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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신권위주의 시대를 살고 있다

마드리갈, 2021-08-28 20:30:27

조회 수
140

권위주의 하면 20세기의 과거 역대정권을 생각하기 쉽죠.
그런데 그게 꼭 그렇지만은 않네요.
민주화된 시대 운운하지만, 글쎄요. 이렇게 신권위주의가 도래한 현실이 이렇게 사진 한 장으로 증명되고 있으니 반론할 생각조차 전혀 들지 않고 있어요.

문제가 된 것은 세칭 "무릎 우산" 으로 알려진, 비오는 날 야외에서의 법무부차관의 브리핑과 그 뒤에서 우산을 받쳐들고 있는 법무부 직원이 찍힌 이 사진이예요.

A7YJ4WL5AFNBDAYOKMENJM5EFU.jpg
사진출처

이 사진이 보도된 뒤에 맹비난은 피할 수 없게 되었어요.
그리고, 저렇게 중인환시하에 일어난 일이라서 법무부에서 내놓은 해명도 거짓말이라는 게 금방 드러났어요.
사실 다른 가치판단 없이 순전히 기술적인 영역에서 보더라도 저렇게 노천에서 해야 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죠. 브리핑 장소가 없는 것도 아니고, 법무부차관만 비를 맞지 않을 뿐 단상 및 그 위의 기자재도 뒤에서 꿇어앉아서 우산을 들어야만 했던 법무부 직원도 다 젖고 만 것이죠. 저런 의전을 왜 감행했을까요. "쇼통" 이라는 속어로 설명되는, 내실은 온데간데없고 그저 보여주기에만 급급한 전시행정에 다름아니예요.

이것을 과잉의전이라고 하는 의견도 있지만, 과잉은 정도가 낮아지면 괜찮다는 함의도 담고 있다 보니 이건 부적절하다고 보고 있어요. 과잉의전이 아니라, 잘못된 의전. 이것에 대해서는 작년 여름에 쓴 글인 "지나치다" 와 "잘못됐다" 개념의 혼동에 대해를 참조해 보시면 좋아요.

특정 정파가 집권했다고 해서 그게 민주화를 의미하는 것도 아님은 이렇게 분명해졌고, 이제 이 시대가 신권위주의가 풍미하고 있다는 것도 잘 드러났어요. 해법은 아마 그거겠죠. 공무원시험 수험생 괴롭히기, 언론 탓, 야당 탓, 외국 탓.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4 댓글

대왕고래

2021-09-01 21:29:58

실내에서 해도 될 것을 왜 길가에서 하는 건지, 길가에서 하면 뭐가 있어 보인다고 생각한 건지, 뒷사람 무릎 꿇이면서 브리핑하면 뭐가 있어보였는지, 전체적으로 굳이 왜 저런건지 전혀 모르겠네요.

저하고는 사는 세상이 다른 거겠죠. 전 충분히 정상적인 세상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마드리갈

2021-09-01 21:44:04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야외 브리핑, 게다가 저렇게 인간을 도구로 쓰는 발상 하며...

진짜 누구를 위해서 저렇게까지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게다가, 불길하지만 예상이 하나 맞았어요. 일각에서는 저 잘못된 의전이 언론 탓이라고 헛소리를 하는데, 주장이 아무리 자유라도 최소한 설득력 있는 주장을 내놔야 관점의 차이로 이해라도 하겠는데 말이죠. 하긴, 그렇게 언론 탓 헛소리를 하는 사람이, 민주, 인권, 공정을 말한다고 하면서도 자기 사업체의 종업원에 임금 체불에 모 권력자 가정이 조직적으로 자행한 입시비리에 대해서도 감성팔이나 하는 등 그러니 기대할 게 아예 없어요.

마드리갈

2022-08-02 22:28:40

2022년 8월 2일 업데이트


국가기관에 이어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신권위주의적 행태가 적발되었어요.

전라북도 김제시청에서 국장이 자신의 아들이 개업한 카페에 공무원들을 동원하는 등 공무원에게 사적요구를 강요하는 일이 발생하였고, 전라북도에서는 그 국장에 대해 정직 3개월을 의결하고, 감사관실에서는 근무지를 무단이탈하여 개업식에 참석한 공무원 18명 중에는 15명에 훈계 및 주의조치를 요구한 동시에 3명은 상사의 강요로 참석한 것으로 봐서 인사상 처분에서 제외했어요.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공무원이 서빙을?… 국장 아들 카페 개업식 때 과일 깎고 바닥 청소, 2022년 8월 2일 조선일보 기사

마드리갈

2023-06-23 13:56:08

2023년 6월 23일 업데이트


한동훈 법무부장관의 6월 21일 국회출근장면이 화제가 되고 있어요.

보도된 영상에서 한동훈 장관은 직접 우산을 손에 든 채 보좌진과 한 우산 아래에 있었고 국회 입구까지 도달해서야 우산을 직접 접어서 보좌진에게 전달했어요. 이것은 2021년에 법무부차관이 브리핑할 때 뒤에서 직원이 무릎꿇은 채로 우산을 들고 있었던 것과는 판이하여 주목을 받고 있어요.

이렇게 신권위주의가 혁파되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못마땅하겠죠. 그러니 자고 일어나니 후진국 운운하는 헛소리가 난무하는 것일지도요.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영상] 보좌진 우산 씌워준 한동훈…법무차관 '황제 의전' 재조명, 2023년 6월 22일 MBN뉴스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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