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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창작물 또는 전재허가를 받은 기존의 작품을 게재할 수 있습니다.



2024년을 맞이하여 시작된 폴리포닉 월드 포럼의 프로젝트인 100년 전 지도로 보는 세계의 열여섯번째는 프랑스 및 이베리아반도편으로 결정되었어요.
이번에도 이 지도의 편집에 TheRomangOrc님께서 힘써주셨어요.
이 점에 깊이 감사드리면서 원본 및 편집된 지도를 같이 소개할께요.

원본이 일본어 사용자를 상정한 일본국내의 출판물인만큼 1924년 발행 당시의 일본의 관점을 그대로 보일 수 있도록 원문표현은 가능한 한 충실하게 번역했다는 점을 명시해 드릴께요. 해당 표현에 대해서만큼은 저의 주관이 배제되었으니 그 점을 꼭 염두에 두시길 부탁드려요.

본문운 현재 추가중에 있어요.

그러면 원본을 소개할께요.
당시 표기방식은 가로쓰기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쓰는 방식이예요. 게다가 현대일본어가 아닌 터라 한자 및 히라가나의 용법도 현대일본어와는 차이가 여러모로 두드러져요.

Europe-sud.png


그러면, TheRomangOrc님께서 편집해 주신 한글화 지도를 소개할께요.
손글씨로 표기된 것은 자연관련 사항으로 갈색은 산지, 남색은 해양, 녹색은 국가 및 속령, 보라색은 도시, 검은색은 기타 특기사항인 반면, 고딕체로 표기된 것은 각 지역의 특이사항이니까 참조해 주시면 좋아요.
원문자에 대해서도 이런 원칙이 있어요. 적색 테두리의 흰 원 내의 검은색 알파벳 원문자는 각 지역의 상황, 그리고 청색 테두리의 검은 원 내의 흰색 번호 원문자는 추가설명이 필요한 각 지역에 대한 표시임에 주목해 주세요.

Europe-sud-coreen.png
By Courtesy of TheRomangOrc




이번에 소개되는 지역은 서유럽 중 프랑스 및 이베리아반도에 있는 주권국가인 스페인 및 포르투갈과 반도 남단의 영국의 속령인 지브롤터(Gibraltar)로 비교적 한정되어 있어요. 게다가 주권국가의 상황은 지도의 발행시점인 1924년에도 현재인 2024년에도 완전히 동일하니까 혼선이 없을 거예요. 각 특기사항도 지역도 지도의 위쪽부터 아래쪽으로 시선을 옮기시면 편리하게 보실 수 있으니까 이 방식을 권해 드릴께요.
단, 이 지도에는 피레네산맥(Les Pyrénées/프랑스어, Los Pirineos/스페인어, Els Pirineus/카탈루냐어)의 가운데에 있는 안도라(Andorra)에 대한 서술이 빠져 있으니까 그 점을 감안하셔야 해요. 당연히 1924년에도 2024년에도 안도라는 1287년 건국 이래 존속중이니까요.




적색 테두리의 흰 원 내의 검은색 알파벳 원문자 항목으로 시선을 옮겨볼께요. A부터 I까지 9개 항목이 있어요.


A. 미술
19세기 서양문화사에서는 이런 경향이 뚜렷하게 보이죠. 음악은 독일 출신 위주로, 그리고 미술은 프랑스 출신 위주로. 그리고 프랑스의 수도이자 제1도시인 파리(Paris)는 화가들이 몰려드는 미술의 도시로 성장하였고, 특히 파리 북부의 "순교자의 산" 이라는 의미의 몽마르트르(Montmartre) 언덕 주변은 프랑스뿐만 아니라 외국 출신의 미술가들도 모여 사는 예술의 장이 되었어요. 그 지역에 정착했던 외국인 미술가들이라면 이탈리아 출신의 아메데오 모딜리아니(Amedeo Modigliani, 1884-1920), 네덜란드 출신의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1853-1890) 및 피트 몬드리안(Piet Mondrian, 1872-1944), 스페인 출신의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1881-1973) 등이 있었어요. 
또한 제1차 세계대전의 발발 이전까지는 1871년부터 프랑스 발상의 "아름다운 시대" 라는 의미의 벨에포크(Belle Époque) 미술사조가 대유행해 이 시대의 공공건축은 매우 크고 또한 정교한 아름다움이 돋보였어요. 

