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to content
오리지널 창작물 또는 전재허가를 받은 기존의 작품을 게재할 수 있습니다.

[괴담수사대] 외전 27. 기묘한 예언가

국내산라이츄, 2023-07-21 00:58:22

조회 수
125

게시자: 미스테리어스
제목: [투고괴담] 기묘한 예언가

구독자 '회전선풍각도기'님께서 투고해주신 이야기입니다.

고등학교에 다닐 때, 친구들 사이에서는 '기묘한 예언가'라고 불리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화제였습니다. 이름이 뭔지 정확히는 모르고 다들 기묘한 예언가라고만 불렀습니다.

친구들 사이에서 이 예언가가 화제였던 이유는, 그녀가 말하는 것은 무엇이든 들어맞는다는 겁니다.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말이죠. 마치 초록색 고추장도 있을까? 라는 질문에 정말 초록색 고추장을 만들어서 가져 온 느낌이라고 합니다. 다만, 예언을 듣는 방법이 특이했습니다. 예전에 일본에서 유행했던 괴인 앤서 괴담을 약간 비틀었다고 해야 할까요.

기묘한 예언가를 만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친구들 열 명을 모은 다음 밤 12시 정각에 '당신의 지혜를 빌려주세요'라는 방 제목으로 단체 대화방을 만들면 참여 인원이 11명이 된다고 합니다. 혹은, 직접 만나서 예언을 듣고 싶은 사람은 밤 12시 정각, 아무도 없는 캄캄한 공간에 촛불 하나를 켜 두고 10명이 둘러앉되, 한 명이 앉을 공간을 비우고 앉아서 '당신의 지혜를 빌려주세요'를 10명이 순서대로 얘기하면 된다고 합니다.

대화방을 만들게 되면 마지막으로 '기묘한 예언가'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사람이 한 명 들어옵니다. 프로필 사진은 기본 프로필인데 검정 바탕에 흰 아이콘이고, 머리 부분이 동심원인 모양입니다. 직접 둘러앉아서 부르게 되면 비어있던 한 자리에 기묘한 예언가가 앉게 되는데, 이 때 기묘한 예언가를 봤던 친구들에 의하면 색이 바랜 것 같은 하얀 머리에, 마치 심해를 들여다보는 것 같이 짙은 색의 눈을 한, 온 몸이 어디 아픈것처럼 창백한 까만 옷을 입은 여자라고 합니다.

기묘한 예언가가 왔다는 게 확인되면, 그 때부터 딱 한 가지 질문만을 할 수 있습니다. 질문할 거리가 너무 많다면 그녀에게 제비뽑기를 부탁할 수도 있는데, 카드 네 장 중 하나를 뽑아 거기에 적힌 질문에 대한 답을 들려준다고 합니다. 핸드폰으로 할 때는 제비뽑기 기능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순차적으로 질문하게 되면 예언가는 거기에 대한 대답을 해 주고 나면, '복채'를 지불해야 합니다. 점을 보고 나서도 복채로 얼마정도 쥐어주는것처럼요.

하지만 이 예언가는, 복채를 꼭 돈만으로 받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질문에 따라서는 꽤나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하기도 하고, 돈이 아닌 다른 것으로 받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 예언가를 만났던 친구와 같이 있던 사람들 중에는 5천원~만원정도의 복채를 냈던 사람들도 있었고, 제 친구는 2만원을 냈습니다. 하지만 한 사람은 복채를 현금이 아닌 다른 것으로 지불하게 되었는데, 복채를 지불할 수단을 본인이 직접 정하게 했다고 합니다.

친구한테 듣기로는, 선택지가 그 사람의 수명 50년 혹은 그 사람 동생의 수명 50년이었는데 그 사람은 애먼 남동생을 휘말리게 할 수는 없다면서 자기의 수명을 지불했다고 합니다. 그 사람이 물어봤던 것은 자기가 연기자로 데뷔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었고, 예언가는 너는 원판이 예뻐서 얼굴에 칼을 댈 필요는 없고 수능 마치면 다이어트를 하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대학에 가서도 열심히 연기 연습을 하라면서요. 그나마 남동생을 휘말리게 하지 않겠다는 그 마음씨를 높게 사서, 데뷔하게 되면 바로 유명하게 만들어주겠다고도 했습니다. 아마 미스테리어스님도 TV에서 보셨을겁니다. 최근에 미국 영화제에도 초청받았다는 영화에 주연으로 출연했던 신인 여배우가 그 친구였습니다.

제 친구는 그 때 저와 친구가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을지를 물었고, 예언가는 둘 다 한번에 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과 질문이 거의 비슷했는데, 어째서 제 친구는 2만원만 내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제 친구 역시 잘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아직까지 저는 그 기묘한 예언가를 만나본 적은 없고 제 친구들의 경험담만을 주워들었지만, 자정에 나타나서 미래를 예언해주고 복채를 받아간다는 건 단순 점일 뿐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 친구가 정말로 지망하는 대학에 합격했고, 저 역시 그랬습니다. 지금은 같은 대학 다른 과에서 각자 전공수업도 듣고, 동아리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둘 다 졸업을 앞두고 있고요.

