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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드래곤 걸 鉄腕火龍小姐 4. 연금술사

마드리갈, 2020-05-03 03:00:46

조회 수
155



아이언 드래곤 걸 腕火龍小姐 4. 연금술사

정식집 유키히라는 글자 그대로 사람 사는 냄새가 풍겨오는, 일본의 어디에나 있을법한 대중식당이었지. 주방에서 나는 향기는 완전히 별개의 것이었지만.
그날은 마파두부정식의 품평회가 있다고, 특별히 두 그릇이 나왔어. 주인장이 만든 것과 그의 아들 소마가 만든 것.

우선 주인장이 만든 것부터 먹어보았는데, "이 요리사, 정체가 뭐야?!" 라는 말이 안 나올 수가 없었다. 사천요리에 잘 쓰이는 향신료 중 대표적인 화자오(花椒)를 이렇게 잘 사용할 수가 있다는 것도 그렇고, 두부를 조리한 방법도 다소 많은 양의 기름을 부은 프라이팬에서 기름을 스푼으로 끼얹어가며 굽는 프랑스 요리의 방식인 푸알레(poêler)를 구사한다든지, 아무튼 이렇게 숨은 명장이 있는 그 자체가 경이 그 자체였던 것. 그의 아들 소마가 만든 것은 분명 그의 아버지의 것보다는 다소 생경하지만, 발전가능성이 엿보여서, 그가 체계적으로 요리를 공부한다면 사정은 또 크게 달라질 것 같다는 예감도 들었고, 아무튼 그 정식집 유키히라는 식당의 이름을 한 연금술공방이었다.


그런데, 난데없이 문이 거칠게 열리더니, 대뜸 입에 못 담을 욕설이 들렸어.

"야이 씨발 연놈들아 꺼져!! 주인장 나와, 아직도 장사한다고?"


갑자기 좌중이 찬물을 맞은 듯이 조용해지더니 황급히 자리를 떴고, 한 패의 불량스러운 남자들이 들어왔는데, 그 중에는 꽤나 낯익은 얼굴도 보였지. 금발 염색, 두꺼운 금목걸이, 그리고 호피무늬 셔츠를 입은, 그리고 은색의 제로 핼리버튼 서류가방도 든, 내 키 정도의 남자가. 분명 학교에서 본 것 같았지만...

일단 핸드폰의 녹음기능을 켜고, 상황을 녹음하기로 했는데, 그게 보였는지 그 금발의 남자가 내 앞으로 다가왔더군?

"어이, 거기 아가씨. 젖통만 키우지 말고, 미각도 좀 키우지 그래? 이런 병신같은 식당에서 마파두부라니, 에라이...그런 건 요코하마 중화가에서 먹어봐라 좀. 호죠로우라든지..."


그 저질스러운 말이 더 거칠게 이어졌어.

"뭐야 이 썅년이, 어디서 실실 쪼개고 지랄? 그나저나 폰 내놔, 썅!!"

"여기는 식당인 거 모르십니까. 그나저나, 에이잔 선배?"

갑자기 당황한 그가 주먹을 휘두르려고 했지. 나는 쥐고 있던 도자기 숟가락으로 그의 턱밑을 찔렀고, 그는 그대로 커억 하는 비명과 함께 그 자리에서 쓰러지고 말았지. 뒤따라온 패거리는 두고 보자고 소리를 지르며 일제히 달아났고, 식당 구내에는 그 남자와 나, 주인장과 그의 아들의 4명만 남게 되었어.


자리에서 일어나서, 아직 쓰러져 있는 그 남자의 배를 발로 밟은 채로 에이잔 선배인가를 물었더니...

"에이잔 선배? 그거 누군지 전 모릅니다요, 전 그저 지나가던 흔한 양아치일 뿐이고..."

"흠, 그래, 주머니에서 학생증 흘렀는데, 어디 볼까, 토오츠키 학원 고등부 1학년 에이잔 에츠야...그럼 내 선배 맞네. 올해 고등부 입학금 전액을 아득히 초과하는 돈을 각종 요식업 컨설팅으로 벌었다는 그 연금술사 에이잔 선배가, 이 짓을 하고 다닌단 말이지...컨설팅도 이제는 장사 안되네, 주인 아저씨, 좀 도와줘요. 경찰에 넘기게."

"오케이, 그럼 밧줄 갖고 오지요. 소마, 빨리 경찰에 전화해라. 현행범 잡았다고."

"아, 잠깐, 원하는 거 다 해 줄테니까 경찰 신고는 제발...그나저나 너, 지금, 치마 입은..."

"지금 당신 배 위에 있는 게 스틸레토라는 거 잊었나 본데? 내장 흘리고 싶은가봐, 에이잔 선배?"

당시의 내가 입고 있었던 하의는 타이트 미니스커트이고, 신고 있던 신발은 굽이 뾰족한 하이힐로 송곳의 이탈리아어인 스틸레토(Stiletto)로 잘 불리는 부류. 거기서 헛소리하면 아예 체중을 확 실어버릴 요량이었고.

"에이잔 선배, 지금 한참 잘못 생각하는 것 같은데, 팬티 보인다고 말해서 내가 당황하면 꺅 하고 아래를 가린다고 당황하고 그 틈을 타서 탈출하려 한 거 맞죠? 헛짓 그만하시고, 어서 식당주인 가족에 사과하시지? 그리고, 이 제로 핼리버튼 가방 속은 대체 뭐야?"

"3억엔..."

"참 많이도 뜯으셨네, 컨설팅이 안되도 양아치짓이 돈이 꽤나 되네..."