그러나, 제1차 세계대전의 발발로 인해 모든 것이 달라졌고, 그 전쟁의 참화 속에서 다다이즘(Dadaism)이라는 일종의 반예술운동이 독일 및 스위스에서 일어났고 전쟁이 끝난 이후 1921년에는 프랑스의 화가 쟝 크로티(Jean Crotti, 1878-1958)의 주도로 다다이즘 미술작품이 소개되었어요. 또한 이런 사조는 일본에도 유입되어 마보(Mavo)라는 이름의 다다이스트 창작그룹이 1923년에 생겨났어요. 이 다다이즘의 영향은 지금도 꽤 커서, 일본의 츠부라야프로덕션(円谷プロダクション)의 미디어 프랜차이즈인 울트라시리즈(ウルトラシリーズ) 중 1966년작 특촬물인 울트라맨(ウルトラマン)에 처음으로 나오는 괴수캐릭터인 삼면괴인(三面怪人)이라는 별명의 다다(ダダ) 또한 이 다다이즘에서 유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2016년 도쿄에서 개최된 다다이즘 100주년 행사에 이 캐릭터가 초정되기도 했어요.


B. 유행의 선구자
프랑스는 하이패션을 선도하는 나라로서도 세계최고의 이미지를 수성하고 있어요. 그렇다 보니 유행의 선구자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아요. 사실 1920년대의 모던걸(Modern Girl)이라는 여성패션의 스타일 또한 프랑스 발상의 것. 당시 조선총독부 체제하의 조선에서도 그 패션스타일이 "모단껄" 이라는 표현으로 수입되었는데, 당시에 유행했던 숏컷 헤어스타일이 주는 인상이 강렬했다 보니 예의 "모단" 의 의미인 "현대적" 보다는 한자를 붙여 毛短, 즉 모발이 짧다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했어요.

1920년대의 복식사에는 다른 시대와 달리 유독 이질적인 요소가 있어요.
대체로 여성복에서는 가슴을 강조하는 게 일반적이죠. 여성은 제2차 성징을 통해 가슴과 골반이 커지는 등 체형 자체의 곡선미가 두드러지다 보니 어떻게든 가슴의 라인이 드러날 수밖에 없는데, 이 시대의 유행은 정반대로 가슴이 억지로 눌린 듯 평평하게 보이는 스타일이 주류가 되어 있어요.


C. 에펠탑
파리의 상징, 그리고 프랑스의 상징 하면 역시 에펠탑. 


D. 세계 5대 무선국 중 하나
원문에서는 생아시에무전(サンアッシェ無電)이라고 되어 있긴 하지만, 실제로는 확인해 본 결과 생아시스무선국(Émetteur de Sainte-Assise)의 오기였어요. 1921년 1월 9일에 개장한 이 무선국은 등장 당시에는 세계에서 가장 출력이 높은 무선국으로, 같은 해 10월 26일에는 프랑스 최초로 라디오방송을 프랑스 전국에 송출하는 무선국으로서 그 이름을 전세계에 알렸어요. 또한 당시의 기술력으로 이 무선국에서 전파를 전세계에 구석구석 전달할 수 있었다는 것이 정말 경이적이예요.

