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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퇴사했습니다.

국내산라이츄, 2021-10-19 00:05:40

조회 수
152

전에 근황을 전할 때는 는 퇴사 '선언'을 했었죠. 지금은 퇴사를 했습니다.?


저번주에도 주초부터 선을 찔끔찔끔 넘는 게 보이긴 했습니다. 뭐, 애초에 신뢰고 자시고 할 것도 없긴 했지만... 아니, 애초에 손절 직전이었으니 일시적으로 사람취급을 해 주는 것에 가깝긴 했습니다. 저쪽에서는 잘 해주려고 노력은 하는 것 같은데, 그냥 별로 감흥이 없다고 해야 하나... 설득력이 없다고 해야 할까요. 딱, 있을 때 잘 하지. 라는 말이 어울리는 상황이었죠. 그러다가 오늘 아침에 터진겁니다.?


대(대표): 연구노트가 하루에 하나씩은 나와야돼요. 너무 느려요. 사업계획서 쓰는 것도 아닌데.?

본(본인): 다음번에 두세장씩 찍어내는 분 만나시죠. 주제 선정하기도 힘들구만...?

대: 선정 같이 하면 되죠.?

본: (어차피 안하면서 무슨...) 그래서, 다음 주제는 ㅇㅇ로 하면 되나요??

대: 말을 왜 그렇게 해요? 저는 라이츄님 월급 드리려고 피눈물 흘리면서 일하는데??

본: (어쩌라고...) 죄송한데 안 궁금한데요.?

대: 이런 식으로 할 거면 나가세요.?

본: 예, 바라던 바입니다.?


솔직히 갈 데가 없는 거, 맞습니다. 근데, 그렇다고 나가라고 하면 깨갱할 줄 알았나봐요.?

애초에 저는 이직처를 찾을때까지 퇴사를 '유예'한거지, 퇴사 선언을 '번복'한 적은 없습니다. 언제 때려친다고 선언하고 사직서 내고 나가나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는데 슬슬 선 넘더라고요. 저 연구노트 얘기 전에도 한 번 얘기했었던거예요. 누구는 뭐 연구노트 하루에 10개도 쓴대요, 그래서 그럼 그 사람이랑 일하십쇼, 하고 속으로 말했었죠. 그 뒤로 사업계획서 쓴다고 주말이고 뭐고 다 반납했고요.?


아무튼... 한 판 하고 사직서 내고 짐 정리 신속하게 하고 그만뒀습니다. 한편으로는 편안하지만 또 앞으로 어찌 될 지 불안하네요...?


+월급이 늦어지자 같이 일하시는 분이 대표한테 물었답니다. 그랬더니 대표 왈.?

'25일이 월급날이지만 28일이면 다음달 10일 전에 줬으니까 빨리 준 거 아님?'


아빠 잠깐만 사촌 번호좀 줘봐... 저거 노동법상으로 문제 없는 발언인지 좀 물어보자.?

국내산라이츄

엄마가 고지고 아빠가 성원숭인데 동생이 블레이범인 라이츄. 이집안 뭐야 

6 댓글

Lester

2021-10-19 01:41:51

일단 평생직장도 아닌 곳에서 대표가 회사의 경영 문제를 직원에게까지 거론하면 이미 끝장이라 봅니다. 경영은 오로지 대표의 권한이니만큼 책임도 오로지 대표의 몫, 소위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이고, 직원은 그걸 거들어 줄 뿐입니다. (대표-직원만이 아니라 모든 윗사람-아랫사람의 관계에 해당된다고 봅니다. 달리 윗사람인가요, 아랫사람 챙겨주니까 윗사람이지.) 월급 밀리는 건 더 말할 것도 없고. 직원을 고용했지 노예를 사온 건 아니잖습니까. 챙겨주는 척하면서 마지막에 본색을 드러내는 경우를 하도 봐서 그런지 이제는 화도 나지 않습니다.


