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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수사대] 외전 5. 저주받은 거울

국내산라이츄, 2019-02-09 23:54:49

조회 수
174

미국, 어느 집.

꽤 고급스러운 저택이었지만 아무도 살지 않는 그 집은, 겉보기엔 고급스러워 보였지만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주인 잃은 저택을 점령한 것은 공기중을 떠다니는 무수한 먼지들과 곤충, 그리고 식물들 뿐이었다. 저택의 담장을 반 이상 점령한 담쟁이덩굴, 그리고 죽어버린 나무에 자란 버섯과 저택 안을 가득 메운 거미줄. 그 중에서도 특히 이례적인 곳이 있다면 저택 주인의 안방이었다.

안방에는 커다랗고 둥근 거울이 하나 있었다. 스탠드에 세워진 거울은 테두리의 위와 아래, 왼쪽과 오른쪽을 고급스럽게 장식해 둔 거울이었다. 테두리는 나무였고, 원래 검은 색이었는지 손떄가 타서 검은 색이 된 건지는 알 수 없었지만 테두리의 색깔 떄문에 더욱 고급스러워 보였다.

"으차... 여기가 그 곳인가? "
"닉, 정말 여기 들어갈거야? "
"그럼! 이런 곳이야 말로, 아지트로 쓰기 딱 좋은 곳 아냐? 사람들이 잘 접근하지도 않고... "

두 남자는 저택을 마주한 채 서 있었다. 장난기가 어린 표정을 한 남자가 닉, 닉의 옆에서 집을 어딘가 두려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남자가 마이크였다. 닉과 마이크는 절친한 친구로, 두 사람은 어릴 적부터 닉의 나무집에서 함께 놀곤 했었다. 어느덧 자라 청소년이 되니 나무집은 크기가 맞지 않았고, 그래서 두 사람은 새로운 아지트를 보고 있었다. 마침 방학이라 시간도 널럴하겠다, 소문으로 떠돌던 저택에 도착한 두 사람은 저택을 대충 둘러보고 괜찮으면 친구들과 놀기 위해 아지트로 쓸 요량이었다.

"하지만, 이 집... 어쩐지 좀 꺼려지는데. 거기다가 집주인도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채 죽었다고 하고... "
"그런 건 그냥 헛소문일 뿐이야. 애초에 경찰이라고 해서 다 아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
"...... "

마이크는 닉을 만류하려고 했지만, 닉은 기어이 집 안으로 들어갈 가세였다.

"어이, 거기 둘! 뭐 하는거냐? "
"이크! "
"이 저택은 저주받은 곳이라 발만 들여도 죽어! 놀 거면 다른 곳으로 가는 게 좋을 거다, "
"알겠습니다. "

두 사람에게 빨리 돌아가는 게 좋을거라고 한 노파가 돌아가자, 닉과 마이크는 저택 안으로 들어섰다. 바깥이 꽤 을씨년스러웠던 것과는 달리, 저택 안은 이미 저택 안을 점령한 거미나 지네같은 곤충만 제외하면 꽤 깔끔한 곳이었다.

"청소는 좀 해야 할 것 같은데, 안은 생각했던 것 보단 깔끔하네. "
"..... "

저택 이곳저곳을 나서서 둘러보는 닉과 달리, 마이크는 입구에 멀뚱히 서 있었다. 저주받은 곳이라서 꺼려지는 것도 있었지만, 그것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저택 안에서 무언가가 두 사람을 지켜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닉, 여기 좀 이상해... 누군가 우릴 지켜보는 것 같아. "
"기분탓이겠지. 와, 집기류도 하나 안 뺴고 뒀네. "

닉의 말대로였다. 집은 기물 하나까지 그대로 남아있었다. 가스 스토브는 당장이라도 먼지를 쓸어내고 스위치를 켜면 작동할 것 같았으며, 찬장에는 냄비와 컵 같은 것도 그대로였다. 그 옆에는 통조림과 각종 향신료들도 구비되어 있었지만, 유통기한은 한참 지나서 먹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부엌을 둘러 보던 닉이 싱크대를 틀자, 물이 쏟아져 나왔다.