사실 이 무선국에는 기적이 3가지 있어요.
첫째 기적은 전파탑이 비상히 높다는 것. 이미 1889년에 개업한 파리의 에펠탑이 있긴 하지만 그것은 단일 구조물이고, 생아시스무선국의 구조물은 250m(=820피트) 높이의 11본 및 180m(=590피트) 높이의 5본의 안테나로 구성되는, 높은 철탑이 16개나 들어선 형태였다는 것. 설치된 것 중 180m의 3본은 더 이상 사용되지 않아 2000년에 해체되었어요.
둘째 기적은 제2차 세계대전에도 전혀 부서지지 않고 전쟁이 끝나는 날까지 모두 살아남았다는 것. 독일군은 그 무선국을 점령하여 U보트로 잘 알려진 잠수함의 운용을 위한 초장파통신(超長波通信, VHF Communication)으로 사용했다 보니 프랑스의 시설이라고 해서 부숴야 할 이유가 없었고, 전략적 가치가 중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연합군이 공격목표로 삼지 않았다 보니 기적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게 되었어요.
셋째 기적은 이 무선국이 여전히 운용중이라는 것. 프랑스의 통신기업인 글로브캐스트(Globecast)의 자산으로 편입되어 계속 쓰일 뿐만 아니라 인공위성과의 교신은 물론 프랑스 해군의 잠수함부대와의 초장파통신에도 사용되고 있어요. 이런 초장파무선국은 지금도 전세계적으로 그리 많지는 않아요. 용도가 일반적인 방식으로는 교신이 불가능한 잠수함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보니 채산성이 좋지는 않으니까요. 


E. 보르도
비스케만(Bay of Biscay) 남부해안에 자리잡은 보르도(Bordeaux)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와인산지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고 있어요. 그야말로 세계 포도주의 수도라고 불려도 이의가 없을만한 이 도시는 교외의 지롱드(Gironde) 지방 각지의 포도밭 및 샤토(Château)로 불리는 대저택이 많아서 와인의 생산에도 숙성에도 수출에도 적합한 지역인 동시에 도시의 인구규모로는 파리(Paris), 리옹(Lyon), 마르세이유(Marseille), 릴(Lille) 및 툴루즈(Toulouse)에 이어 프랑스 6위를 기록함은 물론 광역권으로는 파리, 마르세이유, 리옹 및 릴에 이어 4위를 자랑하고 있어요.
이 도시의 와인산업은 2000년을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데다 켈트족, 로마, 영국, 프랑스 등으로 지배세력이 바뀌어도 프랑스의 주요지역으로 명성을 구가했지만 프랑스 대혁명 당시 이 지역을 기반으로 한 자본주의자들인 지롱드당(Girondist)의 일파가 대규모로 살해당하고 도시의 이름도 미국의 사상가이자 정치가인 벤자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 1706-1790)의 이름이 붙은 코뮌-프랭클린(Commune-Franklin)으로 개명되는가 하면 프랑스의 주요 식민지였던 아이티(Haiti)가 독립하는 바람에 카리브해 지역을 대상으로 한 무역도 망해 버리고 1814년에는 영국의 웰링턴 공작이 이끄는 영국군에 지배당해 버렸어요.
이후 보르도는 나플레옹 3세 시대에 재건되어 보다 아름다운 위용을 자랑했고 1870년의 보불전쟁 당시에는 보르도가 파리를 대신하여 프랑스의 임시수도가 되거도 했어요.

보르도 와인의 세계화는 1855년의 파리 만국박람회(Exposition Universelle des produits de l'Agriculture, de l'Industrie et des Beaux-Arts de Paris 1855)를 계기로 본격화되었어요. 같은 해에 보르도 와인 공식분류(Classification officielle des vins de Bordeaux de 1855)라는 제도가 만들어졌고, 2,870평방km에 달하는 포도밭 및 13,000명의 포도원 경영자를 기반으로 연간 생산량 9억 6000만병을 기록하는 보르도의 명성이 이 지도의 제작시점의 69년 전에 제도화되고 있어요.

그러나 보르도를 와인과 미식의 도시로만 생각하면 안돼요. 사실 보르도는 다른 산업도 매우 발달해 있어요. 특히 항공 및 군수산업도 매우 발달해 있고,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리는 다쏘 팰콘(Dassault Falcon) 비즈니스제트도 이 도시에서 생산되고 있어요.


