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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이니까 담담하게. (4)

Lester, 2024-10-31 15:08:26

조회 수
72

일단 제목은 '담담하게'라고 썼습니다만... 실제로는 무언가에 홀리듯이 이전에 그려놓은 것을 컴퓨터로 옮겨서 포토샵으로 수정한 것입니다. 그린 순서대로 올리자면 이렇습니다.


leotard.jpg  

일단은 원본. 그린 지는 1달 정도 됐을 것입니다. 자세는 KOF 시리즈의 캐릭터 셸미(네오지오 배틀 컬리시엄 버전)를 참고했습니다(원작 일러스트 보기). 직접 보고 따라 그린 것은 아니고 기억에 의존해서 그리다 보니 상반신이 향하는 각도라거나 하는 게 좀 달라졌네요. 그 외에 전신을 연습하려면 (다소 외설적이지만) 이렇게 몸매가 드러나는 옷이 괜찮겠다 싶어 그려봤습니다. 볼펜으로 그린 만큼 잡선이 많고 수정하기도 버겁기에, 볼펜으로 그릴 땐 완성도보다 어디를 고쳐야 하는지 알아보는 데에 중점을 맞추기로 했습니다. 위 그림의 경우...

- 머리가 쓸데없이 풍성하다(?)

- 가슴이 너무 크다.

- 다리가 너무 일직선이다.

- 펼친 손바닥이 어색하다.

- 발이 이상하다.


이상의 문제점을 인지한 뒤에, 포토샵에서 고쳐봤더니 이렇게 됐습니다.

leotard.png

다른 부분이야 그럭저럭 빨리 끝났지만, 허벅지 선따기만 30분은 걸린 것 같습니다. 이전에 지적받은 것처럼 너무 직선으로 내려와서도 안 되니 곡선을 넣어야 하는데, 그렇다고 곡선이 너무 심하면 이상해질 수 있으니까요. 원본을 따라 1차로 선을 그은 후 치킨 닭다리 모양을 생각하면서 조금씩 수정하니까 위와 같이 나름대로 매끈한 다리가 됐는데, 이걸로 충분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 과정에서 허리도 깎고... 너무 집중하느라 토 나오는 줄 알았네요. 그 외에 머리카락이나 손바닥 같은 건 잘 됐다고 생각합니다.


leotard.jpgleotard.png

비교를 위한 동시 업로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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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onStanding.jpg

다음은 두 번째 그림의 원본입니다. 연예기사였나 길거리였나에서 스웨터 위에 큼지막한 벨트를 두르는 여성 패션이 인상적이어서 한 번 그려봐야겠다 싶어 오늘 후다닥 그렸습니다. 결과는 뭐, 예상대로... 당연히 어색하네요. 문제점을 꼽아보자면...

- 얼굴형이 남성적이다.

- 상반신 배율이 이상하다. (팔짱으로 가슴을 받친 것 같지가 않다. + 허리가 너무 내려온 듯하다.)

- 왼쪽 다리는 그렇다쳐도 오른쪽 다리가 어색하다.

CommonStanding.png

이상의 문제점을 감안하면서 포토샵으로 수정한 결과는 이렇습니다.

 

이번에도 좀 많이 깎았습니다. 참고자료 없이 상상만으로 그린 패션이라 이게 훨씬 오래 걸렸네요. 팔짱 때문에 가슴이 올려지는 것까진 처리했는데, 그 다음에 다리로 넘어갔더니 허리의 벨트가 잘 안 맞더라고요. 그래서 결국 허리 부분을 완전히 지우고 비율을 맞추느라 고생했습니다. 아, 물론 허벅지와 종아리도 고생 많이 했습니다. 두꺼워 보여서 새로 그으면 말라 보이고, 그래서 고치면 다시 두꺼워 보이고... 방망이 깎는 노인마냥 반복해서 수정하고도, 계속 남자 축구선수 다리 같은 느낌이라 어색해서 미치겠습니다. 종아리를 더 가늘게 할 걸 그랬나요?