에이잔 선배가 갑자기 정색을 했어.

"아니, 이건 내가 정당히 번...협력사의 부탁으로 이 집을 퇴거시키..."

유키히라 소마가 끼어들었지.

"아, 형씨, 그 전에 온 미네가사키 뭐시기 하는 예쁜 누나의 똘마니임까!! 역시, 아버지, 아시죠? 전에 우리 가게에 깽판치고 간판에 페인트 처바르고 간 그 인간들 패거리라는데."

"그래서 아직도...그런 거였나..."


상황을 종합해 보니, 이 사건의 전말은 바로 이것.

정식집 유키히라의 위치를 탐냈던 부동산 개발회사가 퇴거를 요구했다가 거부당한 뒤에, 미네가사키라는 담당자가 식당의 영업을 포기시키려고 난동을 부렸다가 저지당했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에 앙심을 품고, 그 회사와 협력관계인 에이잔 에츠야에게 하청을 줘서 그 회사와는 무관한 제3자가 벌인 난동으로 여기게 만들어서 3억엔을 받고 자진퇴거를 받아들이거나 불응할 경우에는 폭력으로 내쫓을 계획었던 것. 하지만, 그 에이잔 에츠야가 나에게 싸움을 걸려다가 제압당하고, 패거리의 일원들은 책임을 지기 싫었고 도망간 바람에 에이잔 에츠야 혼자 남은 것이었다.





(4화 후기)

여기에서는 일본의 패션아이템 사정을 조금 반영했어요.

일본에서 인기있는 브랜드의 하나인 제로 핼리버튼(ZERO Halliburton), 통칭 제로하리(ゼロハリ)는 1938년 미국에서 설립된 은색의 금속광택이 특색인 유명한 고급 가방 브랜드로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착륙에서 채집된 월석을 수납하는 용기를 제작한 회사이기도 해요. 일본에서도 인기가 높은 이 브랜드는 2006년 일본의 패션아이템 제조사 에이스가 인수하였고 생산거점은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및 일본 홋카이도 아카히라시에 위치하고 있어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2 댓글

시어하트어택

2020-05-03 23:29:22

이야, 이게 뭔 상황인가요, 참. 굴복시키려고 더러운 술수를 쓰는 장면이 저렇게 적나라하게 나오다니요. 뭐... 현실은 판타지보다 더하다는 말도 있듯이 저런 경우가 현실에서도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만...


그나저나, 저 정도의 마파두부라면 안 먹어 볼 수가 없겠는데요.

마드리갈

2020-05-04 13:34:52

제대로 수라장이라는 게 보이죠?

원작에서의 에이잔 에츠야에 대한 다른 인물들의 평가는 "인텔리 조폭" 그 자체. 성공적인 요식업 컨설팅실적의 측면에서는 흠잡을 데가 없지만 자신은 소마와 식극을 하던 도중에 소마의 조리대에 가서 가스불을 꺼 버리고 같은 시간에는 자기 패거리를 쿄쿠세이 기숙사에 보내서 학생들을 강제로 끌어내려 폭력을 행사한다든지 하는 등 온갖 비열한 술수를 거리낌없이 쓰는데다 양심의 가책 같은 것도 전혀 없는, 그야말로 재승박덕한 인물의 표상인 것이죠. 그래서 그 캐릭터성을 이용해서, 원작의 처음에 등장했던 미네가사키 야에코 일당의 횡포가 무위로 돌아간 사건을 에이잔 에츠야와 연결해서 새로이 접점을 만들어 본 거였어요. 더러운 술수를 구사하는 장면이 제대로 전달된 것이 정말 다행이예요.


저런 에이잔 에츠야가 유독 여학생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간혹 있어요. 특히 십걸평의회의 아카네가쿠보 모모 선배에게 지독하게 약해서 실언을 했다가 바로 주의를 듣는 등. 반면에 다른 여학생인 키노쿠니 네네의 핸드폰을 넘겨받아 전화를 받다가 화가 난다고 남의 핸드폰을 테이블에 집어던지는 등의 행패도 부리는 등, 비열한 성격이 여성에게만 예외인 것은 아니라고 보이다 보이니, 뭔가 트라우마가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가정을 했고, 이렇게 호죠 미요코와 조우하게 되었다가 일격을 당한 사건을 만들었어요. 게다가 이것으로 인해 역시 토오츠키 학원의 학생인 그의 패거리 또한 호죠 미요코를 두려워하게 되어 호죠 미요코가 남학생들로부터 두려움의 대상이 되었음은 물론 나키리 아자미 체제에서 센트럴이 영입하지 않게 된 원작의 상황도 합리화되는 것이죠.


역시 마파두부는 참 묘한 음식이죠. 매운 것을 잘 못 먹는 저조차도 예외적으로 좋아하는 것인데, 요코하마 중화가의 고급레스토랑에서 먹어본 건 정말 신비로움 그 자체였어요. 향신료도 향신료지만 특히 두부를 조리한 방법이 꽤 인상에 많이 남았어요. 프랑스 요리에서 고기나 생선 등을 구울 때 쓰는 방법인 소테(saut?)와 꽤 유사한 방법이 구사됨도 포착할 수 있었고, 그래서 그 기억과 실제 원작에서 유키히라 소마가 삼치주먹밥을 만들 때 구사했던 푸알레 및 아버지 죠이치로가 세계 각국의 요리스타일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것을 조합해서 묘사했어요. 이 부분을 유심히 봐 주신 점에도 깊이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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