F. 투우
스페인어로 코리다 데 토로스(Corrida de toros)로 불리는 투우(闘牛)는 스페인은 물론 이베리아반도의 다른 국가인 포르투갈이나 피레네산맥 너머의 프랑스 남부 지역 등에도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익스트림 스포츠. 그리고 그 기원은 로마시대 이전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다 한때 이베리아반도를 지배했던 사라센 세력도 16세기의 교황청도 18세기의 부르봉 왕조의 후계인 스페인 왕실도 금지령을 내리기는 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어요.
오늘날의 투우가 정립된 것은 세비야(Sevilla) 출신의 투우사 호아킨 로드리게스 코스틸라레스(Joaquín Rodríguez Costillares, 1743-1800)가 정립한 팀플레이 방식. 그리고 마지막에 소를 칼로 찔러서 죽이는 투우사가 마타도어(Matador)로 불려요. 정확히는 소를 죽이는 사람이라는 의미의 마타도르 데 토로스(Matador de toros). 
사실 소는 전색맹(全色盲)이라서 투우사가 흔드는 천의 색깔에 흥분하지 않아요. 단지 눈앞의 격렬한 움직임과 투우사 팀의 도발에 화가 나서 눈이 뒤집어져 돌진할 뿐. 화려한 색은 사실 관객을 위한 것이죠.

그러나 스페인에서도 투우에 대한 논란은 있고, 바르셀로나(Barcelona)를 중심으로 한 카탈루냐(Catalunya/카탈루냐어, Cataluña/스페인)에서는 지자체 차원에서 투우가 금지되어 있어요. 스페인의 문화를 받아들인 중남미 국가들 중에도 투우가 금지된 국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요.


G. 원조 스페인독감
1918년에서 1920년에 걸쳐 전세계를 강타했던 이 인플루엔자 A바이러스의 변종인 H1N1으로 일어난 호흡기질환이 흔히 스페인독감(Spanish Flu)라고 불리긴 한데, 사실 스페인 입장에서는 꽤 억울할 수밖에 없어요. 사실 스페인독감이라는 말 자체가 저널리즘의 맹점을 제대로 노정한 왜곡이었으니까요.
그러면 이게 왜 스페인독감이라는 잘못된 이름으로 세계에 알려지게 되었을까요? 제1차 세계대전의 후기였던 1916년 무렵부터 전장에서 보고되었던 문제의 괴질은 감염되면 급격히 고열에 시댤리고 몸에 보라색의 멍이 생기다가 죽는다는 현상이 잘 발견되어 퍼플데스(Purple Death)로 알려지게 되었고, 이런 병에 대한 보도는 참전국들이 사기저하를 우려해서 자국 언론에 보도하는 대신 당시 중립을 유지했던 스페인의 언론을 통해 이루어졌어요. 그리고 1918년 5월 21일부터 스페인 언론에 "3일 열병(Fiebre de los tres días)" 라는 표현이 등장했어요. 이 표현이 전세계에 퍼져 각국언어로 옮겨지면서, 이 병이 스페인에서 생긴 게 절대로 아님에도 불구하고 스페인병 내지는 스페인독감이라는 이름을 달고 알려져 버렸어요. 여기에 더해, 당시의 스페인의 군주였던 알폰소 8세(Alfonso XIII, 1886-1941)가 그 시기에 병을 앓고 있었던 것까지 보도되면서 그 왜곡은 더더욱 강화되었어요. 스페인의 고위관료가 미국에서 항의발언을 했지만 수용되지도 않았어요. 게다가 프랑스는 예의 질병을 미국독감으로 불렀다가 스페인독감이라고 바꿔 불렀는가 하면 독일에서는 이것을 독일군이 많이 희생된 벨기에의 지역명을 따서 플랑드르독감이라 불렀고,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세네갈에서는 같은 질병을 브라질독감이라고 하고 브라질에서는 이걸 또 독일독감이라고 하는 등 온갖 표현이 난립했어요. 그뿐만이 아니라 폴란드에서는 반러시아 감정이 높았다 보니 그 시기의 볼셰비키 혁명에 빗대어 볼셰비키독감이라고 부르는 한편, 러시아혁명의 주도세력은 난데없이 중앙아시아의 민족의 이름을 붙여 키르기즈독감이라고 불렀고, 아프리카 각지에서는 백인독감이라고 부른 반면 남아프리카에서는 깜둥이독감(Kaffersiekte)이라고 불렀고, 일본의 지배를 받던 대만에서는 그것을 스모독감이라고 부르기도 했어요. 정작 대만에서 경기를 했던 일본의 스모선수 3명은 대만에서 병사했지만 그들은 고국인 일본에서는 병을 옮겼다고 경멸당하고...
이렇게 난립한 이름들을 모두 대체한 게 바로 스페인독감이라는 용어였어요.