그 외에 스웨터가 치마에 얹혀서 주름진 부분은 어쩐지 어색해서 괜히 그렸나 싶기도 합니다. 치마의 타탄 무늬야 넣을 때는 만족스러웠지만 전반적으로 보니 '이런 거에 신경 쓸 겨를이 어딨냐' 싶기도 하고...


CommonStanding.jpg CommonStanding.png

비교를 위한 동시 업로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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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확신이 없어서 그런지 업로드하는 중에도 수정하느라 몇 번이고 파일을 교체했습니다. 물론 펜으로 그린 원본에 비하면 훨씬 나아졌죠. 수정이 가능한 포토샵이니까.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펜그림은 어디까지나 구도 잡는 목적이고 실제로는 포토샵으로 새로 그리면 되겠거니 합니다만... 포토샵으로 그린 결과물이 좋다고는 장담하지 못하겠습니다. 이번에 잠시 시간이 나서 서점에서 '여자 캐릭터 그리는 방법'이라는 책을 주문해 샀으니, 지금 번역 작업이 끝나서 여유가 생기면 하나씩 따라 그려봐야죠.


뭐... 그렇습니다. 정신없이 포토샵으로 고치고 보니 2시간이 지났는데, 지금도 대체 뭐에 홀려서 이랬던 건지 도저히 모르겠네요.

Lester

그거 알아? 혼자 있고 싶어하는 사람은 이유야 어쨌든 고독을 즐겨서 그러는 게 아니야. 사람들한테 계속 실망해서 먼저 세상에서 모습을 감추는 거야. - 조디 피코

6 댓글

SiteOwner

2024-10-31 21:30:48

여러모로 노력하신 것이 참 좋습니다. 그리고 무아지경으로 할 수 있다는 그 자체가 행복이 아니겠습니까. 충분히 자랑스러워 하셔도 되니까 걱정하시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첫번째의 레오타드를 입은 여성의 경우 바디라인 및 상반신과 하반신의 비율이 매우 잘 묘사되었군요. 좋습니다. 사실 인심길이(Inseam length)의 경우 전체 키의 50%만 되어도 상당히 미려하게 나옥고, 일본풍 일러스트에 잘 보이는 미형의 소녀 및 성인여성 캐릭터 일러스트의 경우는 그 비율이 52-54% 정도에서 결정됩니다. 그 비율을 초과할 경우는 너무 이상해 보이기 쉽습니다.

보통 가슴과 골반의 폭은 어지간히 거유 체형이 아닌 이상 골반 쪽이 근소히 더 큰 게 일반적입니다. 경험상 F컵과 G컵의 차이가 얼굴보다 큰가 그렇지 않은가로 갈리는 경우가 많고, 그 경계가 가슴과 골반의 폭 중에서 어느 쪽이 큰가도 결정짓는다는 것을 봤다 보니 참고 차원으로 말씀드립니다.

두번째의 소녀의 경우는 묘사가 상당히 어려운 상의 도안을 채택하신 것을 감안하면 상반신은 꽤 장족의 발전이 있고, 하반신의 경우는 조금만 더 슬림하면 될 듯 합니다. 특히 발목의 굵기가 현 상태의 90% 이하가 되어야 할 듯합니다. 그리고 어차피 저렇게 다리를 벌리고 서 있는 자세는 성별의 차이가 줄어듭니다.

Lester

2024-11-01 18:35:00

요즘 들어 정말 건강이 망가졌다 싶어서 저녁에 자고 아침에 일하는 습관을 최대한 들이고 있는데, 그 덕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생각보다 좋게 평가해 주셔서 정말 천만다행이네요.


그런데 인심 길이에 대해서 찾아보니 고간부터 발목 정도까지를 말하던데, 찾아보니 전체 키의 52-54%는 그렇다쳐도 50%도 그렇게 흔한 건 아닌 듯하더군요. 역시 그림에서 미형 캐릭터를 그릴 때 그렇다는 것이고, 굳이 현실 비례에 맞출 필요는 없기에 그런 걸까요? 물론 그 이상을 넘어가면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어색해 보이겠지만요.