거실에는 소파와 테이블이 그대로였지만, 거미들때문에 앉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다. 전등이나 서랍장같은 것도 그대로였고, 벽난로도 있었으며 전부 먼지만 제거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와, 여기는 진짜 바로 입주해도 되겠는데? "

그의 말대로, 집에 바로 입주해도 될 정도로 모든 기물들이 그대로였다. 오랫동안 세를 놓지 않았지만 지금이라도 세를 놓는다면 당장이라도 누군가 입주할 것 같기도 했고, 집세도 꽤 비싸게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닉이 부엌을 둘러보는 동안, 마이크는 저택 위층을 둘러보기 위해 계단을 올라갔다. 삐걱거리는 층계참을 올라 가니, 이층에는 방이 두 개 있었다. 아마도 저택에서 지내던 사용인들의 방인지, 방 안은 간단한 옷가지와 세면 도구 뿐이었다.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 온 마이크가 왼쪽에 있는 방으로 들어가니, 그 곳은 예전에 집주인이 사망했던 방이었다. CSI에서나 보던 수사중 테이프가 쳐져 있고, 마룻바닥에는 사람 모양의 표시가 그려져 있었다. 집주인이 의문사 한 사건은 꽤 오래 전에 있었던 일이지만, 아직도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것 같았다.

"윽... "

맞은 편 방은 안방이었다. 꽤 고급스러운 가구들과, 방 한 켠을 차지한 둥근 거울이 보였다. 침대보와 이불 역시 고급스러운 소재였고, 옷장 안에 들어있는 옷들도 꽤 고급스러워 보이는 옷이었다. 저택의 주인은 여성이었는지, 옷장 안에는 원피스와 여성용 재킷이 가득했다. 그리고 화장대에는 흔히 보기 힘들어 보이는, 여자친구가 갖고싶다고 그렇게 말했던 고급스러운 브랜드의 화장품들이 있었다.

'여자친구 선물해주면 좋아하겠는데? '

마이크는 화장대에 놓여있는 립스틱을 집어들어 뚜껑을 열었다. 어딘지 모르게 잘 익은 사과가 생각나는 붉은 색이었다. 손등에 립스틱을 살짝 발라 본 그는, 여자친구에게 주기 위해 립스틱을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 방을 나서려던 마이크는 예의 그 거울을 보았다.

'이게 그 저주받은 거울인가... '

먼지가 쌓여 있긴 했지만, 거울은 누가 보더라도 고급스러운 물건임을 알 수 있었다. 중고 장터에 팔아넘기면 용돈벌이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니, 용돈 벌이 정도가 아니라 자신이 타고 다닐 자동차 한 대는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저택의 주인을 죽였다는 소문이 있는 거울 치고는, 들여다본다고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도 아닌 것 같았다. 손을 빧어 거울 테두리의 먼지를 쓸어보자, 손바닥에 먼지가 엄청나게 묻어나온다. 먼지를 툭툭 털고 보니, 거울의 아래쪽에는 붉은 보석이 달려 있었다.

한참동안 거울을 들여보고 있자니, 알 수 없는 위화감이 느껴졌다. 거울에 비춘 마이크의 뒤에, 까만 그림자같은 것이 비춰지는 것도 같았다. 어제 게임을 너무 늦게까지 했나, 마이크가 거울에서 시선을 떼자 까만 그림자 같은 것도 사라지는 것 같았다.

"마이크, 뭐 하냐? "
"아, 이 거울 좀 보느라고. 닉, 이거 팔면 우리 자동차 한 대 살 수 있을 것 같지 않냐? "
"와, 진짜 비싸보인다. 먼지 좀 닦고 광 좀 내면 중고로 금방 팔릴 것 같은데? "
"그치? 그런데, 운반하려면 차가 필요하겠는데... 너무 커서 사람이 들고 옮기기엔 힘들어. "
"아, 마침 이따가 켄드릭이 차 가지고 와 준댔어. 켄드릭한테 부탁해서 이거 싣고 가자. "

두 사람은 거울 앞에서 이것을 어떻게 닦고 재단장 할 지 얘기중이었다. 그러다가 한참을 얘기하던 마이크는, 거울에 비춘 두 사람 뒤에 까만 그림자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사람의 형체를 띠고는 있었지만 어렴풋이 보이기만 할 뿐인 그림자는, 거울에 비춘 두 사람의 상 뒤에 가만히 서 있을 뿐이었다.

"야, 닉. "
"왜? "
"여기 우리 둘밖에 없지? "
"우리 둘 말고 누가 또 왔으려고? 그건 왜? "
"그럼... 이건 뭐지? "

그제서야 거울을 본 닉도 까만 그림자를 발견했다. 하지만 분명 두 사람 외에는 아무도 오지 않았고, 이따가 차를 끌고 온다고 한 켄드릭은 저택에 도착하려면 30분가량 남았다. 뒤를 돌아보면 아무도 없는데, 거울에 비친 상의 뒤에만 까만 그림자 같은 것이 보였다.