이 질병은 전세계에서 적어도 1700만명 정도의 희생자를 냈고 연구에 따라서는 5000만명에서 1억명 정도의 생명을 뺏았다고도 해요. 그리고 8편에서 언급된 봄베이열병(Bombay Fever)의 조상이기도 해서 인도 전역의 하천을 메울 정도로 사망자의 시신이 전국에 넘쳐나 1921년 인구를 10년 전보다 줄일 정도로 많은 사람들을 희생시켰어요. 또한 문제의 H1N1은 1977년에는 중국에서 발원하여 소련에서 2년간 대유행했고, 2009년에는 북미발 신종플루로 나타나서 49만명이 사망하고 나서야 끝났다 보니 결코 과거의 일인 것만은 아니었어요. 타미플루(Tamiflu)라는 상표명으로 잘 알려진 치료약인 오셀타미비르(Oseltamivir)가 본격적으로 쓰이고 나서야 이 사태가 진정되기 시작했으니까요.

판데믹(Pandemic)으로 여겨지는 질병에 특정지역의 이름을 붙이지 않는 방침은 2015년에야 국제연합 산하기관인 세계보건기구(WHO)가 확립했고, 이 방침에 따라 2019년말에 중국의 무한(武漢, Wuhan)에서 처음으로 보고되어 2020년대의 첫 4년간을 강타한 질병은 초기에 "우한폐렴" 으로 불리다가 코로나19(COVID-19)라는 이름으로 개칭되었어요.



H. 좋은 포도주는 어떻습니까?
와인 하면 프랑스를 연상하기 쉽고 실제로 프랑스가 강국이긴 해요. 그러나 포르투갈 또한 포도주의 강국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되겠죠. 사실 생산량으로 따지자면 이탈리아가 1위, 프랑스가 2위, 스페인이 3위, 포르투갈이 10위로, 이베리아반도의 두 국가에서 생산되는 포도주의 양은 프랑스 전체보다 더욱 많아요. 수출량으로는 상위 3개국의 순위는 변함없지만 포르투갈은 5위로 크게 뛰어오르죠.
지도 원본에 나오는 포르투갈의 한자표기 또한 포도아(葡萄芽, 일본어 발음 부도가(ぶどうが)), 즉 포도의 싹이라는 것도 혹시 그걸 감안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사실 포르투갈(Portugal)이라는 나라의 이름은 "아름다운 항구" 를 의미하지만, 한자 가차는 마치 포도주의 나라인 양 다르게 붙여졌다는 게 매우 재미있어요. 그릭고, 포르투갈산 포도주는 고대에는 로마제국에, 그리고 근대부터는 영국에 수출되면서 고평가받고 있어요.
저렇게 여러 병을 들고 있는 남성은 포르투갈어로는 이스칸사웅(Escanção)이라고 불려요. 음료의 전문가를 뜻하는 소믈리에(Sommelier)와 거의 상호호환되는 의미. 실제로 포르투갈에서는 이스칸사웅이 여러 종류의 와인을 병째로 들고와서 손님에게 추천하는 경우가 많아요.


I. 트라팔가해전 1805년 10월 21일
이미 10편에서 언급된 적이 있는 트라팔가해전은 스페인 앞바다에서 스페인과 프랑스의 연합군을 영국군이 수적 열세와 총지휘관인 호레이쇼 넬슨(Horatio Nelson, 1758-1805) 제독의 전사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달성한 해전으로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요. 그리고, 스페인 영토 남단에 있는 지브롤터에 대해서 스페인이 불평하려 해도 군사력에서 완패했으니 어쩔 도리가 없어요.
지도에서 묘사된 지브롤터는 큰 대포로 상징되어요. 지브롤터 요새에 설치된 해안포 및 영국 해군의 군함들의 막강한 화력이 그렇게 형상화된 것이죠. 그리고 실제로 영국도 지브롤터에 대규모의 함대를 주둔시켜 절대로 넘볼 수 없음을 확고히 했어요.