여성의 경우 골반 쪽이 근소하게 더 큰 것은 여러모로 자료를 접해서 그럭저럭 알고는 있습니다만, 이것도 그렇다고 골반을 무조건 상대적으로 크게 묘사하면 이상해 보일까봐 걱정됩니다. 대충 눈대중으로 1:1.3정도 고려하고는 있지만, 수정이 불가능한 펜그림은 차치하고 포토샵에서 최대한 고려해 봐야겠네요. 위의 그림은 골반 쪽이 더 크게 묘사된 건지 헷갈립니다.


두 번째 그림의 경우 발목은 저도 확실히 인지했는데, 그 외에 어디를 더 슬림하게 바꾸면 될지 모르겠습니다. 넓적다리/허벅지 부근일까요? 그 외에 다리를 벌리고 서면 성별의 차이가 줄어든다는 건 처음 알았네요. 반대로 차렷 자세를 취하면 굴곡의 차이가 두드러지긴 하지만요.

마드리갈

2024-10-31 23:59:23

이렇게 두 그림을 만드셨네요.

역시 장족의 발전이라는 게 보이네요. 전체적인 윤곽을 잘 잡는 게 중요하고, 디테일한 부분은 그 다음의 이야기니까 자신감 없어 하시거나 허망해 하실 건 아니라고 봐요. 잘 하셨어요.


자세한 코멘트는 이어서 할께요. 양해를 부탁드려요.

Lester

2024-11-01 18:36:14

펜그림도 펜그림이지만 포토샵 수정 과정에서 무아지경으로 계속 깎고 고치고 해서 그런가 봅니다. 이번이 그냥 운이 좋았던 거고, 장족의 발전은 아직 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그래도 좋게 평가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마드리갈

2024-11-03 21:47:28

구체적인 언급은 이 코멘트에서 새로이 할께요.


1번째 일러스트에서는 이상적인 여체를 가진 인물의 레오타드 착용모습을 최대한 간결하게 표현하셨다고 볼 수 있어요. 그것도 상당히 근육질의, 스포츠 분야에 종사하는 듯한 고수준의 피지컬을 지닌. 정장이나 평상복을 입는다 하면 위압감이 장난아닐 듯해요. 만일 정장이나 제복을 입어서 잘 어울린다 싶으려면 전체적으로 저 수준에서 폭이 90% 정도로는 줄어드는 게 이상적이죠. 그 정도면 남녀 할 것 없이 길에서 마주치면 뒤돌아볼 정도로 미형이 되어요.

2번째 일러스트에서는 다리가 전반적으로 굵고 발목으로 갈수록 가늘어지는 패턴이 약한데다 신발을 신은 발끝이 옆으로 벌어지는 터라 더더욱 여성스럽지 않게 보이는 상황이 만들어져 있어요. 그걸 어떻게 보완하는가가 저런 자세에서도 여성스러움이 표현될 가능성을 높여주는 열쇠로 보여요.

Lester

2024-11-04 00:00:20

1번의 경우는 아직 연습이 부족해서 그런지 계속 소위 말벅지라 불릴 정도의 근육덩어리가 되어버리네요. 아니면 그릴 때 (손 모양이나 전신 자세라든가 할 때) 여러모로 제 몸을 참고하다 보니 무의식적으로 남자 허벅지가 됐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정장에서는 옷을 그리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굴곡이 생기기 때문에 크게 어렵지 않지만, 평상복의 경우는 펑퍼짐한 옷(ex. 츄리닝)일 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도저히 엄두가 안 나네요.


2번의 경우는 포럼에 올리지 않았다 뿐이지 나름대로 발목을 깎아봤습니다. 그리고 인피니트 스트라토스의 캐릭터인 시노노노 호우키의 기본 스탠딩 포즈(참고)처럼 신발끝이 정면을 향하게 하면 될 것 같네요. 이 부분까지 수정에 성공한다면 포럼에 추가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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