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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 혼란상을 관통하는 의외의 한 논점

SiteOwner, 2021-01-12 23:06:34

조회 수
162

부동산 문제로 시끄럽고 난리인데, 길게 논해야 할 필요성은 없습니다.
긴 글은 이해하기도 쉽지 않은데다 일단 누구에게나 그런 글을 읽을 시간이나 여유 등이 많이 주어진 것도 절대 아니다 보니 최대한 짧게 쓰겠습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논점은 딱 하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것만 제대로 이해하면 작금의 부동산시장의 혼란상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파악가능합니다.
그것은, "내 것인가?" 라는 이 문장 한마디.
알고 보면 이렇게 간단한 것을 결과적으로 모르니까 그 상황은 부동산정책의 표류, 시장불신 비판으로 이어집니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것을 추구합니다.
그것이 인적으로는 인간관계, 물적으로는 재산축적 등으로 발현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가정을 이룬다든지, 더 많이 갖기 위해서 열심히 일한다든지 합니다. 게다가, 많은 것이 자신과의 관계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동물원에는 보다 더 많은 동물이 많습니다. 그래서 동물을 많이 보고 싶으면 동물원에 가면 됩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에서 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기를 수 있는 동물의 종류도 제한되는데다 주택의 유형에 따라서는 사육불가한 환경도 있다 보니 동물원보다 자유도가 훨씬 낮기 마련입니다. 당연히 동물을 돌보는 일도 기르는 사람의 몫. 그런데도 왜 동물을 기르겠습니까? 자신과의 관계가 중요하니 그렇습니다.
직장, 부동산 관련도 그렇습니다. 직장에 대한 자부심은 직장 자체에서도 생기지만, 급여, 복지 등의 반대급부에서 나오는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제대로 대우도 받지 못하는데 단지 겉보기에 대단한 직장을 자부심의 원천으로 삼는 사람은 최소한 상식 선에서는 기대할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부동산도, 온전하게 내 집인 것이 만족스럽기 마련이고, 그래서 각종 세금이 붙더라도 내집마련을 위해 일해서 벌고 대출도 받고 그런 게 아니겠습니까. 이렇게 사유(私有)라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고 각종 욕구 및 행동의 원천입니다. "내가 내 것을 갖고 싶다" 라는 것이 비난받아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는 것은 물론 그걸 이유라고 내세울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그러니, 누가 집을 많이 가졌다고 해서 애초에 비난하고 뭐고 할 필요 자체가 없습니다.
사유재산을 갈구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데, 본성을 비난해서 뭘 어쩌겠습니까. 그런다고 해결되는 것은 없습니다. 그런데 사유재산을 부정적으로 보고 규제하려 드니까 스텝이 꼬이고 상황은 갈수록 엉망이 됩니다. 애초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되었을 것을 포기하지 않고 국민에게 이기려 드니까 고위공직자의 선발기준에 1주택자가 들어가고 다주택자는 세금을 중과세하니 어쩌니 하는데, 그래봤자 이미 없어져 버린 설득력이 생기지도 않습니다.

주택공급대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요자들이 원하는 것은 "내 것" 인데, 이걸 자꾸 부정하려 들고 "집" 만 강조하니까 당연히 맞을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황금열쇠고 티타늄열쇠고 가져와 봤자 처음부터 맞지 않는 자물쇠를 열 수는 없습니다. 그러면 자물쇠를 탓해서 자물쇠를 깨부숴서 열까요, 열쇠가 안 맞으니까 버릴까요? 두 선택지 모두 난외의 이야기입니다. 자물쇠에 맞는 열쇠만 있으면 간단하게 해결될 문제를 부정하니까 이렇게 소란이 나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았기에 이렇게 문제가 생겼고, 부동산문제는 가면 갈수록 꼬입니다. 게다가 해결될 기미도 없이 민심이반만 가속화됩니다. 그리고 이것의 원인은, 인간에 대한 성찰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인문학의 부재가 초래한 위기, 사회현상에의 몰이해 등으로 귀결됩니다.

유감스럽게도, 이 대립은 오래 갈 것 같습니다. "내 것인가?" 에 대한 이해가, 적어도 정책입안자들에게는 기대할 수 없으니까요.
게다가, 실물경제의 수준에 비해 부동산도 증시도 과열된 이 시대에, 문제가 경착륙(硬着陸)할 것 같은 예감이 강하게 듭니다. 일부러 착륙충격을 감안하고 접지력을 강화시키는 방향의 펌랜딩(Firm Landing)이 아니라, 기체 자체가 박살나 버리는 크래시랜딩(Crash Landing)으로.
부디 이 예감이 틀렸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은 원래 1월 7일에 썼던 것을 손질하여 다시 올린 것입니다.
SiteOwner

Founder and Owner of Polyphonic World

2 댓글

대왕고래

2021-01-31 21:56:03

결국에 중요한 것은 사람이고,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느냐,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하죠.

그런데도 그것이 간과되는 이유는, 생략하고 계획을 짜는게 편해서 그런 거겠죠.

그리고 그 생략이 모든 문제의 원인이 되고 있었네요.

SiteOwner

2021-02-02 19:47:33

그렇습니다. 사람을 위한다고 말은 거창하게 하지만 사람을 볼 생각은 그냥 생략하고, 그들의 뇌내망상을 펼치니까 제대로 되는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런 자들은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를 또 생략하고 일단 남탓만 하고 봅니다. 그렇게 남탓을 하다가 결국은 자충수를 두기도 하고, 그렇지만 남을 탓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게 쉽게 해결될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안타깝지만 이것도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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