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 151331-jci-cmed-rv-3-ga-538303-m.jpg (46.0KB)
잃은 시력을 찾는다는 것은 기적의 영역이었죠.
당장 국내만 하더라도 심청전에서는 심학규의 비참한 생활상과 효녀로 이름난 딸 심청이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려는 일념에 공양미 300석에 자신을 제물로 팔기로 하는 최악의 형태의 불효를 결심하는 역설이 매우 가슴아프게 묘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도 도저히 극복할 수 없는 어려움에 처하게 되는 건 더 말할 필요도 없어요. 최소한 지금까지는 그러했어요.
하지만 기술의 힘 덕분에 완전히 잃어버린 시력을 회복할 길이 열렸어요.
미국 유타대학(University of Utah)의 모란아이센터(Moran Eye Center)에서는 시력회복 임상실험의 결과를 10월 19일자 임상조사저널(The 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해당 저널 바로가기, 영어)에 발표했어요.
임상실험의 대상이 된 58세의 여성 베르나 고메스(Berna Gomez)는 고등학교의 생물교사로 일했인 스페인 거주자로 16년 전에 독성광학신경장애(Toxic Optic Neuropathy)로 완전히 실명되어 버렸어요. 그러나 유타대학에서 개발한 유타 전극집합체(Utah Electrode Array, 약칭 UEA)라고 부르는 장치를 세계최초로 이식받아서 임상실험에 참가하게 되었어요.
그 전극집합체는 4평방mm 면적의 것으로 96개의 전극이 장착되어 있어요. 그것이 외과수술로 뇌에 삽입되어 대뇌피질 표면에 들어간 뒤에 특정 패턴으로 작동하면 뇌가 형상을 떠올릴 수 있게 하는 것.
이미지 출처
Prosthetic Device Partially Restores Blind Biology Teacher’s Vision, 2021년 10월 26일 TheScientist 기사, 영어
위의 이미지 중 가장 오른쪽에 나온 인물사진에는 베르나 고메스가 안경을 착용하고 있는 모습이 보일 거예요.
그것은 스페인의 미구엘 에르난데스 대학(Miguel Hern?ndez University)에서 개발되어 외부세계를 인식하고 이미지를 해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카메라가 장착된 것이예요.
뇌에 이식된 전극과 카메라가 장착된 안경을 이용한 6개월간의 실험에서 고메스는 간단한 도형의 모서리나 글자를 인식할 수 있게 되었음은 물론 비디오게임도 할 수 되었어요. 이렇게 16년만에 시력을 찾게 되었어요. 그리고 최종단계에서는 UEA가 제거되었어요.
아직 UEA가 완벽하게 시력회복을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니고 연구자들의 추정으로는 7-10개 정도가 이식되어야 독립적으로 활동할만큼 시각을 부여가능하고 또한 이식된 전극의 수명이나 뇌 속에서 잔존할 경우의 안전성도 검증되어야 할 것이 남아 있어요. 하지만 이렇게까지 진보했다는 것은 분명 고무적인 일임에 틀림없어요.
이 임상실험은 베르나 고메스 이외의 최대 4명을 상대로 2024년까지 실시될 예정에 있어요.
이 기술의 쾌거에 대한 찬사와 16년만에 시력을 회복한 베르나 고메스에의 축복의 의미에서 음악을 한 곡 소개할께요.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1685-1750)의 평균율클라비어곡집 제1권의 제1번 C장조 푸가.
