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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김여정이 온갖 괴상한 욕설을 내뱉았는데 그 자체에 대응할 가치는 없으니 무시하겠습니다만...
묘하게 걸리는 어휘가 하나 있더군요. 말더듬이의 황해도 사투리인 "떼떼" 라는 표현이 바로 그것.
그 어휘의 기원과 용법에 대해서는 아래의 기사를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태생적 바보, 말더듬는 떼떼” 김여정, 또 대남 말폭탄 (2021년 3월 16일 조선일보)
저는 그 떼떼라는 어휘에서 1987년 봄날의 한 욕설이 생각났습니다.
당시 살던 동네에는 국민학교가 하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학교를 1984년 3월에 입학하여 1987년 3월까지 다녔습니다. 워낙 작은 학교이다 보니 한 학년에는 반이 단 하나뿐이고 그것도 간신히 유지되는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입학 이래로 3월말에 다른 동네로 이사하면서 전학할 때까지는 같은 동네의 J양과 같이 학교를 다녔습니다.
그 J양에게는 언니 K양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적장애를 앓고 있었습니다. 스스로 보행은 할 수 있다 보니 여동생 J양과는 같이 손잡고 학교를 다녔습니다만, 전반적인 행동에서는 심각한 장애가 있었습니다. 일단 여동생 J양이 학년 내에서는 조숙한 리더격 존재였다 보니 학년내에서는 그녀의 언니 K양에 대한 조롱이나 비하는 일절 없었습니다. 물론 그 집안의 사정을 알고 있던 다른 상급생들도 사정이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해가 지나면서 속속 입학하는 하급생들 사이에서 "꽥꽥이" 라는 말이 나돌기 시작했습니다. 그 K양이 말을 제대로 못하고, 겨우 낼 수 있는 소리가 그렇게 들린다고 해서, 그 집안의 사정을 모르는 하급생들은 그 K양을 꽥꽥이, 미친년 등으로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어린 나이에도 듣기 싫었던 그런 표현이 확산하는 도중에는 어느 누군가는 못된 장난을 치려고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누군가가 동네 어른에게 들켜서 흠씬 두들겨맞고 나서야 그런 비하는 급격히 자취를 감추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장애를 비하하는 것은 1980년대의 국민학생들의 치기어린 장난에 그쳤어야 할 일입니다.
그런 성격의 것이 2020년대에, 그것도 국가 단위로 벌어진다는 데에서, 북한의 문명수준이 얼마나 처참하고 유치한 것인지가 이렇게도 보이고 있습니다. 정말 그때의 철없는 국민학생들처럼 두들겨 맞아야 조용해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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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하트어택
2021-03-18 23:42:32
북한이 대외 매체에서 쓰는 말투가 저렇게 거친 이유로, 1960년대에 한 김일성의 교시를 드는 경우가 많더군요. '전투적인 화법을 구사하라'는 게 그 원인이라고 하죠. 김일성이 쓴 상스러운 어휘를 '수령님이 몸소 사용하신 영광스러운 언어'라며 가져다 쓰기도 했고....
SiteOwner
2021-03-19 20:22:23
그렇습니다. 북한에서는 김일성이 모든 것의 기준이다 보니 김일성에 대해서는 낯뜨거운 극존칭을 남발하고, 김일성의 적에게는 정말 이런 표현을 써도 될까 싶을 정도로 거칠고 난폭한 어휘가 넘쳐납니다. 그러니 정제된 표현 자체는 처음부터 설 자리가 없었던 것이 분명합니다. 그것은 김정일, 김정은 시대가 되어도 전혀 달라지지 않고 오히려 심해져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재미있는 것은, 책임져야 할 상황에는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모두 전혀 말하지 않는데다 그렇게 호전적이면서도 선전포고를 하지 않는 점입니다. 김여정이 지금 온갖 막말에 최전선으로 나오는 이유도 김여정의 용도가 그런 데에밖에 없어서 그렇습니다. 그렇게밖에 쓸데없는 김여정을 통해 김일성 일가의 본질이 드러나다니, 이것도 기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