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관하고 상관 없는 설정입니다.
아예 이쪽 이야기가 진행되는 시점은 온라인게임? 여튼... 그러합니다.
(밑은 채색 버전입니다)
루카즈-클래스는 악마. 이 클래스는 한정 클래스라고 해야 하나? 이벤트로 잠깐 생성된 클래스입니다. 한전 클래스라 그런지 유저도 얼마 없는 현실.
미기야-작중 클래스는 마법사(2차, 얼음)이며 전직을 작중에서 합니다.
Laplace-본작의 제목이자 원인 불명의 버그. 던전과 관련된 버그입니다. 어떠한 공격이든 예측해서 회피하는 버그로 생성된 보스인데, 이 보스의 약점은 '한번도 본 적 없는 것으로 공격하는 것'입니다. 게임 내에 존재하는 클래스는 일부 한정 클래스를 제외하고 공격 패턴을 전부 꿰고 있을 정도. 설정 모티브가 라플라스의 악마였습니다. 초기 모델이 제공돼면 이후의 일도 예측할 수 있다던가... 비슷한 설정이죠(즉 일부 한정 클래스를 제외하고는 초기 정보가 제공된 거나 다름 없는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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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을 돌고 나면 보상을 받고 클리어를 하는 게 정상이었다.
물론 좀 어려운 보스가 있을 수는 있지만, 네다섯이 파티를 만들어서 가면 그 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이번 문제는 차원이 다르다.
던전 끝에 생긴 난데없는 게이트, 그 곳에는 라플라스라 부르는 정체불명의 녀석이 있었다.
문제는, 이 녀석이 어떠한 공격을 하든 다 회피한다는 것과 이 녀석을 잡지 못하면 던전 클리어가 돼지 않는다는 것.
사람들은 라플라스때문에 점차 던전을 가지 않게 됐다. 그리고 파티 게시판도 좀처럼 활기를 띄지 못했다.
'오늘도 해결하지 못 한건가...? '
게시판을 들여다보던 남자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몇주째 던전을 못 돈 탓인지 골드가 떨어져서 이제는 포션을 살 돈도 없다.
혹시나 해서 공고를 내 봤지만, 어느 누구도 던전을 돌려고 하지 않았다.
'전직은 해야 하는데... 큰일이네... '
경험치도 꽉꽉 채워놨다. 숙련도도 어느 정도는 찍었다.
그런데 던전 하나를 클리어를 못 해서. 하필 마지막 퀘스트가 그거여서 그는 지금 전직을 못 하고 있는 상태였다.
"Entschuldigung(미안합니다). "
돌아보니, 낯선 여자가 있었다.
그녀는 요즘도 이런 코스튬을 파나, 싶을 정도로 독특한 외형을 하고 있었다.
그녀 역시 게시판에 볼일이 있었는지 한참 게시판 이곳저곳을 보더니 발길을 돌려 가 버렸다.
"여전히 해결이 안 됐군... "
어찌됐건, 전직은 해야 하니 그는 던전으로 향했다.
아까 게시판에서 만났던 그녀를 입구에서 만난 것 같지만, 그는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그리고 던전 깊숙이 들어간 그는 라플라스가 있는 게이트를 발견했다.
클리어하려면 안으로 들어가야 하니 어쩔 수 없지.
"후우... 일단 전직은 해야 하니 어쩔 수 없지... "
게이트 안으로 들어간 그는 라플라스와 마주 섰다.
꽤 거대한 형태의 붉은색 악마 형태를 한 무언가.
사실, 발생한 버그라서 뭐라고 설명해야 할 지도 애매하다.
"호오, 간만에 도전자가 왔군. "
"하아... 버그 주제에 도전자라고? 어처구니 없구만... "
"뭐...? 버그 주제에? "
"맞는 말이잖아? 난데없이 생겨난 주제에... "
"이... 이녀석!! "
"!!"
라플라스는 그 손아귀를 뻗어 남자를 공중으로 들어올렸다.
"네녀석... 아예 지워버리겠어! "
"크윽... 컥, 이거 놔! 이 버그 덩어리! "
"한번만 더 지껄여봐! "
"버그 덩어리! 넌 그냥 버그 덩어라에 불과하다고! "
"이... 녀석!! 가만두지 않겠어! "
"그만 하지. "
누군가가 이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분명 던전을 도는 사람들은 얼마 없었는데, 운이 좋다고 해야 할지.
"!!"
아까 만났던 그녀였다.
머리 양 옆에는 끝이 위로 향한 채 휘어있는 뿔이 있었다.
그리고 허리에 달린 날개, 하얀 조끼 자락 사이로 나온 꼬리까지 하나같이 진한 자주색이었다.
라플라스는 그를 바닥으로 던지다시피 내려놓고 그녀와 마주 섰다.
"아직 아무도 해결을 못 했다길래, 간만에 몸 좀 풀러 왔다. 네가 라플라스인가? "
"그렇다. 너는 도전자인가? "
"도전자...? 그 표현, 상당히 기분나쁘군. "
"풋, 어째서지? "
"나는 너를 없애러 왔는데 말이지. "
"푸하하- 어디 할 수 있으면 해봐라- "
"좋아- 그 행동, 후회하게 만들어주지... "
그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공중에서 사슬이 소환됐다.
그 사슬 역시 피할거라는 그의 예상과 달리, 사슬은 보기 좋게 라플라스를 관통했다.
"!!"