19세 때 완전히 시력을 잃었지만 좌절하지 않고 점자로 악보를 익혀 독일 및 네덜란드의 바로크 건반악기 연주에 평생을 바친 독일의 거장 음악가 헬무트 발하(Helmut Walcha, 1907-1991)가 1973년에 연주했어요.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목록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
2024-09-06 | 168 | |
공지 |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
2024-03-28 | 172 | |
공지 |
타 커뮤니티 언급에 대한 규제안내 |
2024-03-05 | 189 | |
공지 |
2023년 국내외 주요 사건을 돌아볼까요? 작성중10 |
2023-12-30 | 360 | |
공지 |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612 |
2020-02-20 | 3863 | |
공지 |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2
|
2018-07-02 | 1001 | |
공지 |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2 |
2013-08-14 | 5973 | |
공지 |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
2013-07-08 | 6594 | |
공지 |
오류보고 접수창구107 |
2013-02-25 | 12088 | |
4716 |
한자문맹(漢字文盲)에 대한 조금 다른 이야기4 |
2021-11-11 | 170 | |
4715 |
미국의 이상한 인종차별 담론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4 |
2021-11-10 | 210 | |
4714 |
같은 멜로디의 다른 노래 13. 미소라 히바리의 유산 |
2021-11-09 | 131 | |
4713 |
대한민국은 명실상부한 위선국가로 나아가는가41
|
2021-11-08 | 365 | |
4712 |
옛날(?) 노래 몇 곡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3 |
2021-11-07 | 139 | |
4711 |
핸드폰에 충전기가 제대로 안 박히네요3 |
2021-11-06 | 131 | |
4710 |
11월의 첫 주말에 풀어놓는 여러 이야기2 |
2021-11-06 | 118 | |
4709 |
요소수 대란에서 읽히는 몇 가지36 |
2021-11-05 | 337 | |
4708 |
은행 앱 때문에 밤중에 화딱지가 다 나네요2 |
2021-11-04 | 121 | |
4707 |
예의 전차, 드디어 입선4
|
2021-11-03 | 147 | |
4706 |
한 골프장의 선택적 반일3 |
2021-11-03 | 136 | |
4705 |
서울특별시에서 "특별" 을 빼서 무슨 의미가...4 |
2021-11-02 | 145 | |
4704 |
"애플빠", "카툭튀" 운운하는 참 저렴한 기사2 |
2021-11-01 | 125 | |
4703 |
2021년의 여러가지를 제보받습니다 (10.31-12.27)8 |
2021-10-31 | 245 | |
4702 |
핼러윈 그림(+간단한 네이버웹툰 AI페인터 사용후기)5
|
2021-10-30 | 153 | |
4701 |
김정은, 수령으로 등극하다2 |
2021-10-29 | 118 | |
4700 |
애니적 망상 외전 3 - 나키리 아자미가 권력을 잡는다면 |
2021-10-28 | 125 | |
4699 |
퇴사했습니다. -후기 (외)4 |
2021-10-27 | 132 | |
4698 |
건담 환상 (Feat. 東京幻想)4
|
2021-10-27 | 128 | |
4697 |
기술의 힘은 시각장애 극복의 길을 열었다2
|
2021-10-27 | 117 |
2 댓글
마키
2021-11-03 01:54:18
이러한 기사가 대단하다는 느낌이 드는 한편으로 아이러니한건요. 현대 의학 기술은 교통사고로 두개골이 산산조각난 환자도 어떻게든 요단강에서 건져서 회복시킬 수 있고, 필요에 따라 절단한 신체부위를 잠시 다른 곳에 이식시켜서 수술 준비를 갖춘 뒤에 다시 제자리에 이식시켜서 기능을 회복시키기도 하고, 이제는 선천적인 장애도 기술에 따라 어느정도는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되살리는 경지에 까지 이르렀지만 사실상 죽은 것을 되살리는 경지인 탈모 치료는 도저히 진전이 없다는 점이죠.
마드리갈
2021-11-03 12:34:37
잃었던 시력의 회복에 진전을 보인 건 정말 대단하고 말씀하신 여러 외과수술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속속 내긴 하지만...
그러고 보니 탈모는 근본적인 치료방법이 없네요. 모발의 빠짐을 지연시키거나 모발을 이식하는 정도가 실질적인 최선책이니...기술이 많이 발전했지만 여전히 미진한 부분도 있고, 그래서 생명에 아직도 미지의 부분이 많다는 게 이렇게 드러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