회사 두 번밖에 안 잘려봐서 설득력은 없겠습니다만, 살아만 있으면 해결책은 있더라고요. 기다리는 동안 느긋하게 쉬면서 본인의 특기를 갈고 닦으면, 그 특기를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때 바로 잡을 수 있거든요. 자기의 신념이 흔들리면 안 된다... 라는 뻔한 말씀밖에 못 드리겠습니다. 어쨌거나 퇴사가 결정된 이상, 한동안은 마음 편히 가지고 지내시기 바랍니다.

국내산라이츄

2021-10-19 15:45:03

이직이 여의치 않긴 하지만, 어쩔 수 없죠. (이사람 다섯번 관둠)


이 이상 더 막장인 곳은 그만 가고 싶습니다... 거기보다 더 지옥인 곳이 있다면, 당장 노무사부터 불러야 할 판이거든요.?

마드리갈

2021-10-19 13:34:39

퇴사하셨군요. 고생 많이 하셨어요.

사실 경영은 경영자의 영역이죠. 자신의 영역을 제대로 지키지도 못하면서 종업원에게 뭐라고 큰소리를 치는 건지. 사실상 자기가 무능하다고 그렇게 자랑스럽게 선언하는 경영자를 따라야 할 필요는 전혀 없어요.

급여지급에 관한 저 발언, 확실히 문제가 되겠네요. 고용노동청에 문의를 해 보시는 게 좋겠어요. 되도록 신속히.


비를 피하는 것은 가건물이라도 가능해요. 그리고 비가 그친 뒤에도 그 가건물에 머무를 필요는 전혀 없죠. 목적지는 따로 있으니까요.

국내산라이츄

2021-10-19 15:46:17

사실 저 뒤로도 같이 일하시던 분들이 줄줄이 나갈 예정이라... (셋 다 나갈 예정이고, 제가 한판 하고 가장 먼저 나간 것 뿐입니다)

팝콘부터 튀기고 오렵니다. 볼만할거거든요. 인공지능 하시는 분은 아프다니까 잡진 않았고, 저는 한판 뜨고 나왔고... 개발자님까지 나가면 상시 근로인원이 없다고 봐야죠.?


+아울러 해당 발언은 현재 노무사로 재직중이신 당숙 어르신께 다른 것들과 종합하여 물어 볼 생각입니다.?

SiteOwner

2021-10-23 13:45:56

퇴사, 이제는 확정사항이군요.

그간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앞으로는 더욱 좋은 일자리를 구하실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임금체불만 해도 괘씸한데 경영자가 저딴 소리를 하면 진짜 어쩌라는 건지...

예전에 학원강사로 일할 때 저딴 헛소리를 하는 학원장이 급여정산에 대해서 저딴 소리를 한 게 기억납니다. 결국 퇴사당일에 전부 정산받고 나왔음은 물론 야간교통비 등도 두둑히 받아내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젊은 양반이 돈이 그렇게 좋습니까?" 라는 말을 들은 건 지금도 굉장히 불쾌하기 짝이 없어서 간혹 생각나고 그렇습니다.

나중에 그 학원의 원장이 차량을 운전하고 가다가 저를 보고 자동차를 길 한복판에 세우고 저를 노려보긴 했지만 그것 이외에 그가 할 수 있는 건 없었습니다. 얼마 뒤에 그 학원은 한참 확장중인 대형 학원체인에 매각되었습니다.


자기가 고용주면 남의 개인적인 영역에 간섭해도 된다는 생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차 없으면 700만원 정도 대출받아 사면 되지, 그래야 새벽 2시고 3시고 일할 수 있잖아 등등. 2020년대가 시작된지 2년째인 올해도 이렇게 선을 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정말 서글픈 현실입니다.

국내산라이츄

2021-10-23 23:16:04

그런 분들이 막상 자기가 똑같은 상황에 처하면 그 상황에 처하게 만든 사람을 욕합니다. 그리고 조언이랍시고 오지랖 떨면서 막상 도와달라고 하면 나몰라라 해요. 도와줄 거 아니니까 막말하는거죠.?


저는 시집 안 가냐는 친척한데 청담동에 건물 한 채만 올려주시면 남자 멱살 잡아서 끌고 가겠습니다, 했더니 아무 말도 안 하시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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