그 다음은 청색 테두리의 검은 원 내의 흰색 번호 원문자항목. 1부터 9까지 9개 항목이 있어요.


1. 브뤼셀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Brussels)은 프랑스의 수도 파리를 관통하는 하천인 세느강(Senne)의 상류에 자리잡은 도시로, 이미 6세기 때부터 정착촌이 들어서 있다가 979년에 도시로 설립되었고, 현재의 벨기에의 수도로 된 것은 1830년의 벨기에혁명이 성공하여 네덜란드로부터 독립하여 첫 왕이 대관식을 연 1831년부터였어요. 프랑스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으면서 한때 네덜란드의 강역에 속했고 스페인의 지배를 오랫동안 받아 종교적으로도 가톨릭 위주인 이 도시는 다언어 기반의 국제도시로 프랑스어와 네덜란드어가 모두 잘 통용됨은 물론 영어 사용자도 매우 많은 유럽의 국제도시로서 명성이 높아요. 또한 프랑스에서 정변 등의 이유로 자유주의자들이 탄압당한다면 망명의 장소로서 이 브뤼셀이 매우 잘 애용되었어요.
제1차 세계대전 이전에는 브뤼셀에서 1910년 만국박람회(Exposition Universelle et Internationale de Bruxelles/프랑스어, Wereldtentoonstelling te Brussel/네덜란드어)가 개최되어 벨기에 전체인구보다 더 많은 1300만명이 관람하는 등의 대성황을 이루었고, 제1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독일에 점령되기는 했지만 대량파괴의 참화는 기적적으로 벗어날 수 있었어요.


2. 칼레
지도 원본의 일본어표기가 카레(カレー)라서 요리와 혼동할 수도 있지만, 여기에 나오는 것은 프랑스의 도시 칼레(Calais).


3. 파리
프랑스의 수도 파리(Paris)


4. 리옹
프랑스의 제2도시를 거명하라 하면 리옹(Lyon)과 15편에서 거명했던 마르세이유(Marseilles) 사이에서 논쟁이 있어요.


5. 바르셀로나
스페인 제2의 도시이자 스페인에서 가장 이질적인 카탈루냐주의 주도인 바르셀로나(Barcelona).


6. 발렌시아
오렌지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역시 발렌시아(Valencia)를 빼놓을 수 없어요.


7. 마드리드
스페인의 수도이자 중부에 입지한 제1도시인 마드리드(Madrid).


8. 리스본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Lisbon)은 포르투갈 제1의 도시라는 타이틀 이외에도 세계최초로 내진설계가 적용되어 재건된 도시라는 타이틀이 있어요.


9. 지브롤터
남유럽과 북아프리카 사이의 지브롤터해협(Strait of Gibraltar)은 대서양과 지중해를 잇는 중요한 수로인데 여기는 의외로 영국이 지배하고 있어요. 이렇게 된 것은 1701년에서 1714년에 걸쳐 스페인 내부를 13년간이나 뒤집어 놓은 스페인 왕위계승전쟁(Guerra de sucesión española)이 그 원인. 영국과 네덜란드의 연합군이 이 요충지를 공략한 이후 1713년 네덜란드의 위트레흐트에서 열린 평화조약(Peace of Utrecht)에서 지브롤터가 영국령으로 넘어가면서 오늘날에도 이어져 오고 있어요. 그 이후 1967년에는 스페인으로의 귀속여부를 묻는 투표에서는 영국 잔류를 결정하는 표가 99.64%를 기록하기도 했어요.

이 지역은 영국의 영토가 타국과 연결된 몇 안된 사례인 동시에 자동차가 우측통행을 하는 지역이기도 해요. 워낙 협소하다 보니 지브롤터와 스페인을 연결하는 도로가 지브롤터 공항의 활주로 한가운데로 나 있을 정도니까 본토와 같은 자동차교통의 원칙을 관철할 수는 없어서 스페인과 동일한 차량 우측통행이 채택되어 있어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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