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to content
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3월 11일 이야기

마드리갈, 2021-03-11 12:48:27

조회 수
127

오늘은 2021년 3월 11일.
저에게 이 날은 여러 의미를 안고 있어요. 그 이야기를 좀 해볼께요.
사실 이 글은 1년 전에 썼지만, 이제 다시 올리게 된 것.

우선 10년 전 오늘인 2011년 3월 11일부터.
대학을 졸업한 지 아직 1개월이 안 된 시점에서, 마지막 학기의 끝자락에 당했던 교통사고로 왼팔을 쓸 수 없는 상태였어요. 그래서 그때는 할 수 있었던 게 재활밖에 없었어요.
그렇게 몸이 성하지 않았던 상태에 여러 취업면접에서 이미 쓴맛을 많이 봐서서 실의에 빠져 있기도 했어요.
요양생활중에 TV에서 동일본대지진 속보를 보고 당장 세계가 망해도 이상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여기서 끝날 운명은 아니었나 보네요.
건강상태가 온전히 회복되고, 할 일을 찾고, 폴리포닉 월드 프로젝트를 구체화하고, 결국 이렇게 웹사이트를 만들어 활동하고, 다시 해외여행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5년 전인 2016년 3월 11일은 철도사고의 영향을 받았어요(철도사고의 영향을 받은 것은 처음이네요 참조).
당시로부터 5년 전 TV 화면에 나왔던, 언제 다시 출발가능한지 알 수 없이 멈춘 열차 안에서 기약없이 기다리는 승객들의 모습이 저의 현실로 다가왔다는 것이 공포 그 자체였어요. 이반 데니소비치 슈호프가 어릴 때 집에서 기르는 말에게 귀리를 먹일 때 이것을 자기가 먹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정작 굴라그에서는 귀리로 만든 죽인 까샤를 먹게 된 상황이 소설 속의 상황인 건 아닌가 싶어서 공포스러운 상황하에서 실소를 하기도 했고...

1년 전 오늘이었던 2020년대의 첫 3월 11일은 국내외 상황이 코로나19 판데믹으로 좋지 않았고, 당시에 피로하여 별로 힘이 없었어요.

그리고 이제 2021년 3월 11일.
개인의 상황도 사회상도 아주 혁신적으로 좋아졌다고는 말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저에게는 지난 날만큼 불행하지는 않아요. 그리고 최소한 이전보다는 더욱 발전하고 있어요. 그러니 비탄에 잠기거나 절망할 틈이 이전보다는 많이 적어진 것도 사실이예요.
어제 외출 도중에 포메라니안 강아지를 만나서 한참을 재미있게 놀기도 한 게 역시 주효했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의 3월 11일은 우울한 일보다는 좋은 일, 발전하는 일의 비중이 높아지는 날이 되리라 믿어요.


음악을 한 곡 첨부할께요.
1985년에 발표된 소련의 5부작 시리즈 영화 "미래에서 온 방문객(Гостья из будущего)" 의 주제가 경이로운 미래(Прекрасное далёко).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2 댓글

마키

2021-03-11 14:14:27

뉴스 속보를 보면서 헛것을 보는건가 싶었던 동일본 대지진이 10년 전 일이라니 시간 참 빠르게도 흘러간다 싶네요...

과거에 괴로운 일이 있었어도 그걸 이겨내고 지금 이렇게 건강하게 살고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란 생각이 들어요.

마드리갈

2021-03-12 14:39:22

정말 시간 참 빠르게 흐르다는 게 실감났어요.

매년 괴사건이 증폭되는 이런 나날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작년부터는 2020 우주의 원더키디는 실현되지 않았지만 그 대신 역사의 영역 속에나 있었던 판데믹을 경험하고 있고, 올해도 국내외 각지가 괴사건으로 점철되어 생각을 그만둘 레벨이긴 하지만...

그래도 매일매일의 좌절, 고민, 휴식, 노력이 쌓여서 조금씩 나아가고 있고 그 힘을 받으니까 지금의 우리의 삶이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일상은 정말 기적의 연속인 듯해요.

Board Menu

목록

Page 73 / 295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SiteOwner 2024-09-06 168
공지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SiteOwner 2024-03-28 172
공지

타 커뮤니티 언급에 대한 규제안내

SiteOwner 2024-03-05 189
공지

2023년 국내외 주요 사건을 돌아볼까요? 작성중

10
마드리갈 2023-12-30 360
공지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

612
마드리갈 2020-02-20 3863
공지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

2
  • file
마드리갈 2018-07-02 1001
공지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

2
SiteOwner 2013-08-14 5973
공지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하네카와츠바사 2013-07-08 6594
공지

오류보고 접수창구

107
마드리갈 2013-02-25 12088
4455

채팅이라는 게 참 그렇죠

4
Lester 2021-03-27 155
4454

북한의 북극성, 미국의 폴라리스

  • file
마드리갈 2021-03-27 120
4453

간만에 새벽 스팸전화로 잠을 못 이루었습니다

SiteOwner 2021-03-26 123
4452

요즘 하는 게임 '월드박스'

3
  • file
시어하트어택 2021-03-25 122
4451

수에즈 운하가 물리적으로 막혔다

21
  • file
마드리갈 2021-03-25 227
4450

즐겨보는 창작물 캐릭터에 대한 기묘한 법칙

2
마드리갈 2021-03-24 151
4449

"혼술" 과 "주린이" 라는 어휘에서 느껴진 빈곤

5
SiteOwner 2021-03-23 170
4448

이런뉴스 저런뉴스 그런일상

4
Lester 2021-03-22 161
4447

건강검진결과서는 군밤봉투로 재활용되고 있었다

2
SiteOwner 2021-03-21 151
4446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주관의 차세대중형위성 1호 발사관련보도

1
마드리갈 2021-03-20 115
4445

외출중에 개를 만났을 때의 여러가지 에피소드

마드리갈 2021-03-19 131
4444

"떼떼" 라는 북한말에서 생각났던 1987년의 봄날

2
SiteOwner 2021-03-18 132
4443

"황사는 몽골에서 왔다" 라고 강변하는 중국이 놓친 것

2
마드리갈 2021-03-17 126
4442

위치는 국내이지만 생활패턴은 수입입니다. (근황 외 이런저런 것들)

2
OBiN 2021-03-16 114
4441

동네 주민이 알고 보니 수퍼스타?!

2
마드리갈 2021-03-15 127
4440

F-14 전투기 관련의 몇 가지를 간단히.

2
  • file
SiteOwner 2021-03-14 139
4439

군사분야의 짤막한 이야기 - "폭장량" 은 맞는 말일까

2
마드리갈 2021-03-13 120
4438

부정행위 미화의 기묘한 논리

4
SiteOwner 2021-03-12 145
4437

3월 11일 이야기

2
마드리갈 2021-03-11 127
4436

반가운 얼굴, 역겨운 얼굴

7
Lester 2021-03-10 158

Polyphonic World Forum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