"자, 잠깐... 어째서? "
"너에게 제공된 초기 모델은 일부 한정 클래스를 제외한 모든 클래스. 즉 내 마법이나 공격에 대한 패턴은 어디에도 제공돼지 않았다. 이몸은 한정 클래스라서 말이지- 그것도 초기에 생겼던. "
"네녀석... 내 약점을 알고 있었나? "
"음. 어쩌다보니 알게 됐다는 정도만 알아둬. 뭐, 다음에 이벤트나 정식 던전이 생기면 다시 만나도록 하지. 지금 우리는 만날 수 있는 입장이 아니거든, 라플라스. "
"끄아악! "
그리고 곧이어 다수의 사슬들이 순차적으로 라플라스를 관통하는가 싶더니 라플라스의 체력을 순식간에 0으로 만들었다.
손을 툭툭 털고, 그녀는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 역시 던전 밖으로 나온 후 전직을 완료했다.
이제 한층 더 강해졌으니, 다음에 라플라스가 나타났을 땐 이길 수 있을까.
스태프를 등에 메고 걸어가던 그는, 아까 만났던 그녀를 다시 만났다.
"안녕하세요. "
"......? "
"아까 라플라스 잡았던 분 아니신가요? 저, 덕분에 전직 마쳤습니다. "
"아. 어쩐지 요즘 던전 도는 사람도 없는데 웬일인가 했어. "
"어디 가시나봐요? "
"상점. 인벤토리가 거의 차서 말이지... "
"인벤토리요? "
"아. 그러고보니 당신, 마법사인가...? 등에 스태프를 메고 있는 걸 보면. "
"네, 마법사입니다. 아아, 이제는 위자드라고 불러주세요. "
"그래...? 잠시만. "
그녀는 인벤토리를 뒤적거리더니 브로치 하나를 건넸다.
"보아하니 얼음계열 위자드인 것 같은데, 아마 너한테 유용할거야. "
"이...런 옵션은 대체 어디 가서 구하는겁니까? "
"사룡의 둥지. "
"레... 레벨이 꽤 상당하신가 보네요... "
"응, 그렇지... 4차까지는 찍었으니까. "
"4... 4차요? 정말 오래 하셨네요... 그 코스튬도 다 사신건가요? "
"이거? 이거 코스튬 아닌데...? "
그녀는 그의 질문에 난색을 표하는 기색도 없이 바로 대답했다.
"예...? "
"아, 넌 모르려나... 꽤 오래 전에 한정 클래스라고, 악마 클래스가 있었거든. 난 그쪽 클래스야. 인간은 커스터마이징 옵션에 시안색 눈이 없는 걸로 아는데? 피부라면 모를까... "
"!!"
환형의 동공을 갖는 시안색의 눈이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에, 정말요? "
"응. 아마 상당히 오래된 이벤트라 아는 사람이 얼마 없을거야. "
"아...... 그럼 장비는 따로 안 입으십니까? "
"갑옷류만 아니면 딱히 옷 입는 데 제한도 없고, 무기는 원래 없고. 장비 옵션은 주로 암속성 위주로 챙기는 편. "
"...... "
"그럼, 열심히 돌아봐. 슬슬 게시판도 활성화돼겠다... 컨트롤 연습 좀 해 두는 게 좋을걸? "
"그쪽은 파티플레이 안 하시는것처럼 말씀하시네요... "
"애초에 그런 게 필요할 리가 없지... 악마 클래스가 한정이 된 건, 스킬 위력이 강력해서 그렇게 된 거야. 파티플레이 해봤자 귀찮아. "
"그래도, 가끔은 필요하실텐데요. "
"아아, 너희들은 그렇겠지만 우리는 별개야. 시작 마을도 다르거니와 우리는 너희랑 파티를 맺어서 진행해야 하는 퀘스트같은 건 없거든. 그럼, 난 이만. "
"아, 안녕히 가세요. "
그녀가 가고 난 후, 그는 브로치를 가방에 넣었다.
사룡의 둥지에서 드롭한 아이템이라 그런지 아직은 레벨 제한이 걸렸지만, 언젠간 그 브로치를 끼고 다시 그녀를 만날 날이 오겠지.
엄마가 고지고 아빠가 성원숭인데 동생이 블레이범인 라이츄. 이집안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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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대왕고래
2013-07-11 21:35:22
게임상의 세계...? 하지만 실존하는 판타지 세계같기도 해요. 그래서 많이 재미있어요.
그나저나 저기서 버그 라플라스에 의해 삭제되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그냥 계정삭제로 끝나려나?;;;
블랙홀군
2013-07-11 22:59:31
거기까지는 생각 안 해봤네요...
마드리갈
2020-01-20 21:58:20
라플라스라는 이름에서 라플라스의 악마가 모티브인가 생각했는데 맞네요.
난이도라는 게 정말 중요하죠.
너무 낮으면 금방 싫증나게 되고, 너무 높으면 아예 도전하지 않는 방향으로 굳어 버리고, 그래서 적절한 게 필요한데 예의 라플라스는 후자의 나쁜 방향의 극대화네요. 그리고 그 라플라스가 격퇴되면서 다시금 균형이 찾아오고...
SiteOwner
2020-01-26 23:25:17
그러고 보니, 요즘의 코믹스, 라이트노벨, 애니가 게임 속의 등장인물이 주인공이 되는 방식으로 서술되는 게 꽤 많이 보이는데, 이 경향이 이미 이렇게 포럼에서도 오래전부터 소설 작품으로 시도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좋은 시도에 많이 감사드립니다.
독일어로 말하는 게임 캐릭터 하니,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의 발키리, 코만도스 시리즈의 각 계급의 독일군 및 게슈타포 요원 등이 생각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