그리고 까만 그림자는 점차 사람의 형태를 띠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뒤에, 이윽고 검고 긴 머리를 가진 여자가 보이기 시작했다. 빨려들어갈 것 같이 까만 눈을 거진 여자는, 거울 안에서 두 사람을 들여다 보는 것 같았다. 여자는 그제서야 자신을 봐 준 두 사람을 보며 씩 웃더니, 거울 속 마이크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동시에 마이크의 어깨에, 뭔가 차가운 것이 닿는 느낌이 들었다.

"뭐, 뭐, 뭐야, 이 여자? "
"마이크, 뒤로 물러나! "

뒤로 물러나는 닉과 함께 마이크도 물러나려고 했지만, 그는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었다. 그녀가 거울 속에서 단단히 잡고 있는 것 같았다. 닉이 마이크를 억지로 끌어당겨 봤지만 마이크는 뭔가로 고정된 것 처럼 움직일 수 없었다. 그녀는 이 상황이 재미있는지 킥킥 웃더니, 이내 거울 속 마이크의 손을 날카로운 칼로 베었다. 동시에, 거울을 보고 있는 마이크의 손에도 상처가 생기면서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닉! 나 좀 도와줘! 여기서 움직일 수 없어! "
"기다려, 내가 사람들을 모아올게! "

닉은 사람들을 부르러 밖으로 나갔고, 방 안에는 마이크와 거울 속 그녀밖에 남지 않았다. 간신히 손을 움직일 수 있게 된 마이크는 거울 뒤로 멀어져 안방을 빠져나왔다. 주머니에 챙겨뒀던 립스틱도 던지듯이 버리고, 도망치듯 저택을 빠져나온 마이크는 아까 만났던 노파와 함꼐 온 닉과 마주쳤다. 노파는 두 사람을 보자마자 대뜸 호통부터 쳤다.

"내가 들어가지 말라고 했는데, 왜 들어간게야! "
"죄송합니다... "

노파는 대답 대신 마이크의 손을 보았다. 거울 속 그녀에게서 베인 상처때문에 여전히 피가 흐르고 있는 상태였다. 노파는 손에 들고 있던 봉투를 뜯어 붕대를 둘러준 다음, 두 사람을 데리고 저택의 담장 밖으로 나왔다.

"네녀석들, 그 여자를 본 게구나. "
"그 여자요? 혹시 거울 속에서 봤던 그...? "
"머리랑 눈이 다 까만색이지 않았니? "
"마, 맞아요! 처음엔 그림자 같은 것이 있어서 잘못 본 줄 알았는데... 마이크를 움직이지 못 하게 했어요... "

노파는 마이크의 말을 듣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너희들은 이제 살기 위해선 절대 거울을 보면 안 돼. 집에 있는 거울이건, 공공 화장실에 있는 거울이건... 절대 거울을 봐서는 안 돼. 아니, 이제 무언가에 비친 너희들의 상을 봐서는 안 된다. 보이기 시작하면 그 여자가 너희를 덮치러 올 게다. "
"거울을 보지 말라고요? "
"그래.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 여자가 나타나서 너희를 죽일 게다. 이미 그 여자가 보여버린 이상, 어쩔 수 없어. "

한참 꾸밀 나이인데 거울을 보지 말라니? 두 사람은 아연실색했다. 노파에게서 주의를 단단히 들은 두 사람은, 잠시 후 예정보다 일찍 데리러 온 켄드릭의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마이크, 어디 다쳤어? "
"저택에서 이상한 여자한테 공격당했어. "
"여자? "
"설명하자면 길어... 저 저택 안에 있는 거울 말야, 그 거울 안에 이상한 여자가 있었어. 그 여자가 내 어깨를 잡고 내 손을 칼로 베었어. "
"어제 또 밤샜냐? 오늘은 좀 일찍 자라. "

마이크는 무심코 룸미러를 보았다. 그리고 그 순간, 그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의 옆에, 저택의 거울 속에 있었던 그녀가 보였다.