대체 그 예언가가 복채를 받는 기준이 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언젠가 만나게 된다면, 물어보고 싶네요.?

국내산라이츄

엄마가 고지고 아빠가 성원숭인데 동생이 블레이범인 라이츄. 이집안 뭐야 

2 댓글

마드리갈

2023-07-23 21:53:46

역시 시대가 변모하니까 예언가도 변모하네요.

그리고 그 기묘한 예언가는 나타나는 방법도 온라인 단체대화방에 출몰하는가 하면 복채를 받아가는 기준도 알 수 없고...

그런데 자신의 수명 50년을 복채로 냈다는 사람에 대해서는 후일담이 있으려나요. 정말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그렇게 자신을 희생해가면서까지 남동생을 위하는 그녀를 정말 일찍 죽게 만들어야 하는 것인지...


저도 그 기묘한 예언가에게 여러가지를 물어보고 싶네요.

SiteOwner

2023-08-19 19:12:37

확실히 기묘하군요. 그리고 예언의 대가가 정말 소소하기도 하고 과연 정말 그렇게 커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그런 기묘한 예언가보다는 저 자신을 믿으렵니다.

최소한 지금까지 살면서 만났단 예언가들은 저에 대해 정확한 예언을 못했다 보니 그러합니다. 30세를 못 채우고 요절한다는 그런 점괘를 낸 사람이 있었는데 실제로 30세가 되기 전에 중병을 앓았고 생사의 기로에 섰던 적이 있었습니다만 결국 살아남았고 16년이 지난 지금은 그때보다 더욱 건강합니다. 그리고 매일을 감사해 하면서 최선을 다해 살고 있습니다.

목록

Page 9 / 48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채색이야기] 면채색을 배워보자

| 공지사항 6
  • file
연못도마뱀 2014-11-11 7231
공지

오리지널 프로젝트 추진에 대한 안내

| 공지사항
SiteOwner 2013-09-02 2345
공지

아트홀 최소준수사항

| 공지사항
  • file
마드리갈 2013-02-25 4690
792

[만화부가 수상하다!] 109화 - 오락실에서(2)

| 소설 4
시어하트어택 2023-08-02 122
791

[괴담수사대] XV-3 탁상달력

| 소설 2
국내산라이츄 2023-07-29 118
790

[만화부가 수상하다!] 108화 - 오락실에서(1)

| 소설 4
시어하트어택 2023-07-28 129
789

[만화부가 수상하다!] 107화 - 물밑접촉

| 소설 5
시어하트어택 2023-07-26 113
788

[단편] 무제

| 소설 4
시어하트어택 2023-07-22 129
787

[만화부가 수상하다!] 106화 - 동아리 교류행사 6일차(4)

| 소설 4
시어하트어택 2023-07-21 116
786

[괴담수사대] 외전 28. 기묘한 예언가 이야기

| 소설 2
국내산라이츄 2023-07-21 119
785

[괴담수사대] 외전 27. 기묘한 예언가

| 소설 2
국내산라이츄 2023-07-21 125
784

[만화부가 수상하다!] 105화 - 동아리 교류행사 6일차(3)

| 소설 4
시어하트어택 2023-07-19 125
783

[만화부가 수상하다!] 104화 - 동아리 교류행사 6일차(2)

| 소설 4
시어하트어택 2023-07-14 123
782

[괴담수사대] XV-2. 사고다발지역

| 소설 3
국내산라이츄 2023-07-14 120
781

[괴담수사대] XV-1. Gourmet

| 소설 3
국내산라이츄 2023-07-13 118
780

[만화부가 수상하다!] 103화 - 동아리 교류행사 6일차(1)

| 소설 4
시어하트어택 2023-07-12 125
779

[만화부가 수상하다!] 102화 - 그리 평범하지는 않은 점심시간

| 소설 4
시어하트어택 2023-07-07 119
778

[만화부가 수상하다!] 101화 - 은밀한 계획?

| 소설 4
시어하트어택 2023-07-05 128
777

[괴담수사대] Prologue-XV. 저주받은 음악

| 소설 3
국내산라이츄 2023-07-05 124
776

[만화부가 수상하다!] 100화 - 어떤 용기, 혹은 무모함

| 소설 4
시어하트어택 2023-06-30 115
775

[만화부가 수상하다!] 99화 - 그것은 갑자기

| 소설 4
시어하트어택 2023-06-28 115
774

[괴담수사대] XIV-8. 후일담

| 소설 3
국내산라이츄 2023-06-27 133
773

[만화부가 수상하다!] 98화 - 동아리 교류행사 5일차(4)

| 소설 4
시어하트어택 2023-06-23 120

Polyphonic World Forum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