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대학가에서는 여기저기서 분신자살이 잇따르고 그렇게 생을 마감한 대학생들에 대해서 운동권들이 열사 운운하는 대자보를 붙여서 추모 분위기를 강제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게 계속 남발되다 보니 "계단에서 굴러떨어져 죽어도 열사" 라는 비꼬는 말도 나왔고, 1학기가 끝날 쯤 되면서 퇴조하다가 그 해 여름 한총련 폭력사태가 발생한 이후로는 연일 열사 운운하는 일은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28년이 흘렀습니다.
올해는 탄핵정국이라고 불러야 할 듯합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탄핵소추는
탄핵의 패러다임이 달라졌군요? 제하의 글에서 지적한 것과 같이 아예 갓 쥐임한 공직자를 예방적으로 탄핵하는 방식으로까지 진화했는데, 결국 그 탄핵정국에도 전환점이 온 듯 합니다. 이정섭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에 대해 헌법재판소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기각되었으니 적어도 이 탄핵정국이 영원할 것이라는 전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이 예의 탄핵소추의 전말.
그래도 부적법각하가 아닌 게 용하다면 용하다고 할까요. 역시 법조인 출신 인사들이 있는 정당이니 그 정도라도 안 해주면 그건 그것대로 문제일 것 같습니다. 그런데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단 1명도 그 소추의 취지에 동의해 주지 않았으니 그렇게 탄핵을 추진한 것이 안일하다는 데에는 변명의 여지조차 없을 듯합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이런 움직임도 있는가 봅니다. 헌법재판소를 광주광역시로, 그리고 대법원을 대구광역시로 옮기는.
"헌법재판소는 정치적 중립이 요구되는 기관인 만큼 행정권력으로부터 물리적으로 분리시킬 필요가 있다" 내지는 "서초동의 법조카르텔을 해체해야 한다" 라는 주장이 있는 것 같은데, 헌법재판소는 종로구 북촌동에 있습니다. 누가 돈을 낼지는 생각도 하지 않는 듯한데, 현실은 스타크래프트(StarCraft) 게임이 아니니 쇼미더머니(Show me the money) 치트키가 통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