"마이크, 왜 그래? "
"그 여자야! 그 여자가 나타났어! "
"무슨 소리야, 누가 있다는거야? "
"부, 분명 아까 그 여자야! "

다른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았지만, 분명 마이크에게는 그녀가 보였다. 그녀는 이리저리 몸부림치는 머이크의 입을 억지로 붙잡고, 무언가를 털어넣었다. 그리고 마이크는 갑자기 내장이 불타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마이크, 왜 그래? 어디 아파? "
"케, 켄드릭! 배가... 배가 타들어가는 것 같아! 빨리 근처 병원으로 가 줘! "
"아, 알았어! 조금만 참아! "

켄드릭이 차를 몰아 병원으로 가는 동안, 마이크는 온 몸이 타들어가는 것 같은 고통을 참아야만 했다. 마치 온 몸이 녹아내리는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야속하게도 근처에 큰 병원이 없는데다가 차까지 막혀, 닉과 켄드릭이 할 수 있는 건 마이크가 조금 더 버틸 수 있게 기도하는 것 뿐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병원에 도착했을 때.

"마이크! "
"마이크! 이게 어떻게... "

내장이 타들어가는 것 같다며 호소하던 그가 얌전해진 것은, 아픈 것이 나아서가 아니라 아픈 것을 느낄 수 없어졌기 때문이었다. 마이크가 타고 있던 뒷좌석에는 피가 흥건했다. 닉이 마이크의 부모님에게 연락할 동안, 켄드릭은 경찰에 연락했다. 경찰이 도착하자 사정을 설명하고 조사를 받고 있을 때, 마이크의 부모님이 도착했다.

"세상에, 마이크! "

마이크의 시신은 매우 처참했다. 온 몸의 구멍이라고 할 만한 곳에서 피를 쏟아내 피투성이인 상태였다. 마이크의 엄마는 그의 시신을 보자마자 실신해서 응급실에 실려갔고, 마이크의 아빠 역시 실신하기 직전이었다. 그의 사인은 표면상으로는 과다출혈로 밝혀졌지만, 그러기엔 무언가 석연찮은 점이 많았다. 부검 결과, 사람의 내장이라고 해야 할 부분이 전부 녹아버린 상태였다. 멀쩡한 형태의 장기가 없는, 말 그대로 인간의 껍데기만을 가진 상태였다. 마이크의 엄마는 깨어나자마자 그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아 다시 쓰러졌다.

"닉,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얘기해 주겠니? "
"저... 저희는 그 저택에 갔었어요. "
"그 저택은 가지 말라고 몇 번이나 말했잖아. "
"죄송합니다.. 아지트로 쓸 곳을 찾으려고...... 그리고 그 저택에서 거울 하나를 봤어요. "
"혹시 그 거울을 본 거니? "
"네... 자도 마이크도, 그 거울을 봤었어요... 거울 속에서 이상한 여자가 나타났어요. 까만 머리에 까만 눈을 한 여자였어요... 그 여자가 마이크의 어깨를 잡고 칼로 상처를 냈어요. 그리고... "
"...... "

마이크의 아버지는 닉의 아버지에게 연락해 닉이 마이크와 함께 그 저택에 갔었다는 것과 그 저택에서 여자를 봤다는 것, 그리고 마이크가 죽었다는 것을 얘기했다.

"후... 어찌됐건 가지 말아야 할 곳에 간 건 네 잘못이야, 닉. 아버지에게 연락했으니 집으로 돌아가거라. 그리고... 여기까지 데려와 준 친구에게 감사해야겠구나... 너도 저택 안으로 들어갔니? "
"저는 두 사람을 데리러 왔을 뿐이라, 안에 들어가지는 않았습니다. "
"그래... 절대 그 곳에는 가지 말거라. 절대. "

마이크의 아버지는 닉과 켄드릭에게 단단히 당부한 뒤, 쓰러진 마이크의 어머니에게 갔다. 켄드릭은 뒷좌석에 남은 핏자국을 청소하기 위해 카센터로 향했고, 닉 혼자서 병원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홀로 아버지를 기다리던 그는, 무심코 병원 유리창에 비친 자신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의 옆에 그녀가 나타났다.

"!!"

뚝, 무언가가 꺾이는 소리가 나더니 닉은 정신을 잃었다. 잠시 후, 닉의 아버지가 도착했을 때 그는 경추 탈골로 사망한 상태였다.
국내산라이츄

엄마가 고지고 아빠가 성원숭인데 동생이 블레이범인 라이츄. 이집안 뭐야 

4 댓글

마드리갈

2019-02-10 10:03:02

1979년작 미국 영화 아미티빌의 저주(The Amityville Horror)라든지, 괴기현상이 끊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소재 윈체스터 괴저택(Winchester Mystery House)이 생각나고 있어요. 역시 배경이 미국이라서 그런 걸까요?

그러면서 동시에 읽어나가는 동안 코에서 먼지, 곰팡이, 부패한 것들, 피 등의 냄새가 나는 듯한 감각도 느껴지고 있고...


