나바타케 요시코는 아예 세간의 상식이라는 게 없이 마냥 폭주할 뿐이고 누구도 브레이크를 걸지 못해요. 요시코와 엮이는 여성캐릭터들인 모두 상태가 좋지 않아요. 그나마 아쿠츠 아쿠루, 통칭 앗군이 휘두르는 펀치가 일시적으로 폭주를 멈출 뿐. 그렇다고 해서 앗군이 정상인인가 하면 그것도 아니고, 꽤나 과격한 인물인 점도 잘 드러나고 있어요. 이를테면, 요시코의 어머니 요시에 앞에서 "인간은 원숭이와 사랑에 빠지지 않습니다" 라고 요시코를 평가한다든지, "정 안되면 경범죄를 저지르게 해서 형무소에 처넣어 버리죠?" 라고 한다든지, 요시에와 공모해서 요시코를 산 속에 갖다 버리기로 의기투합한다든지...


신중용사 또한 클리셰를 부숴 버리는 데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어요.

사실 원제가 길어요. 정발명 기준으로는 이 용사가 ZZANG센 주제에 너무 신중하다(?重勇者?この勇者が俺TUEEEくせに?重すぎる?).

주인공 류구인 세이야에게는 정의감, 졸속 등의 그런 기존요소가 없어요. 맡은 일에 대해서는 극도의 신중함을 보이는데, 그 수준이 "악당 불쌍해" 라는 말이 나올 정도의 것이죠. 악당을 토벌하고 나서 악당의 시체를 필살기로 완전히 불태워 세포 단위로 말살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 악당이 날뛰었던 마을을 폭격해서 폐허로 만든 뒤에 그 마을 주민에게 사례비를 요구하는. 게다가 동료를 중시한다는 의식조차도 없어요. 그를 소환한 여신 리스타르테가 온갖 험한 꼴을 당하는 건 기본.

이렇게 행동하는 데에는 깊은 속사정이 있다 보니 이해하지 못할 성격의 것도 아니지만, 클리셰를 철저히 박살내는 각 장면에서 기묘한 웃음이 터져나오는 것만은 어쩔 도리가 없어요.


마왕성에서 잘 자요(魔王城でおやすみ)는 충격과 공포 그 자체.

마왕의 성에 유폐된 공주라는 주인공 캐릭터만 보면 비련의 여주인공같을 것 같지만 절대 그게 아니예요.

대략 초등학교 고학년생이나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공주는 딱히 매력적인 외모도 아닌데다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의 무서운 능력을 보여주는데, 이게 탈출이나 마왕토벌 등을 위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편안히 잘 자기 위해 발휘되는 것이죠. 좋은 침구를 만들기 위해 마왕성 내의 마물을 때려잡거나 각종 도구를 탈취하는 건 기본이고, 사정이 어떻게 되든 정말 앞뒤를 전혀 가리지 않아요. 때로는 용암에 빠져 죽거나 감전사하거나 식충식물에 잡아먹히거나 독버섯에 뛰어들었다가 중독사하는 경우도 있는데 마왕이 부활시켜서 원래대로 돌려놓다 보니 작중에서 죽음이라는 개념 자체도 전혀 대단하게 여겨지지 않고 그렇죠.


이런 것들을 보면서 느끼는 게 있어요.

클리셰를 박살내는 방법도 참 다양한데다, 이전보다 더욱 다양한 창작물을 향유하게 되었다는 것을.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2 댓글

시어하트어택

2020-10-29 23:07:47

제가 전에 본 영화 <소리도 없이>도 그랬죠. 범죄영화라면 으레 번화한 도시에서 일어나는 일을 떠올리기 마련인데 평화로운(?) 시골이 배경이 되었고, 범죄의 피해자 역시 전혀 수동적이지가 않고, 주인공급이 갑자기 퇴장하는 등, 여러모로 '뒤통수 떄리는' 전개가 많았습니다.

마드리갈

2020-10-30 12:52:54

역시 클리셰를 벗어난다는 건 여러모로 참신하다는 게 실사영화에서도 드러나네요.

게다가 대체로 범죄물이 번화가를 대상으로 하고, 시골을 배경으로 한다고 하더라도 이 경우에는 오컬트적인 요소가 대폭 늘어나기 마련인데, 말씀하신 그 영화는 그런 것도 아니고, 그럼에도 잘 만들 수 있다는 게 굉장하게 느껴지네요.


그러고 보니, 약간 약하기는 하지만 다른 의미에서의 클리셰 탈피도 많이 보이고 있어요.

목표달성에는 실패하지만 다른 방면으로의 성장을 달성하는 웨이크업 걸즈(Wake up, Girls!)라든지, 주인공의 인성이 그다지 좋지 않아서 보는 내내 불쾌감이 드는 하네배드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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