버려진 건물에는 함부로 들어가는 게 아니죠.

괴담수사대 세계관같은 경우는 말할 것도 없고, 오컬트적인 요소를 완전히 배제한 현실세계의 관점만으로도 좋지 않아요. 비위생, 위험한 동물이나 부랑자 등의 매복, 손상된 물건 등에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을 수 있으니까요. 게다가 유치권 행사중 등 법적 문제가 얽혀 있을 경우에는 법적 분쟁에도 휘말릴 수 있으니까요.

마키

2019-02-10 13:52:11

실제로도 제가 자주 보는 유튜브의 폐건물 탐색 영상만 하더라도 "무슨 일이 생겨도 전부 본인 책임이다."라고 강조하고 있죠.

사실 말이야 빈집이니 폐가니 하는거지 소유자가 매각하지 않는 한 언제까지나 건물 그 자체에 대한 소유권이 상실되는건 아니다보니 일본 쪽 폐건물 탐색 영상은 대체로 본인 책임이라고 못 밖고 있고, 내부에 있는 것은 영상이나 사진만 촬영하고 밖으로 갖고 나오지 않는다던지, 구체적인 장소는 밝히지 않는 식으로 그들만의 규칙을 만들어서 일정 선을?지키고 있죠.


대개 폐역사나 재개발 예정지 같이 버려졌돼, 관리는 계속되는?경우는 건물의 외부만 둘러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도 하고, 주택 같은 경우도 문이 전부 잠겨있다 싶으면 굳이 안으로는 들어가지 않는다던지 하고 있죠. 이게 주택같은 경우도 특히나 일본은 목조주택이 많다보니 비나 눈에 의해 건물이 붕괴된 경우가 잦고, 노후화로 골격 자체가 뒤틀리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에 출입하는 것 자체가 목숨을 담보로 하는 경우가 수두룩한데다, 폐노선이나 도로 같은 경우는 특히나 인적이 끊겨있다는건 거기서 무슨 일이 벌어져도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죠... 터널은 더 말할 것도 없을 뿐더러......

마드리갈

2019-02-11 18:41:34

그럼요. 폐건물은 관리중이라도 관리중이 아니더라도 각각 고유한 이유가 있어서 여러모로 위험해요. 다른 문화권보다 목조건물의 비중이 높은 동북아시아 지역은 폐건물에도 목조건물이 많은데다 그런 것들은 거명해 주신 이유로 갑자기 폭삭 무너지거나 할 위험이 특히 높아서 폐건물 등에 관심이 많은 저라도 직접 찾기보다는 그런 탐험가들이 업로드한 결과를 보는 데에 만족하고 있어요.


간만에 관련 사이트를 찾아보는데, 상당부분이 없어졌더군요.

폐건물은 어느 정도 자취를 남기긴 하는데, 사라진 웹사이트는 그렇지도 못하네요.

SiteOwner

2019-02-23 09:20:03

끔찍하군요. 즐겁게 시작한 아침인데 이것을 읽으니까 갑자기 몸이 움츠러드는 감각이...


읽으면서 세 가지가 생각났는데, 하나는 이탈리아의 1985년작 공포영화 페노미나(Phenomena), 그리고 중국의 역사소설 초한지에서 묘사되는 항우의 행적, 죠죠의 기묘한 모험의 일루조가 그것들입니다.

페노미나에서는 유독 거울에 흰 천을 씌워놓은 게 강조되는데, 여기서는 그 반대로 거울이 문제의 저택의 거주자를 강조하는 장치가 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보통 유령은 거울에 비치지 않는다는 클리셰가 있는데 그것을 벗어나더라도 공포를 유발할 수 있는 것에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항우가 우미인에게 선물을 보석이 왕릉 등을 도굴해서 얻은 부장품이었죠. 우미인은 그 보석들에 새겨진 문양 등을 보고 출처를 의심했는데 항우는 그것들을 받아서 착용하지 않으면 목베서 죽이겠다고 협박했습니다. 할 수 없이 그 보석을 몸에 지니긴 했지만 그 이후 우미인은 계속 목이 졸리는 듯한 감각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그것을 떠올리니, 폐건물에서 발견한 화장품을 여자친구에게 선물해볼까 하는 발상 자체가 끔찍하게 여겨질 수밖에 없습니다.

거울에 보이는 그림자에서는 죠죠의 기묘한 모험 5부의 일루조가 연상되고 있습니다.


글을 읽는 내내 빨려들 것만 같았습니다. 현실이 아닌 것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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